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주강은 은근히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바보 같은 짓 하지 마요.”하영은 씁쓸하게 웃었다.“내가 일부러 자신을 열나게 해서요? 그들을 속이려면 나도 어쩔 수 없었어요.”“약효는 단지 열나게 하는 것만이 아니에요.”주강이 귀띔했다.“알아요, 혈장을 준비했으니 앞으로 쓸데가 있을 거예요. 지금 가능한 한 빨리 앨리를 해결해야 해요!”“그래요, 그럼 편하게 하고 싶은 일 해요. MK 이쪽은 내가 있으니까. 다음 달 말이 주주총회인데, 난 MK 회장직을 손에 넣을 거예요.”“그래요, 주강 오빠도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요.”“안심해요.”전화를 끊은 후, 하영은 잠시 망설이다가 진석에게 전화를 걸었다.벨 소리는 잠시 울렸다가 갑자기 끊어졌다.하영은 어쩔 수 없이 핸드폰을 내려놓고 진석이 다시 전화하길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진석의 별장에서.주민은 진석의 방에 들어서자마자 진석의 핸드폰이 진동하는 것을 들었다.그녀는 탁자 옆으로 걸어갔는데, 하영의 전화인 것을 보고 직접 끊어버렸다.곧이어 진석이 욕실에서 나왔다.주민은 당황하기 시작했지만, 곧 침착한 척하며 진석을 바라보았다.“진석 씨, 우리 얘기 좀 해요.”“할 예기 없어요.” 진석은 머리를 닦으며 옷방으로 향했다.주민은 진석을 따라 들어갔다.“내가 했던 그 말들, 전부 취소할게요. 그리고 더 이상 강하영을 찾아가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요.”“음.” 진석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진석의 대답에 주민은 눈살을 찌푸렸다.“이제 당신 차례 아닌가요?”진석은 셔츠를 입으며 주민을 바라보았다.“나더러 무슨 약속을 하라고요? 하영을 만나지 말라고?”“네!”주민은 솔직하게 말했다.“나는 당신도 내 감정을 고려해 줬으면 좋겠어요.”진석은 단추를 채운 다음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주민, 내 앞에서 당신은 그런 말 할 자격이 없어요. 당신은 내가 당신과 약혼한 목적을 잘 알고 있을 거예요. 그걸 받아들일 수 있다면 끝까지 참아요. 만약 정 참을 수 없다면 파혼해도 상
얼마 지나지 않아, 진석은 아크로빌에 도착했다.그는 위층으로 올라가더니 문을 밀고 하영의 침실로 들어갔다.하영이 침대에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보며 진석은 왠지 모르게 가슴이 답답했다.그렇게 침대 앞으로 걸어간 진석은 의자를 가져와서 하영의 옆에 앉았다.인기척을 듣고 하영은 눈을 뜨며 진석을 바라보았고 힘없이 물었다.“당신의 전화는 그냥 장식품인가요?”진석은 멈칫했다.“나한테 전화했었어?”말하면서 진석은 핸드폰을 꺼내 보았다.부재중 전화가 있는 것을 보며 진석은 사과했다.“미안해, 정말 몰랐어.”하영은 몸을 받치고 일어나더니 진석의 머리카락을 힐끗 보았다.그녀는 곰곰이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오늘 회사에 갔죠?”“응.” 진석이 말했다. “넌...”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영은 그의 말을 끊었다.“당신 몸에서 나는 담배 냄새 때문에 속이 울렁거려요.”말하면서 하영은 기침을 했다.“좀 씻고 나서 이야기하면 안 될까요?”진석은 눈살을 찌푸렸다. 오늘 회의실에는 확실히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었다.하영이 아직 감기에 걸렸다는 것을 생각하자, 진석은 일어섰다.“그래, 네 욕실 좀 빌려 쓸게.”