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은 진시우를 피하면서 더 이상 가까이하지 않았다.목봉하는 그것을 보고 온 몸이 오싹해졌다.‘이 녀석 도대체 사람이야 귀신이야?’‘이런 무시무시한 살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니!’우선원의 눈동자가 깊어지며 약간의 두려움이 보였다.강북 장무사 조장 순만철은 눈살을 찌푸린 채 진시우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이 녀석이 네가 말한 그 적이야? 어려 보이는데.”우선원이 말했다.“어리다고 얕보지 마세요. 실력이 아주 대단한 친구예요. 금강법은 이미 선경에 이르렀고요”“그래?”순만철은 문득 자신의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서류의 내용을 떠올렸다. 대하에 윤구운보다 더 대단한 금강법무자가 나타났다는 정보였다. 그 사람은 이미 금강법 하편을 연구해 내어 횡련선경에 이르렀다고 하였다.그 밖에 다른 내용들도 있었는데 그로 하여금 금강법 하편을 얻어내라는 지시었다.‘이렇게 만나다니, 좋았어.’우선원이 웃으며 말했다.“그럼 나머지 일은 순 조장에게 맡기고, 저와 목봉하는 먼저 가볼게요.”순만철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래, 약속했던 일 잊지 말고, 못하면 너도 죽게 될 거야.”“안심하셔요. 저는 장무사 조장급 인물을 희롱할 만큼 대담하지 않아요.”순만철은 우선원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일부만 믿고 경계하기로 마음먹었다.진시우가 추격하려고 할 때 순만철이 갑자기 손을 들었다. 곧 그의 뒤에 있던 세 부조장이 동시에 삼각으로 진시우를 포위했다.진시우가 미간을 찌푸렸다.“이 일은 강북 장무사와 무관할 텐데 기꺼이 끼어들 건가요? 규정에도 안 맞는데?”순만철은 포위망 밖에 서서 담담하게 진시우를 보았다.“우선원이 저한테 해줄 일이 있어서요. 일이 끝난 다음 나도 상관하지 않을 거예요.”“그때까지 아무도 우선원을 건드릴 수 없어요. 나랑 적이 되고 싶지 않으려면.”진시우의 눈빛이 일순간 변하더니 한 줄기 살의가 쏟아져 나왔다.“그럼 어쩔 수 없네요. 당신마저 치울 수 밖에.”진시우의 건방진 망언에 세 부조장 모두 놀라움을 그칠 수 없었다.
세 부조장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순조장이 정면승부에서 패하다니?’휙!진시우가 몸을 움직이더니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나타나 우선원 쪽으로 쫓아갔다.순만철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허공에서 주먹 한 방을 날렸다. 주먹의 위력은 마치 방금 뚫린 샘물처럼 강한 힘을 뿜어냈다.뒤에서 그 웅장한 힘을 느낀 진시우는 어쩔 수 없이 멈춰 서서 상대방의 공격을 맞서야 했다.어떤 화려한 수단도 필요 없이 진시우는 신무력으로 주먹을 감싼 다음 방출했다. 내력으로 형성된 강풍은 순만철의 경력을 부셨다.순만철 매서운 눈빛으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강한 내력에 아직 무도 경지지만 천인 못지 않는 힘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 금강법도 천인 단계를 초월해 선경급의 횡련에 이르렀으니 실력이 강할 수밖에 없죠.”진시우가 조용히 말했다.“그럼 당신 실력으로 날 막을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겠네요. 막아서도 안 되고요.”순만철은 갑자기 다섯 손가락을 펴고 내력을 돌렸다. 