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가 소남의 설명을 이해하고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불안은 줄어들지 않았다.그녀가 보기엔 소남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은 것은 송재훈도 회사도 아닌 바로 자신이었다.자신이 협박을 당하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니 원아는 저절로 손을 꽉 쥐었다.소남은 그녀의 작은 동작을 눈치챘다.‘원아는 내 분석을 듣고도 여전히 불안한가?’“걱정하지 마요.” 그는 원아를 진정시키려고 노력했다.원아는 정말 소남에게 자신이 지금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런 말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소남의 말이
레이는 다시 동준을 힐끗 쳐다보았고, 그리고 자기 눈앞에 있는 소남의 ‘여자’도 보았다. 레이도 소남 옆에 있었던 ‘원아’가 기억을 잃었다는 소식을 들었다.그러므로 그 기억을 잃었다는 ‘원아’는 지금 혼자 외국 여러 나라에서 떠돌아다닌다고 했는데, 지금 소남의 곁에는 다른 여자가 생겼다고 들었다. 틀림없이 자기 눈앞의 이 여자인 것 같다.레이는 소남이 바람둥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소남은 여자를 대할 때 남궁산보다 훨씬 결백했다. 그래서 소남이 바람이 났다는 소문을 들은 후에 그는 믿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소남 옆에 있는
문소남이 차 안에 잘 앉은 후 레이는 원아와 동준을 바라보았다.소남 덕분에 레이는 두 사람에게 매우 예의를 갖추었고 거만하게 굴지 않았다.“두 분도 차에 타십시오.”“감사합니다.”원아와 동준도 몸을 구부려 화려한 롤스로이스를 탔다.레이는 마지막으로 차에 올라타 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집으로 가라고 지시했다.모두의 눈길을 사로잡는 롤스로이스가 출발했다.송재훈은 조용히 롤스로이스의 번호판 번호를 외우며 눈을 가늘게 뜨고, 공항 앞에 그 차가 섰다가 출발하기까지 지켜보며 생각에 잠겼다.‘문소남을 데리러 온 아까 그 남자,
별장의 외장을 보면서 원아는 낯선 기분이 들었다.소남이 물었다.“리모델링 했어?”“네, 별장의 스타일이 너무 낡아서 누나가 아예 새로 다 바꿨어요.”레이는 기사에게 소남 일행의 짐을 옮기지 말라고 지시했다. 왜냐하면, 소남 일행은 단지 여기에 밥을 한 끼 먹으러 온 손님이었기 때문이다.레이는 소남에게 자기가 예전에 살았던 집을 쓰라고 제안을 했지만, 소남은 거절하면서 호텔에 머무는 편이 더 편할 거라고 말했다.그래서 레이도 소남의 선택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소남은 이전 별장의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비비안이 아니라
레이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깨닫고 다소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남궁산 이놈은 소남 형님의 근황을 알면서 우리 누나에게 알려주지도 않은 거야?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망신을 줄 작정인가?’그렇게 생각하니 레이는 화가 치밀어 남궁산에게 따지고 싶어졌다.비비안은 매우 예민한 사람이라서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는 능력은 말할 것도 없이 일품이었다. 자기 동생의 이상한 기색을 바로 알아차리고 얼른 말했다.“자, 밖이 몹시 추워요. 문 대표님과 일행분 모두 함께 일단 안에 들어가서 이야기하는 것이 어때요?”그 말을 듣고 막
“문 대표님, 그리고 손님 두 분, 저희 집 이모님이 이미 음식을 다 준비해 주었으니 거실로 가셔서 식사하면서 이야기할까요?”그녀가 권했다.“네, 제수씨 고마워요.”소남은 자신이 남궁산과 의형제니까 비비안을 ‘제수씨’라고 부르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면서 대답했다. 비비안은 소남의 말을 들으며 남궁산과의 거리가 좁혀지는 것을 느꼈는지 수줍게 웃으며 한 발짝 다가갔다.“제가 휠체어를 밀어 드릴게요.”“허!”그런 비비안을 지켜보던 남궁산은 차갑게 투덜거렸다.레이는 그 소리를 듣고 날카롭게 남궁산을 쳐다보며 경고를 했다.‘누
원아는 ‘새 형수’가 아니지만, 사람들이 지금의 ‘염초설’이 사실은 원아라는 사실을 모를수록 좋으니 소남은 남궁산 앞에서만 ‘염초설’에 대한 마음을 털어놓았는데, 다만 그녀가 원아라는 사실은 알려주지 않은 채였다. 그래서 방금 남궁산이 원아를 지칭한 ‘새 형수님’이라는 말에 원아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남궁산은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그의 농담 섞인 표정이 점차 굳어지며 놀란 표정으로 바뀌었다.“형님, 아직 성공하지 못한 거예요?”그는 문소남이 이렇게 행동이 느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자신이 큰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짜 괜찮아요.” 소남의 대답은 변함없었다.비비안은 더욱 마음이 불편해졌다. ‘산에게 이번에 반드시 문 대표님을 잘 대접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문 대표님은 벌써 음식부터 마음에 안 드신 것 같아... 내가 정성껏 이렇게 많은 우리나라 음식을 준비했지만, 뜻밖에도 문 대표님은 우리나라 음식을 별로 안 좋아하시는 것 같고...’‘산이는 분명히 마음속으로 내가 매우 쓸모없다고 생각했을 거야. 난 역시 산에게는 좋은 아내가 아닌가 봐...’비비안은 소님과 일행들이 모두 젓가락을 멈춘 것을 보고 정신을 차리고 다시 말했다.“왜 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