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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8화

정인월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난 괜찮단다.”

“정말 괜찮으세요? 전에 한서가 실종되었을 때 사람도 만나시지 않으시고 아저씨는 할머니께서 병상에서 내려오시지도 못한다고 하셨거든요. 정말 그러셨어요?”

정인월이 소리 내 웃으며 말했다.

“현진아, 너처럼 똑똑한 아이가 눈치 못 챘을 리가 없잖니?”

한현진의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인제 보니 정말 그녀가 예상했던 것처럼 당시 정인월은 감금 아닌 감금을 당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강단해의 뜻이었는지 아니면 강단해와 신미정이 함께 도모한 작품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한현진이 뭔가 얘기를 꺼내려는데 정인월이 그녀를 향해 손을 저으며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정인월은 위생 장갑을 끼며 얘기했다.

“올 때 한서 보러 안 갔어?”

강한서 얘기가 나오자 자연스레 송가람과 함께 있던 그의 모습을 떠올린 한현진은 짜증이 치밀었다.

“같이 있어 줄 사람이 곁에 있는데 제가 왜요? 절 화나게 하는 짜증 나는 얘기 들으러 가겠어요?”

정인월이 한숨을 내쉬었다.

“한서가 돌아오고 나서 많은 일을 기억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성격도 꽤 변했더구나.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

한현진이 멈칫했다. 그녀가 떠보기도 전에 정인월이 먼저 얘기를 꺼내 더 이상 뭘 물어볼 수도 없게 만들었다.

잠시 생각하던 한현진이 말했다.

“할머니, 죄송해요.”

정인월이 고개를 들어 한현진을 쳐다보았다.

한현진이 말을 이었다.

“전부터 계속 죄송하다고 얘기하고 싶었어요. 그때 제가 강한서를 꽉 잡지 못했어요. 만약 제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었다면 한서가 손을 놓게 하지 않았을 거예요. 사고가 일어난 뒤, 사실 할머니를 뵐 낯이 없었는데, 강한서가 돌아와서 너무... 너무 다행이에요.”

잠시 침묵하던 정인월이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

“마음에 응어리가 전혀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이 할미는 널 원망할 자격이 없단다. 넌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어. 한서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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