강한 흡입력과 함께 윙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멀리서 한 줄기 금빛이 하늘로 치솟았다.다음 순간, 금빛이 한 줄기 빛이 되어 순만철의 손에 날아왔다.빛이 그의 손바닥에 떨어진 후에 긴 칼이 되어버렸다.칼 모양은 정교하고, 칼자루는 우아한 옛 느낌을 보였다.칼의 몸체는 빛나고 칼날 속에는 부상이 새겨진 듯한 무늬가 있었다.진시우의 눈빛이 약간 굳어졌다.“칼을 쓰는 무자였어요?”순만철이 담담하게 말했다.“엽수길 알아요? 내 제자예요.”“...”진시우는 순만철이 왜 자신을 막으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우선원에게 부탁한 일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그보다 엽수길을 죽인 사람이기 진시우이기 때문이다.순만철이 말했다.“내 제자가 자기 주제도 모르고 당신을 건드려서 죽은 거 따질 생각이 없어요. 원망이나 복수 같은 생각도 없고요.” “오늘 당신을 막은 건 개인 이유 때문이예요. 그래서 말인데 오늘 내 체면을 봐서라도 이대로 물러가는 게 어때요?”지부급 장무사를 관장하는 조장의 체면은 원칙대로라면
진시우는 우선원을 계속 쫓아가지 않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진시우는 앞에 있는 순만철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강북 장무사 조장 순만철 맞죠?”“당신이 칼을 쓰는 고수일 줄은 몰랐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일찍 와서 겨뤄봤을 텐데요.”말을 마치자 진시우가 먼 곳을 향해 소리쳤다.“위 조장님, 칼 좀 구해주세요!”이때 힘들게 달려온 위만성은 참지 못하고 욕을 퍼부었다.“칼은 내가 줬잖아.”“안 가져왔어요!” 진시우가 당당하게 말했다.위만성은 어이없어 하며 어쩔 수 없이 근처에 있는 사람에게 부탁하여 칼을 가져다 달라고 하였다.그러자 순만철은 얼굴을 찡그리며 진시우를 바라보았다.“칼질도 할 줄 아세요?”진시우가 답했다.“순 조장 칼 실력이 대단하니 절천팔도도 들어보셨겠네요.”순만철 눈꺼풀에 벌떡 뛰었다.“절천팔도라면 그 유명한 도술 아닌가요? 소문에 여덟 번째 칼까지 익힌 사람은 없다고 하던데.”“대단한 도술인 건 맞지만 보통 도술처럼 모든 사람이 다 배울 수 있는 건 아니에요.”이른바 '명도'과 '강력한 도술'의 '영성'이다.대단한 칼도 주인을 고르는 법이다. 무슨 사람이나 다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도술도 마찬가지이다.절천팔도가 그런 도술이 맞는지는 진시우도 잘 모른다. 그저 배우기 쉽지 않은 것만 사실이다.심지어 절천팔도 제1식만으로도 예전 천괴와의 싸움에서 그의 금종조를 부실 수 있었다.그 후 한동안 시련을 겪으면서 점점 제2식의 벽에 부딪히게 되었지만 아직 성공하지는 못했다.만약 제2식까지 익히게 된다면 그때 맥을 넓히고 무도천인대고수 일행에 발을 들여보낼 수 있다는 예감이 들었다.진시우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마침 절천팔도를 배우게 되었는데 순 조장도 칼을 쓰는 고수이니 칼로 한 번 겨뤄볼 생각입니다.”좀 의외이긴 하지만 순만철은 진시우가 사람을 쫓지 않은 것만으로 만족하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장무사 조원이 도착했다. 칼을 전달하러 온 것이다.위만성은 칼을 받고 진시우에게 버렸다.긴 칼을 쥐
