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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7화

휴대폰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던 강한서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화면에는 탈색한 머리가 보였다. 상대방은 멋있어 보이려고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고개를 든 소년은 눈앞에 나타난 잘생긴 성숙한 남자의 얼굴에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입은 연 그는 목소리마저 삑사리가 났다.

“누나?”

강한서가 차가운 눈빛을 한 채 소년을 빤히 쳐다보았다.

“시력이 안 좋은 건가? 남녀 구분도 안 되나 봐?”

그의 말에 소년은 말이 없었다.

“아니, 아저씨. 방금 게임에서는 음성변조로 저랑 대화한 거예요?”

소년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연기를 너무 잘하시는 거 아니에요? 하마터면 순수한 제 마음을 뺏길 뻔했다고요.”

강한서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

“아저씨?”

소년이 멈칫하더니 얼른 말을 바꿨다.

“형, 형님.”

강한서의 표정이 그제야 조금 누그러졌다.

소년은 자기가 속았다는 사실에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워낙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소년은 누구와도 어색하지 않게 대화를 이어갔다.

“형님도 현진 누나 팬이에요?”

강한서가 말했다.

“난 한현진 씨 전남편이야.”

예상치 못한 대답에 소년은 당황했다.

“형님이 전남편이면 그럼 전 전남친이에요. 전남편 형, 처음 뵙겠습니다.”

“...”

강한서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이 자식, 어디 모자란 거 아냐?’

소년도 생각했다.

‘나보다 더 한 놈이 있네. 전남편? 꿈도 야무지지. 난 기껏해야 남동생이나 되고 싶은 것뿐인데.’

“형, 외모랑 게임 스킬이 너무 안 어울리시는데요. 외모만 봐선 최소한 마스터 정도는 될 것 같은데 실제론 고작 다이아몬드이시잖아요. 혹시 연세가 있으셔서 반응속도가 느리신 거예요?”

멈칫한 강한서가 태연하게 말했다.

“너 재밌으라고 놀아준 거야.”

그 말에 소년이 순간 흥분하며 말했다.

“말싸움엔 지지 않으시네요. 빨리 한 번 붙어봐요. 전남편이 나은지 현남친이 나은지 겨뤄보자고요.”

강한서가 덤덤하게 말했다.

“게임 접속이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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