말을 마치자, 진석은 욕실로 가서 샤워를 했다.하영은 가슴이 두근거렸는데, 그녀는 진석이 욕실에 들어가지 않을까 봐 두려웠다.그러나 진석이 이렇게 협조할 줄이야.안에 있는 목욕 수건은 하영이 새로 꺼낸 것인데, 진석이 그것으로 머리를 닦으면 기필코 머리카락을 남길 것이다.오직 이렇게 해야만 하영은 진석의 DNA를 얻을 수 있었다.약 10분 후, 진석이 화장실에서 나왔다.그는 하영의 곁에 앉았다.“지금은? 아직도 담배 냄새 나?”하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내가 당신에게 전화한 이유는, 나 대신 전신 검사 좀 예약해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였어요.”“언제 검사하고 싶은데? 내가 미리 시간 비워두라고 할게.”“요 며칠로 정해요.” 하영은 일부러 물었다. “저녁에 뭐 하러 왔어요?”“아주머니가 너 하루 종일 밥을 안 먹었다고
죽을 옆에 놓은 후, 진석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리고 도우미 아주머니에게 당부했다.“별일 없으면 자주 들어가서 하영이 상태 좀 살펴봐. 만약 깨어났다면, 꼭 죽을 마신 후 약을 먹으라고 하고.”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선생님.”다음날, 하영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화장을 했다.그리고 짙은 화장을 한 후에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아래층에 있던 앨리는 하영이 평소보다 훨씬 더 짙은 화장을 한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은근히 비웃었다.‘안색이 너무 보기 흉해서 숨길 수 없는 건가? 그래서 자신을 이렇게 만든 거야?’하영이 그녀의 곁을 지날 때, 앨리가 비아냥거렸다.“오늘은 왜 이렇게 차려입었는데요? 평소의 자신의 모습을 보니 자존심이 꺾인 거예요?”하영은 발걸음을 멈추더니 다음 순간 몸을 돌려 앨리의 얼굴에 따귀를 날렸다.앨리는 멈칫하더니 눈을 크게 뜨며 하영을 바라보았다.“지금 날 때린 거야?!”“그래, 어쩔 건데?” 하영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넌 단지 문을 지키는 개일 뿐이잖아! 그런데 그 입을 잘 단속하지 못한다면, 내가 네 주인을 대신해서 혼내줄 수밖에 없겠지!”앨리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지금 당장 널 죽여버릴 거야!”하영은 휴대전화의 카메라를 켜더니 앨리를 찍으며 말했다.“날 죽이고 싶다고? 그래, 지금 당장 내 목숨 가져가! 마침 나도 부진석에게 그가 기른 개가 도대체 얼마나 말을 안 듣는지 똑똑히 보여주겠어.”앨리는 긴장해지더니 하영의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선생님에게 보내지 마요!”하영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너도 무서운 게 없는 건 아니구나!”“선생님을 이용하려 하지 마요!”앨리가 반박했다.하영은 입술을 구부리며 비웃었다.“와, 지금 네 주인을 건드렸다고 나한테 으르렁거리는 것 좀 봐.”말이 끝나자, 하영은 몸을 돌려 별장을 떠났다.미처 반응하지 못한 앨리는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멍을 때리고 있었다.30분 후, 하영은 회사에 도착했다.사무실에 들어가자, 하영은 주강에게