강력한 도세가 몰려왔고 사람들 모두 이 도세에 놀라움을 그칠 수 없었다. 그 속에 담긴 의지와 기세는 완벽히 조화되어 진정한 고수에게 버금가는 한 칼이라고 할 수 있었다.순만철도 놀라움을 보였다. 그러나 칼의 고수로서 칼의 위세에 눌리지 않았다.“모자라!”순만철은 소리를 지르고 칼로 진시우를 베었다.찰칵!진시우의 도강은 단칼에 부숴졌다.그와 함께 순만철의 칼은 진시우를 향해 맹렬한 기세로 몰아갔다.진시우는 가로 칼을 막고 오른손은 칼자루를 쥐고, 왼손은 칼날을 받쳐 강한 도세를 보였다.쾅쾅-강력한 도강은 마치 무서운 폭풍처럼 진시우를 향해 날아왔다. 칼날은 그 힘을 못 이겨 휘어지면서 바로 부러질 것만 같았다.진시우 강력한 힘에 짓눌려 뒷걸음질 치더니 발밑의 땅도 꺼지기 시작했다.순만철은 기세를 몰아 연달아 잘랐다.진시우는 창졸간에 일어나서 축지성촌으로 미친듯이 공격을 피했다.두 사람의 동작은 매우 빨랐고, 일반인들이 보기에 마치 번개 두 개가 끊임없이 사라지고 부딪치는 것처럼 보였다.강현진도 겨우 볼 수 있게 되자 깜짝 놀랐다.“진 선생님 실력이 이 정도예요?”소홍영 또한 매우 충격적이었다.“대종사일 뿐인데 진짜 고수 못지 않게 기세가 대단해!”위만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듯했다.강현진과 소홍영이 놀란 것처럼 강북 세 부조장도 마찬가지이다.그러나 그들은 알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진시우가 진다는 것을.도술만 놓고 보면 진시우 세 명이라도 순만철의 현재 수준을 따라갈 수 없다.쾅!또 한 번의 충돌과 함께 진시우가 또 날아갔다.강력한 도세가 진시우를 뒤덮었고, 그 끔찍한 살기는 진시우의 움직임을 굳게 잠갔다.이때 진시우가 힘껏 땅에 발을 디디더니 곧이어 끝없는 도세가 칼에 스며들며 칼과 공명을 일으키는 듯했다.귀를 찌르는 윙윙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순만철은 그것을 보고 칭찬했다.“이 정도 실력이면 대고수가 되는데도 멀지 않네요.”말이 끝나고 순만철은 칼을
위만성의 앞길이 막히자 안색이 따라 나빠졌다.강현진과 소홍영도 가만 있지 않고 달려들어 위만성을 도우려고 하였다. 하지만 상대방은 부조장이 세 명이고 모두 천인대고수였다.강현진과 소홍영은 둘만 막을 수 있고, 나머지 한 명은 위만성의 상대가 아니어도 시간을 좀 끌 수 있었다.휙!결정적인 순간에 하우혁이 도착했다. 그리고 마지막 강북 부조장을 막았다.“위 조장님! 어서요!”하우혁은 크게 소리치며 위만성을 위해 길을 내어줬다.세 명의 부조장은 광분하며 앞에 있는 강현진 등을 물리치려고 위만성을 막으려고 하였다.위만성이 순만철을 끊으려고 할 때 강한 도강이 갑자기 그를 향해 돌진했다.이 도강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빛의 칼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그를 향해 날아왔다.위만성은 놀라며 황급히 힘을 모아 막으려고 하였다.‘펑’하는 소리와 함께 위만성은 벼락을 맞은 뜻 두 팔에 칼날 상처가 나타나면서 피가 바로 솟구쳤다.“아!”위만성은 아픔에 얼굴이 창백해졌다.심한 통증에 온몸이 경련을 일으키며 그대로 땅에 떨어졌고 순만철의 칼을 막을 수 없었다.“멈춰!!!”위만성은 애처롭게 고함을 지면서 눈시울이 찢어질 듯 순만철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그러나 이미 준비를 마친 칼이라 반드시 적을 베어야 했다.순만철의 기세는 최고봉에 이르면서 생애 최강의 수준에 도달했다.그의 살의는 이미 진시우를 지목했으니 이 칼을 빼지 않으면 오히려 자신이 상처를 입게 될 것이다.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는 사실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는 답이다.진시우도 자신의 도세를 한계치까지 쌓았으니 지금 일종의 광기에 빠진 셈이다.“후!”진시우은 탁한 숨을 몰아쉬며 1초 만에 눈빛이 다시 차분해졌다.사방의 모든 것은 굳어버린 듯 고요하기 그지없었다.그의 눈에는 위쪽의 순만철만 보였다.마치 하늘과 땅 사이에 그와 순만철 두 사람만이 존재하는 묘한 기분이다.이때 진시우는 무수한 안개 같은 기가 순만철 몸으로 모여드는 것이 보였다.순만철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기들이 모여들었
