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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왕… 백… 중… 왕…”

지초는 무척 진지한 얼굴로 읽고 있었으나 주위 사람들 중 그녀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부진환은 지초가 그 위에 적힌 글들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

낙월영은 조금 뒤늦게 반응했다. 그녀는 지초가 말조차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독에 당했다고 생각했고 장미의 지독함에 놀라고 있었다.

부진환은 미간을 좁히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지초야, 내가 물으마. 네가 이 종이에 서명한 것은 무엇 때문이냐?”

지초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시약을 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기에 여기에 서명해야만 시약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것이 규칙이라고 하더군요.”

부진환의 얼굴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규칙? 누가 정한 규칙이란 말인가?

“누가 너에게 여기에 서명하라고 시킨 것이냐?”

“약각의 서향향이 시킨 일입니다.”

지초는 겁에 질린 얼굴로 대답했다.

“왕비 마마께서 다치셔서 혈기를 보할 약초가 필요해 가지러 왔는데 서향향이 시약을 하지 않으면 약초를 주지 않을 것이라 했습니다.”

그 말에 부진환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고 낙월영은 그제야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지초는 아예 글을 읽을 줄 몰랐고 이 종이에 서명한다고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이 종이는 낙청연을 해치기 위한 것이었고 그 사실은 지초의 두 마디에 증명되었다.

장미는 생각보다 더 멍청한 사람이었다.

바로 그때, 밖에서 계집종 춘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왕야! 노비 춘월, 왕야를 뵙고 싶습니다. 왕야께 보고드려야 할 아주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들어오거라.”

부진환이 분부했고 춘월은 들어오자마자 바닥에 풀썩 무릎을 꿇으면서 말했다.

“왕야, 노비 춘월이 증명할 수 있습니다! 서향향이 지초를 속여 시약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서향향과 다른 이들이 시약하는 돈을 아꼈으니 어떻게 은자를 나눌 것이라 작당하는 것도 제 귀로 직접 들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벽운도 들었고 저희 모두 증명할 수 있습니다.”

증인이 있을 줄은 몰랐던 낙청연은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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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지희
낙철연과 낙월영 대상의 이름이 왔다갔다 계속 틀려서 집중하기힘드네요.구독가격도 비싼데 완성도가 떨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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