전화를 끊은 후, 염주강은 관심에 젖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왜 그래요? 표정이 좀 좋지 않은데.”하영은 힘없이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유준 씨의 친구가 유준 씨 휴대전화를 찾았다고 하네요.”주강은 잘생긴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다른 소식은 없나요?”“없어요.” 하영은 고개를 저으며 코를 훌쩍였다.“그동안 유준 씨에 관한 소식이 조금도 없었어요.”주강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나도 이런 일에 경험이 없어서 어떻게 하영 씨를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네요.”하영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괜찮아요, 이제 차츰 정신을 차려야죠.”“그래요.”30분 후, 현욱이 Tyc에 도착했다.주강이 떠나려할 때, 현욱이 마침 문을 밀고 들어왔다.두 사람은 문앞에서 눈을 마주쳤고, 주강을 보자 현욱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염주강이 왜 여기에 있지?’‘고작 하영 씨와 비즈니스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이렇게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이곳에 온 건가?’생각하면서 현욱은 또 의혹의 시선을 하영에게 떨어뜨렸다.하영의 눈시울이 붉어진 것을 보고 현욱의 의아함은 더욱 커졌다.주강은 겸손하게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 배 사장님.”현욱은 시선을 거두며 손을 내밀었다.“염 대표님, 멀리서 오신 이유가 우리 강 사장님과 비즈니스에 대해 상담을 하려고 오신 건지 아니면...”주강은 담담하게 웃었다.“그럼 배 사장님은 내가 무엇을 하러 왔다고 생각하는 거죠?”“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현욱의 말투는 상냥하지 않았다.‘유준이 세상을 뜨자마자 하영 씨는 염주강과 만나기 시작한 건가?’‘이건 진도가 너무 빠르잖아!’현욱의 말투가 좋지 않은 것을 알아차린 하영은 일어서서 말했다.“현욱 씨, 일단 문부터 닫고 이야기해요.”현욱은 문을 닫은 후, 문 앞에 서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하영은 한숨을 내쉬었다.“염 대표님, 사실 우리가 상의한 일을 현욱 씨에게 말해도 돼요.”주강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강 사장님이 직접 말해요.”하영은 두 사람에
“됐어요.” 현욱은 짜증을 내며 말했다.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죠! 하영 씨, 핸드폰 받아요.”말하면서 현욱은 비행기에서 추락하여 변형된 유준의 핸드폰을 꺼내 하영에게 건넸다.하영은 산산조각이 나지 않은 핸드폰을 본 후 또 멍하니 현욱을 바라보았다.현욱이 생각했다.“핸드폰이 산산조각 나지 않은 이유는 그 아래가 모래밭이기 때문이에요. 희민과 세준 그들은 틀림없이 유준 핸드폰의 내용을 도출할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난 도출을 시도하지 않았어요. 경찰 측은 안의 칩이 손상되지 않았다고 말했고요.하영은 시선이 다시 핸드폰에 떨어지더니 가볍게 떨리는 손으로 조심스럽게 핸드폰을 들었다.전원을 켤 수 없는 핸드폰에는 심지어 깨끗이 닦이지 않은 먼지가 묻어 있었다.하영은 숨이 막힐 정도로 가슴이 아팠고 떨리는 입술로 말했다.“고마워요, 현욱 씨. 그이의 핸드폰을 이렇게 가져다줘서.”“그게 뭐라고요. 이 핸드폰을 유준의 미망인인 하영 씨에게 주는 게 마땅하죠.”현욱은 미망인이라는 세 글자에 힘을 주었다.주강은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웃었다.