칼을 휘두르려던 순만철은 멍하니 눈빛이 굳어졌다.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던 위만성의 목소리도 뚝 그쳤다. 그는 진시우를 멍하니 바라보며 약간 놀란 듯했다.“세를 탔어... 이거 무도천인만 가능한 거 아니야?”위만성은 동공이 흔들리며 이내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말했다.“이 자식, 이런 속셈이었어?”“순만철 이런 고수와의 싸움에서 세를 깨닫다니, 미친 거 아니야?”순만철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곧 마음속으로 굴욕의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이놈, 네가 감히 나를 농락해?!”쾅!두말하지 않고 순만철은 칼을 휘둘러 베었다.가로세로 최소 1천 미터 이상의 무서운 도세가 쏟아져 내렸다.위만성마저도 위압에 밀려 뒷걸음질을 쳤고, 강현진 등은 이를 피하지 못하고 여세에 몸을 베었다.“무서운 칼이야!”강현진은 마음속 떨림을 누르지 못했다. 멀리 물러나 그 무서운 도강을 보았는데 마치 거대한 태양이 떨어지는 것처럼 산 전체를 파괴할 기세였다.소홍영이 다급하게 말했다.“조장님, 진 선생님 별일 없으시겠죠?”이 칼은 그녀를 당황하게 만들었다.대종사인 진시우는 말할 것도 없고 천인중기절정의 고수가 와도 죽을 목숨이었다.순만철의 실력은 위만성보다 훨씬 강했다.위만성은 표정이 굳어지며 고개를 가로저었다.“글쎄...”바로 옆에서 강북의 세 부조장이 비아냥거리며 냉소했다.“헛된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좋아. 그 자식 죽은 게 분명해.”“맞아, 우리 조장님 최강의 칼인데,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어!” “너희들은 얼른 후사나 준비해.”강현진이 듣자마자 바로 화를 냈다.“만약 진시우가 오늘 여기서 죽는다면 우리 서울팀은 반드시 너희들에게 대가를 무르게 할 거야!”세 부조장은 냉소를 연발했다. 그 정도 실력으로는 상대가 안 된다는 뜻이다.그들 조장인 순만철은 실력이 위만성보다 강할 뿐만 아니라 교토에서의 인맥도 위만성보다 훨씬 강하다.위만성은 이런 말다툼을 하는 게 귀찮았다. 그저 진시우가 어떻게 알고 싶었다. 이때 진시우는 강력한 도세의 압력을
“아가씨, 삼십만 원만 빌릴 수 있을까요?”“거... 거기 서! 다가오지 말라고!”진시우는 눈앞의 여자가 자신을 보고 너무 놀라자 어색한 나머지 기침을 했다.“아가씨, 저 나쁜 사람 아니에요. 돈만 빌리려고 했을 뿐이에요. 진짜 다른 의도는 없어요!”임아름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가방에서 돈을 꺼낸 뒤 차에 올려놓고 황급히 뒷걸음질 쳤다.“너, 너 이돈 갖고 꺼져!”돈을 본 진시우가 감격해 표정으로 말했다.“아가씨 너무 고마워요. 옛날 속담이 틀리지 않았어요. 아름다운 사람은 심성마저 착하다. 전화번호를 알려주시면 돈을 갚..”“필요 없어! 그 돈 갖고 꺼져!”임아름은 이 남자가 자신한테 나쁜 짓을 저지를 것만 같았다.출장에서 막 돌아온 그녀는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할아버지 병을 고쳐줄 의원님을 모시러 가는 길이었다.