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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0화

“...”

배경윤은 여전히 말없이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그 자리에 굳어 있었다.

사도현은 성도윤에게 다가가 눈앞의 금실이 좋은 두 사람을 보며 감개무량했다.

“역시 너야, 내가 휴가를 보내는 틈에 두 사람 벌써 화해했다니, 역시나... 기교가 아무리 뛰어나도 너 같은 천부적인 선수를 이길 수 없나 봐.”

깊은 사랑에 빠진 성도윤은 예전의 차갑던 모습과는 달리 사랑과 평화의 빛을 온몸으로 뿜어내고 있다.

“그만 놀려, 이번에 네 형수가 마음을 돌린 것은 모두 내가 충분히 정성을 다했기 때문이야, 잘 기억해 둬, 사랑에서 진정성은 필살기라고!”

남자는 말을 마친 후 한 쪽 팔로 사도현을 껴안고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배경윤은 괜찮아, 너의 윤설보다 훨씬 믿을 만하다고. 기회 잘 잡아? 내가 우리 와이프 앞에서 체면이 깎이지 않도록.”

사도현은 눈썹을 치켜올리고 생각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그러니까, 두 사람이 이렇게 큰 그림을 그리고 여기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거야?”

“무슨 말투야? 마음에 안 들어?”

성도윤은 눈썹을 약간 찡그리며 화를 내지 않고 냉정하게 말했다.

“내 와이프 친구가 어디 별로일까 봐? 싫다고 말하진 마?”

“싫어까지는 아니지만... 네가 와이프 바보가 되니 나 같은 해안 제일 순정남도 어쩔 수 없네.”

사도현은 눈앞의 ‘마누라만 존대하는' 친구의 모습에 미칠 지경이었다.

그는 차설아에게 존경의 눈길을 보내며 우는 듯 웃으며 말했다.

“매력이 정말 대단한데요. 이 세상에 어떤 남자도 설아 씨를 거부할 수 없을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하지만 너무 저를 치켜세우지 마세요. 그때 저는 세상 물정에 어두워 멋도 모르고 당신 친구의 함정에 빠진 거죠. 이제 아이도 두 명이나 있으니 그럭저럭 살아야죠!”

차설아는 손을 내저으며 달갑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눈꼬리의 웃음과 부드러움은 숨길 수 없었다.

“그럭저럭 살 거면 저는 왜 안 돼요?”

사도현은 입가에 시니컬한 웃음을 머금고 있었고 여우 눈으로 그윽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는데 말투는 애매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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