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찾아도 되지 뭐.” 주현주가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제 어른이 됐고, 스스로 생활을 책임질 수 있게 됐으니, 아버지에게 효도 잘 하면 돼.” 당시 불쌍하기만 하던 어린 소녀가 이제는 화사한 미녀가 된 것을 보며, 선생님도 마음이 뿌듯했다. 문소남이 손에 주스를 한잔 들고 다가와 원아 앞에 놓았다. 남자친구가 자기 여자친구를 챙기는 것 같이 자연스러웠다. 그의 뒤로 고용된 전문 웨이터가 따라왔다. 웨이터는 주 선생과 주현주 앞에 쟁반 위의 주스를 내려놓았다.주현주는 주스를 마시면서 문소남과 원아를 번갈아 바
원아는 더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그녀는 잔을 놓고 일어섰다. 문소남이 좋아했다는 그 여자가 부러웠고, 질투가 났다. 그녀가 철이 든 이래로 그녀는 항상 행복하지 않았다. 그녀는 무엇이 자신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지 모른다. 어린 시절에 먹던 찬 밥이나 친구들의 괴롭힘, 그것도 아니면 중학교 시절의 조롱은 그녀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녀에게는 그런 경험들 밖에 없었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다른 사람들이 다 가지고 있는 것을 자신은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예를
“장인숙, 아무리 사람이 양심이 없어도, 선은 지켜야지. 그 애는 당신 친딸이야, 길거리의 개나 고양이가 아니라고.” “원강수, 나한테 그런 말 하지 마. 그 애는 내 몸을 떠난 순간부터 나하고는 상관없는 아이야. 그냥 당신한테 낳아준 아이라고. 길에서 주워온 고양이나 개가 귀여우면 나도 기를 생각이 있어. 하지만, 당신하고 나은 아이는 싫어. 내가 당신 자존심을 몇 번이나 뭉개야 알아들어? 당신을 만난 건 내 생애 최악의 불행이야.” 장인숙이 원강수를 모욕하며 말했다. 원강수는 화가 나서 전화를 끊었다. 장인숙은 냉소
이런 고백을 싫어할 여자는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사랑을 할 때, 여자들은 보호받고 있다는 안정감을 느끼고 싶어한다. 원아는 문소남이 대단한 재벌 3세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와 결혼하는 여자는 틀림없이 그와 비슷한 집안 배경의 여자여야 할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그녀는 그런 집안 배경이 없기 때문에 그와 연애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탈락이다. 문소남이 학창시절에 이 고백을 했다면, 혹시 그들이 사귀었다 해도, 그들은 결국 헤어지는 것으로 끝났을 것이다. 어린 나이에는 방해하는 사람들도 너무 많고, 확실하지 않은 변수가 너무
마침내 10분이 지났고, 문소남도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그는 먼저 주 선생에게 인사한 다음, 기사에게 선생님을 집까지 모셔다 드릴 것을 분부했다. 모든 것을 처리한 후 그는 레인지로버에 올라 차를 몰고 나갔다. 떠나는 남자에게 다가가 인사하고 그에게 개인적인 연락처를 남기고 싶어 하는 여자들이 있었지만, 남자의 눈매가 너무 차고 날카로워서 결국 아무도 용감하게 나서지 못했다. 레인지로버가 저택을 떠났다. 원아는 저택에서 몇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 차가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차가 서고, 남자가 내렸다. “제가 열면
문 어르신은 지팡이를 짚고 마당에 서서 귀를 기울였다.그는 집에 돌아온 손자의 표정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알아챘다. 늘 시큰둥하니 무표정하던 녀석에게 마침내 여자 친구가 생겼나 보다!원원은 아빠 앞에서 목을 길게 빼고 까치발을 한 채 어린아이다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도 카톡 할 줄 알아?”이 집에서 증조할아버지, 할머니, 둘째 할머니, 삼촌은 모두 카톡이 있다. 그러나, 아버지는 없었다. 그는 지금까지 카톡을 사용한 적이 없다.문소남은 소파에 앉아 눈살을 찌푸리고 시선을 집중한 채 초조하게 핸드폰 액정을 쳐다보았다.
원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이연이 말했다. “좀 더 지켜봐야 하는 거 아니야? 만일, 만일에 또 쓰레기 같은 남자면 어떻게 해?”원아는 혼란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동안의 일을 한꺼번에 설명했다. 이연이 듣더니 깜짝 놀랐다. 그녀는 어안이 벙벙해서 원아를 바라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이 놀라운 소식을 이해했다. 이연은 바보같이 웃으며 입을 헤벌린 채 버벅거렸다. "그동안 잘도 숨겼구나! 문...... 대표님? 우리 대표님?"원아는 소파에 웅크리고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야, 반응 좀 해줘, 대표님이
##원아는 아파트 단지를 나오면서 어디에 서 있던지 바로 그곳을 런웨이로 만들어 버리는 남자를 발견했다. 그는 마치 온몸의 모든 세포가 그녀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처럼, 그녀가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나오자 바로 차에서 뛰어내렸다. 그는 차 문을 열고 그녀를 차에 태우는 동시에 그녀의 손에 뜨거운 음료 한 잔을 쥐어주었다. 지금은 여름이지만, 새벽 3시가 넘은 시각이라 서늘한 기운이 있었다. 원아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원아는 외출할 때 자신에게 졸아서는 안 된다고 타일렀었다. 그와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