하영이 입술을 오므리며 비통한 감정에 빠지자, 현욱은 말을 돌렸다.“참, 그 일은 지금 어디까지 진행했죠?”주강이 나서서 설명했다.“이제 부진석과 정창만 두 사람의 DNA를 감정해 보려고요.”현욱은 어리둥절했다.“그 두 사람에게 친자확인검사를 한다고요? 부진석이 어르신과 혈연관계가 있는 거예요?!”주강은 알게 된 정보를 현욱에게 알렸다.현욱은 놀라서 눈알조차 튀어나올 지경이었다.“그러니까...”현욱은 침을 삼켰다.“부진석은 어르신의 사생아일 가능성이 있다는 거네요?!”주강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부진석이 이렇게 순조롭게 MK 회장 자리에 앉은 거죠.”현욱이 답했다.“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두 사람 앞으로 어떡할 건가요?”하영은 유준의 핸드폰을 꽉 쥐며 새빨개진 눈시울을 치켜들었다.“난 먼저 방법을 생각해서 앨리를 제거할 거예요!”현욱은 영문을 몰랐다.하영은 하는 수없이 현욱에게
“배씨 가문은...”진석은 입술을 살짝 구부렸다.“아무것도 아닌데.”이렇게 날뛰는 진석의 대답에 현욱은 화가 나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하영은 진석의 담담한 말투를 들으면서 가슴이 떨렸다.그녀는 현욱을 바라보며 외쳤다.“현욱 씨, 그만해요!”현욱은 노기등등하게 하영에게 말했다.“하영 씨는 참을 수 있지만 난 참을 수 없어요!!”“그만하라고요!!” 하영은 큰 소리로 외쳤다.“지금 그 사람과 맞선다 하더라도 유준 씨는 더 이상 돌아올 수 없어요!”현욱은 의아해하며 하영을 노려보았다.주강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정유준은 머리가 엄청 좋은 사람인데, 어쩜 친구는 이렇게 충동적인 거지?’주강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며 하영을 바라보았다.“강 사장님, 지금 다른 일 있는 것 같으니 다음에 같이 식사하죠.”하영은 주강의 뜻을 잘 알고 있었다.주강은 지금 진석의 주의를 끌지 않도록 조심하게 움직여야 했다.하영은 미안한 마음을 안고 고개를 끄덕였다.“죄송해요, 염 대표님. 후속 계약은 제가 변호사더러 정리하라고 한 다음 바로 보내드리라고 할 테니까 다음에 제가 다시 밥 살게요.”주강은 간단하게 응답한 다음, 몸을 돌려 떠났다.주강이 떠나자, 하영은 현욱의 곁으로 걸어가더니 진석을 바라보았다.그녀의 말투는 차갑고 매서웠다. “여긴 뭐 하러 왔어요?”진석은 손에 든 봉투를 들며 말했다.“약 좀 챙겨주려고.”현욱은 차갑게 비웃었다.“하영 씨가 어떻게 감히 먹겠어?! 네가 독을 넣었는지 안 넣었는지 누가 알겠냐고!”하영은 현욱을 힐끗 바라보았다.현욱은 불쾌함을 느끼며 고개를 획 돌리더니 일부러 보지 못한 척했다.하영은 머리가 아팠다.‘현욱 씨는 화가 나면 아는 정보를 한꺼번에 털어낼 것 같은데.’진석은 현욱을 무시하며 약을 하영의 손에 놓았다.“제때에 밥 먹고, 약도 꼭 챙겨 먹어.”말이 끝나자, 진석은 현욱을 바라본 뒤, 차에 타고 떠났다.차가 움직이자, 현욱은 하영이 들고 있던 약을 빼앗더니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스테이크가 올라오자, 주민은 웃으며 진석을 바라보았다.“무슨 할 말 있어서 날 이렇게 불러낸 건가요?”진석은 눈을 드리운 채 스테이크를 썰며 물었다.“배씨 가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죠?”배씨 가문을 언급하자, 나이프와 포크를 들던 주민의 손은 가볍게 떨렸다.그녀는 실망을 금치 못했고, 말투도 따라서 냉담해졌다.“우리 두 가문은 사이가 좋았으니 나름 잘 알고 있죠. 그런데 갑자기 배씨 가문은 왜요?”“아무것도 아니에요. 나 오늘 배현욱 봤거든요.”주민은 눈빛이 흔들렸다.“두 사람 얘기 나눴어요?”“음, 그 사람 하영과 함께 있었어요.”