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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0화

차미주는 방금까지 재잘거리던 한성우가 제법 성숙한 모습으로 인사를 건네러 온 예비 신랑 예비 신부를 대한 것을 발견했다.

그 모습을 이상하게 여기고 있는데 송가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역시 한 대표님은 옛정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이시네요. 첫사랑의 약혼식에 현여친을 데리고 오는 걸 보면요.”

차미주의 몸이 굳어졌다. 그녀는 휙 한성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어쩐지 예비 신부가 아까부터 이쪽을 계속 쳐다보더라니, 이 개자식. 날 바로 앞에 두고 바람이야.’

한성우가 마음속으로 욕을 지껄이며 차가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송가람 씨, 오늘은 허율 씨 약혼식이에요. 말조심하시죠.”

차미주는 한 상 가득 차려진 산해진미를 보고도 입맛이 싹 사라졌다.

한성우는 조심스레 차미주에게 생선 한 조각을 집어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가시 없어. 먹어봐.”

차미주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손가락이 일부러 우리 사이를 이간질 하려고 그러는 거야. 화내면 안 돼.’

그녀는 겨우 미소를 짜내며 고맙다는 말고 함께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술자리가 어느 정도 무르익었을 때 한성우가 전화를 받으러 자리를 비웠다.

맞은 편의 두 사람을 보던 차미주 역시 입맛도 없었던 터라 바람을 쐬러 밖으로 향했다.

복도로 나온 차미주는 한 여자가 뒤에서 한성우를 끌어안는 모습을 목격했다.

순간 차미주는 하늘이 그녀의 머리 위로 배신감이라는 감정을 툭 던져주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차미주가 막 소매를 걷고 불륜 현장을 급습하려는데 누군가 그녀보다 한발 빨리 움직였다.

그녀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휴대폰과 카메라를 들고 그 두 사람을 향해 달려가 촬영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옆으로 밀려난 차미주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리고 곧 한 남자가 달려들더니 한성우를 안고 있던 여자를 가리키며 비통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윤설아, 네가 어떻게 우리 약혼식에서 다른 남자와 놀아날 수 있어?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래.”

차미주가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뭐야, 배신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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