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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고요해진 병실에 애매한 공기가 두 사람 사이에서 흘렀다. 성도윤이 막 입을 열려는 순간 병실 문이 ‘펑’하고 세게 열렸고 소영금이 부리나케 들어왔다.

“여기가 해외야? 이게 휴가 중인 거야? 둘이 여기서 뭐 하는 거야! 할아버지마저 속이고!”

그녀는 매서운 눈빛으로 차설아를 잡아먹을 듯 쏘아보았다.

그 뒤에서 임채원이 함께 걸어 들어왔다. 한동안 못 본 사이 그녀는 배가 더 커져 있었고 차설아를 한방에 현실 세계로 소환시켰다.

‘허허. 내가 정말 미쳤지. 성도윤이 그런 사람이었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있는 걸 질문이라고, 어리석게도 그의 마음을 떠보려고 했으니. 이마당에 구해준 걸 후회 했는지가 뭐가 중요하다고.’

“다들 왔으니 전 이만 해방이네요.”

차설아는 고결한 자태로 의자에서 일어나서는 눈으로 책상 위의 약을 가리키며 임채원한테 말을 했다.

“매일 세 번, 구석구석 약 발라줘야 해. 이젠 자격 있는 채원 씨한테 맡기는 거로.”

임채원은 여리고 연약한 여자의 모습을 하고는 정실의 어투로 말했다.

“설아 씨한테 도윤이가 며칠을 폐를 많이 끼쳤네, 그동안 고마워. 여긴 걱정말고. 내가 잘 보살필 테니까.”

그 말이 너무도 아이러니해서 듣고 있던 차설아는 참 우스웠다. 그러나 그녀는 별다른 말 없이 성도윤을 한번 돌아보고는 병실을 나서려고 했다.

“나를 다른 사람한테 맡기지 말지.”

차설아의 뒷모습을 본 성도윤이 목소리를 깔고 아무도 뭐라 못할 만큼의 확고한 의지로말했다.

“내가 말했지. 날 케어하는 일에 당신보다 더 제격인 사람 없다고.”

그 말은 당연히 임채원을 내모는 말이었고 그녀의 표정 또한 보기 안 좋았다. 그녀는 한편으로 주먹을 꽉 쥐고 한편으로 억울한 모습을 보였고, 차설아를 쳐다보는 눈빛에는 또 억누를 수 없는 원망이 차 있었다.

소영금은 속의 울분을 토해냈다.

“도윤아.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우리 집 대를 이을 아이가 채원이 배 속에 있다고, 출산이 코앞인데, 너는! 둘은 곧 이혼할 거고 도윤이 너는 채원이랑 새로운 인생을 살아야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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