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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9화

정인월이 멈칫하더니 한현진을 쳐다보았다. 한현진의 얼굴은 잔뜩 굳어있었고 표정은 얼어붙었다.

“그럼 가렴. 현진이도 같이 데려가. 현진이도 방금 준이 본지 오래됐다고 얘기했었거든.”

한현진은 어리둥절해졌다.

그녀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정인월을 쳐다보았다. 정인월은 기회를 잡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정인월의 말에 강한서는 멈칫하더니 한현진을 힐끔 쳐다보며 귀찮다는 듯 말했다.

“그러면 같이 가요.”

“...”

‘개자식, 무슨 표정이 저래. 난 가고 싶은 줄 알아?’

‘됐어. 머리에 물이 들어찬 사람과 따질 필요 없어.’

한현진은 송가람의 말투를 따라 하며 비꼬았다.

“잘 부탁드려요, 한서 오빠.”

강한서와 송가람 모두 말문이 막혀버렸다.

세 사람이 마구간에 도착했을 때 사육사가 준이의 갈기를 빗겨주고 있었다. 멀미서부터 그들이 오는 것을 확인한 준이가 흥분하기 시작했다. 말발굽을 들어 왔다 갔다 하는 준이의 모습은 심지어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것 같았다.

준이는 일반 말보다 몸체가 훨씬 큰 편이었다. 말과 친하지 않은 사람이 준이와 가까운 거리에 서 있으면 덮칠 듯한 위압감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송가람은 튼실한 준이의 모습을 보더니 겁에 질렸다. 그녀는 준이의 한쪽 눈 위의 흉터를 보더니 아쉽다는 듯 말했다.

“이러니 오빠가 준이를 흔히 없을 준마라고 했던 거군요. 하지만 한 쪽 눈을 볼 수 없어서 안타깝네요.”

강한서가 손을 뻗어 준이의 말갈기를 쓰다듬으며 덤덤하게 말했다.

“완벽한 사람이 없는 것처럼 말도 그래요. 비록 속도는 빠르지만 길들이기 어려운 말이었어요. 경주마는 순종이 잘 된 말로 선택되거든요. 이렇게 길들이기 어려운 말은 아무리 빨리 달려도 탈락이죠. 준이 눈은 바로 훈련 도중 채찍에 맞아서 멀게 된 거예요.”

송가람이 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불쌍하네요. 많이 아팠겠죠?”

한현진이 힐끔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강한서의 공대남스러운 사유방식이라면 그는 아마 누가 맞든 아팠을 거라고 대답할 것이었다.

그러나 강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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