갑자기 담장을 타고 나타난 남자가 그녀의 혼을 쏙 빼놓았다.남자가 나타난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이 이 자리에서 죽는 상상까지 했다. 다행히 그 남자는 돈만 달라고 했을 뿐이다.“이거 참, 미안해서 어떡하죠. 전 그냥 돈만 빌리려고 했는데!”진시우는 어쩔 바를 몰랐다. 봉사부의 명으로 온양시에 온 그는 사부의 은인을 찾아뵙는 길이었다. 그런데 이 망할 영감 사부가 그의 돼지 저금통을 홀라당 날려 먹은 것이 아니겠는가. 천오백만이 있었던 돼지저금 통에는 만 원 지폐 한 장밖에 남지 않았다. 그돈으로 사부의 은인도 찾아야 한다...며칠간 밖에서 먹고 잔 그의 행색은 그야말로 상거지 꼴이었다. 이런 모습으로 사부의 은인을 차아뵐 수는 없었다.혼신의 사투 끝에 겨우 마음씨 착한 여자를 만날 수 있었다.임아름은 이를 악문 채 소리쳤다.“당장 꺼지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어... 아니 아니 아니! 나 갈게!”돈을 손에 쥔 진시우는 줄행랑을 쳤다. 임아름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쉰 후 신속하게 차에 올라타 출발했다. “사기꾼!”놀란 마음을 진정한 임아름은 너무 화가 나 입술을 꼭 깨물었다. 돈이 필요한 사람이
진시우의 표정이 눈에 띄게 당황했다. 허, 이거 일이 즐겁게 됐네.임호군의 저택으로 오는 길에 우연히 만나 돈을 빌린 미녀가 임호군의 손녀라니.할아버지 말대로 예쁘장한 얼굴에 훤칠한 키, 이기적인 자태의 소유자였다. 거기에 슈퍼모델급 몸매라니, 완전 연예인 급이었다.진시우를 본 순간 임아름의 표정이 눈에 띄게 날카로워졌다. 사기꾼이 자신의 앞길을 막아선 장면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아름아! 진시우에게 그러면 안 돼! 너의 남편이 될 사람이야!”임아름이 진시우에게 삿대질하는 광경을 본 임호군의 표정이 엄숙하게 변했다.할아버지의 말에 충격을 받은 임아름은 이를 악물며 물었다.“할아버지, 장난치시는 거죠? 쟤가? 내 남편이 될 사람이라고요?”임호군이 잔 기침을 하며 말했다.“이 할아버지가 너를 위해 골라온 최고의 신랑감이야. 시간이 지나면 이 할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될 거야!”그는 진시우의 사부를 처음 만난 그 광경을 평생 잊지 못했다. 아마 신선이 있다면 바로 그 모습이라고 확신했다.그런 사람과 관계를 맺는다면 가족에 좋은 일만 가득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임아름이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할아버지, 저 남자랑 결혼 못 해요! 쟤가 얼마나 나쁜 사기꾼인데요! 아까...”“시끄러!”화난 임호군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네가 아무리 내 친손녀라고 해도, 진시우를 모욕한다면 참지...”말을 하던 임호군의 숨이 가빠지기 시작하더니 심하게 기침을 해댔다!진시우가 다급하게 물었다.“할아버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아... 할아버지! 괜찮으세요?”“나......”임호군은 눈이 뒤집히더니 그대로 소파에 쓰러졌다.“할아버지!”임아름이 한 걸음에 달려왔다.표정이 굳어진 진시우가 할아버지의 맥을 짚으려던 그때, 임아름이 그를 밀쳐내더니 있는 힘껏 쏘아붙였다.“꺼져! 이게 다 너 때문이야! 할아버지 몸도 안 좋으신데 너 같은 게 나타나서!”진시우의 미간이 깊게 찌푸러졌다. 저택 현관문에서 진시우를 기다리는 임호군의 모습을 본 그는 임호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