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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나는...”

임채원은 우물쭈물 대답을 못 했고, 표정은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그녀가 성도윤을 좋아하는 건 맞지만 완벽하고 의기 넘치는 모습의 성도윤이었다. 반신불수의 성도윤이었다면 그녀는 뒤도 안 돌아보고 지나쳤을 것이다. 시집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임채원의 반응은 차설아를 불쾌하게 만들었다. 마치 자신이 애지중지 해온 보물이 다른 사람한테 가서 가격 흥정 받는 느낌이랄까? 그녀는 곧장 내 새끼 감싸는 듯한 자세를 취하며 냉소를 지었다.

“채원 씨, 본인 입으로 도윤 씨 진짜 사랑이니 뭐니 그래 놓고 아프다고 하니 머뭇거리는 건 너무 속 보이는 거 아닌가? 나한테 도윤 씨를 내놓으라고 할 때랑 너무 다르네. 설사 도윤 씨가 불구라고 해도 이 사람 잘난 건 사라지지 않아. 인물이며, 몸매며, 기품이며 뺄 것 하나 없이 일등 신랑감 아닌가? 채원 씨 아니라도 줄 섰는데. 명망 높은 성도윤을 당신이 고르고 자시고 할 입장이 아닌 것 같은데.”

임채원은 회의감이 들 정도로 차설아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치여 얼굴이 울긋불긋해졌다.

“난,나는 그런 뜻이 아니라. 다만...”

성도윤이 오히려 담담하고 눈썹을 움직이며 말했다.

“상관없어. 이해해.”

그런 도윤의 모습을 본 차설아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고, 동정 어린 표정으로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

“편하게 생각해. 어차피 현실적인 게 사람이라.”

‘이 사람, 괘씸할 땐 괘씸해도 참, 안쓰러워. 바라만 보던 첫사랑은 의형제랑 떠나가지 않나, 세속의 손가락질을 받아 가며 옆에 둔 내연녀는 병시중 앞에서 뒷걸음치지 않나, 애정의 길은 늘 그렇듯 쉽지 않지. 불쌍한 도윤 씨, 이 세상 반은 여자인데, 정작 동고동락할 사람은 나 차설아 말고 진짜 몇이나 될까?’

물론 “차설아”는 예전의 차설아고 지금의 그녀는 정신이 바짝 들어 깨달은 바가 있기에 다신 되돌아가지 않겠지만.

“재수 없게. 그 입 못 다물어!”

화가 좀 가라앉은 소영금은 이성을 잃은 듯 미친 사람처럼 온 힘을 다해 차설아를 향해

달려갔다.

“이게 다 재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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