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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7화

가시 돋친 한현진의 말은 듣기 거북했다.

중고를 쓰는 여자의 얼굴은 일그러졌고, 중고는 더 말한 것도 없이 불만을 표현했다.

“누가 중고라는 거예요?”

한현진이 멈칫하더니 말했다.

“당연히 강한서 씨를 말한 건 아니죠.”

강한서의 마음이 조금 수그러질 때쯤 뒤이은 한현진의 말이 들려왔다.

“손을 한 번 거치면 중고잖아요. 두 번 거치면 중중고죠. 강한서 씨는 이미 한 번 거치셨잖아요.”

“...”

“현진 씨, 저와 한서 오빠는 현진 씨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

“그런 사이가 어떤 사이인데요?”

한현진이 송가람의 말을 잘랐다.

“얘기해 봐요.”

송가람이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전... 전 그저 한서 오빠가 빨리 나았으면 하는 바람뿐이에요. 다른 건 바라지 않아요.”

“이상하네요. 가람 언니가 있으면 강한서 씨가 빨리 낫나요? 가람 언니가 의사예요 아니면 강한서의 몸을 지배할 수 있는 묘약이라도 가지고 있는 거예요?”

말문이 막힌 송가람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한참 동안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송가람은 안 그래도 얼굴이 울상이라 억울한 표정을 짓자 한결 더 가여워 보였다.

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렸다.

“이른 아침부터 이렇게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걸 보니 총알이라도 장전하고 온 거예요?”

한현진이 고개를 돌려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가람 언니가 강한서 씨를 구했기 때문에 계속 봐주고 있는 건데요.”

말하더니 한현진은 강한서의 귓가에 다가가 목소리를 잔뜩 낮추고 두 사람만이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강한서, 네가 날 기억하든 아니든, 네가 송가람을 보호하려고 할 때마다 난 송가람을 디뎌 버릴 거야. 네가 감히 송가람과 만나기라도 하는 날엔, 네 대를 끊어버릴 줄 알아.”

한현진은 제법 나긋한 모습으로 말을 꺼냈지만 그녀가 내뱉은 말은 강한서의 아랫도리를 서늘하게 했다.

한현진이 진씨를 따라 멀어질 때까지도 강한서는 멍해 있었다.

“한서 오빠, 물 마실래요?”

송가람이 강한서를 부르고 딸랑 종소리가 울려서야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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