말하면서 진석은 눈을 들었다.“만약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면, 그들은 유인나의 일로 만났을 거예요.”스테이크를 썰던 주민은 갑자기 칼로 접시를 긋더니 귀를 찌르는 소리를 냈다.진석은 주민의 뻣뻣한 동작을 힐끗 바라보았다.“주민 씨, 당신은 오히려 좋아할 가치가 없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군요. 그동안 자신의 모든 감정을 바쳤지만 오히려 감옥에 들어갔다니.”나이프와 포크를 잡고 있던 주민의 손가락은 뼈마디가 점점 하얘졌다.“배씨 가문도 당신을 위해 해명조차 하지 않았는데, 당신은 그런 자신이 슬프지도 않은 거예요?”주민은 이를 악물며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지난 일을 꺼내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진석은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놓더니 커피를 들고 가볍게 한 모금 마셨다.“그때의 일을 잊을 수 없는 이상, 참을 필요도 없겠죠.”주민은 눈을 들어 진석을 바라보았다.“그게 무슨 뜻이죠?”진석은 일부러 담담하게 창밖을 바라보았다.“당신은 지금 내가 당신의 의지가 될 수 있다는 것만 알면 충분해요.”이 말을 들은 주민은 눈빛이 번쩍였다.‘지금 내가 복수할 수 있다고 암시하는 건가?’‘어떤 결과에 직면하든 진석 씨는 내 편에 설 테니 난 아무런 걱정 할 필요가 없는 건가?’주민은 묵묵히 탁자 위의 레몬물을 들고 한 모금 마셨다.자신이 20여 년이나 사랑한 사람이 직접 그녀를 감옥에 보냈으니
이 말을 들은 김서현은 고개를 획 돌리며 옆에 앉아 있는 배정일을 바라보았다.배정일의 표정도 점점 굳어졌다.MK가 그들에게 임대한 그 땅은 현재 배씨 가문의 가장 큰 기계 생산 공장으로 되었다.지금 회수를 한다면 그들은 또 어디에 가서 그렇게 큰 땅을 찾겠는가?!배정일은 얼른 웃으며 말했다.“주민아, 우리는 MK와 50년을 계약했으니 지금 적어도 십여 년이 남았을 거야.”“위약금은 계약서대로 배상할 거예요.”주민이 말했다.“심지어 3일 안으로 두 분의 계좌로 입금해 드릴 수 있는데. 하지만 지금은 즉시 모든 설비를 철수해 주셨으면 좋겠어요.”배정일의 안색은 점점 어두워졌다.“부 회장의 뜻인가?”주민은 웃으며 말했다. “제 뜻이 바로 진석 씨 뜻이 아니겠어요?”배정일은 웃음을 거두었다.“이렇게 하는 이유가 뭐지? 우리는 너를 박대하지 않는데, 대체 왜 이러는 거지?”“절 박대하지 않았다고요?”주민은 무슨 농담이라도 들은 듯 피식 웃었다.“제가 감옥에 그렇게 오랫동안 갇혔는데, 두 분은 나서셔서 현욱 오빠를 말린 적이 없었잖아요. 이게 절 박대하지 않았단 건가요?”“그건 너와 현욱 사이의 일이야!”배정일이 말했다.“심지어 너 자신 때문에 그렇게 된 거지.”주민은 웃으며 김서현을 바라보았다.“아버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이상, 저도 어머님께 여쭤볼 게 있네요. 어머님, 그때 왜 유인나에게 손대지 말라고 절 말리지 않으셨어요? 그때 분명히 저를 어머님의 며느리로 삼겠다고 말씀하시지 않았나요? 저에게 용기를 주신 분이 왜 제 곁에 서 있지 않은 거죠?”김서현은 표정이 굳어졌다.배정일은 김서현을 바라보더니 엄하게 소리쳤다. “당신은 주민에게 뭐라고 말한 거야?!”김서현은 온몸이 굳어졌다.“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주민은 일부러 놀란 척했다.“아, 이제야 알겠네요. 저를 이용해서 유인나를 해결하고 싶었던 거네요? 그리고 일이 끝났으니 바로 절 걷어차버렸고요. 어머님, 정말 대단한 사람이시네요?”김서현은 주민을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