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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3화

말이 없던 강한서가 어두워진 얼굴로 이를 악물었다.

“내가 무서워할 것 같아요?”

민경하가 말했다.

“무서운 게 아니라 존중하는 거죠.”

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겼다.

“그저 약 가지러 가는 것뿐이에요.”

민경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하지만 사모님께서도 이해하실 거라 기대하지 마세요. 대표님께서 그러셨잖아요. 사모님은 누구보다 비논리적인 분이시기 때문에 사모님과는 논리를 따지면 안 된다고요.”

할 말을 잃었던 강한서가 다시 입을 열었다.

“민 실장이 얘기 안 하면 한현진 씨가 어떻게 알아요?”

민경하가 실소를 터뜨렸다.

“대표님께서는 저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으시네요. 대표님이 모기에게 물리셔도 그 모기가 암컷인지 수컷인지도 알아보는 사모님이신데, 제가 그런 분을 속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강한서가 이를 악물었다.

“그럼 민 실장이 입을 다물고 있으면 되잖아요?”

민경하가 똑바로 서서 입술 위로 지퍼를 닫는 액션을 취하더니 물건을 안아 들고 고개를 돌려 사무실을 벗어났다.

민경하가 나간 후에야 강한서는 뒤늦게 깨달았다.

‘수컷 모기가 사람을 물어?’

——

아름드리.

한현진은 거실에 앉아 딸기를 먹으며 책을 읽고 있었다.

강민서가 이곳에서 지낸 지 이젠 이틀이 되었지만 아직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이 자식 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

그럴수록 한현진은 절대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녀는 언제든 전투태세를 취하고 있었다.

강민서는 한현진의 방을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다음날 사람을 시켜 많은 가구와 옷들을 가져왔다.

그녀는 나머지 방에도 자기 물건을 가득 채웠다. 강한서는 침대를 구매해 게스트룸에서 지내려고 했지만 나머지 방도 전부 강민서가 차지했다.

강한서가 나가라는 말을 꺼내기만 하면 강민서는 울고불고 난리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천정에 구멍이 뚫릴 것 같았다.

한현진은 비록 강민서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 일에서만큼은 강민서가 어쩌다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게스트룸이 전부 강민서 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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