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87화

허리가 어찌 이리도 가늘 수 있지?

A4용지 챌린지라는 둥, 배꼽 챌린지라는 둥 얇은 허리를 인증하는 건 그녀에게 무의미할 정도였다.

게다가 잘록한 허리는 물론 가슴마저 봉긋했는데 마치 우뚝 솟은 산봉우리를 연상케 했다.

그나마 형용할 만한 단어가 산봉우리밖에 없었다.

정녕 힘들지도 않은가?

정은선이 두 눈을 부릅떴다. 자칫 액션을 크게 취하다가 허리라도 부러질까 봐 두려웠다.

“그게 대체 무슨 소리예요?”

우예원이 웃음을 터뜨렸다.

요정이 나타나다니, 장난하나?

정은선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고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따가 집에 오면 알게 될 거야.”

“네네, 퇴근하자마자 갈게요.”

우예원은 전화를 끊고 웃으면서 중얼거렸다.

“대체 어떤 요정 때문에 우리 엄마가 이렇게 호들갑인지 두고 볼 거야.”

오늘 결근한 염무현 때문에 그녀의 앞자리는 텅텅 비어 있었다.

죽마고우 여동생 겸 룸메이트로서 염무현이 회사에 나올 때면 같이 밥 먹으려고 곁에서 떠나지 않았다.

설령 공혜리와 하지연이 합석한다고 해도 고작 옆자리일 뿐, 그녀를 대신할 엄두를 못 냈다.

결국 두 여자는 이제 순수한 사회 초년생마저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를 지키는 법을 익혔다고 몰래 탄식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정은선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착잡한 표정으로 위층을 바라보았다.

2층 서재에는 염무현이 있었다.

아까만 해도 기분 좋게 장을 보고 돌아온 그녀는 염무현에게 오늘 싱싱하고 싼 식자재를 샀다고 자랑할 참이었다.

그러나 집에 뜬금없이 나타난 절세 미녀에 그만 깜짝 놀랐다.

염무현은 애써 아무렇지 않게 그녀를 백희연이라고 소개하고는 한동안 집에서 같이 지낼 거라고 했다.

정은선은 염무현의 말투에 전혀 확신이 없다는 걸 고스란히 느꼈다.

하지만 정녕 어디서 온 사람인지, 왜 이 집에 머물러 있는지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녀는 패닉에 빠졌다.

지금까지 미인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미에 대한 기준이 꽤 높아진 듯싶었다.

사실 그동안은 자기 딸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생각했다.

비록 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