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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4화 뱀을 굴에서 끌어내다

고다정은 여준재의 대답을 듣고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물었다.

“이 결과는 당신이 조사해 낸 결과예요? 아니면 유라가 당신에게 알려준 결과예요?”

“제가 조사해 낸 결과예요.”

여준재는 고다정이 뭘 의심하는지 알고 사실대로 대답했다.

그는 깊은 생각에 잠긴 고다정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몇 명의 배신자들은 제가 직접 심문했어요. 정말 유라와 아무 관계가 없어요.”

하지만 고다정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혹시 배신자가 있다는 것을 뻔히 아는 유라가 일부러 제 정보를 흘린 후, 자기 부하를 배신자로 위장시켜 진정한 배신자가 저를 쫓도록 유도했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그녀는 말하고 나서 여준재를 쳐다보았다.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하던 여준재는 그럴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는 당시 유라를 매우 신뢰했고 그녀를 의심할 가능성은 더더욱 없었기에 그녀에게 많은 손쓸 여지를 주었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여준재는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의 표정 변화를 눈치챈 고다정은 자기가 말한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어이없어하며 입을 삐죽거렸다.

“갑자기 당신이 유라의 마음을 정말 몰랐는지 알고도 모른 척했는지 의심되네요.”

“저는 정말 몰랐어요. 걔가 제 앞에서 한 번도 들킨 적이 없었거든요.”

여준재는 고다정의 표정이 안 좋은 것을 보고 급히 변명했다.

그는 구남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작은 사모님, 대표님은 정말 유라 씨 마음을 모르셨어요. 대표님이 유라 씨를 처음 만났을 때는 세력 확장에만 신경을 쓰셨고, 귀국한 후에는 연락이 뜸해졌어요. 가끔 중대 한 일이 있을 때만 대표님이 나섰거든요.”

두 사람의 간절한 해명을 들은 고다정은 그들을 힐끗 노려보고는 코웃음을 쳤다.

“저는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왜 그렇게 긴장해요?”

“당연히 긴장하죠.”

여준재는 고다정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이 나에게 어떤 오해도 없길 바라니까요.”

그의 깊고 그윽한 눈동자를 들여다보던 고다정은 자칫 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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