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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제로의 데이트 요청을 거절한 뒤 심유진은 혼자 자리를 떴다.

저녁 식사 타임이 지났기에 CY 빌딩 엘리베이터는 대부분 비어있었고 그녀는 곧바로 1층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당직 경호원이 그녀를 알아보고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섰다.

“심유진 씨!”

그는 활짝 웃으며 심유진에게 인사를 건넸다. 게다가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먼저 나서서 문까지 열어주었다.

심유진은 다급히 고마움의 인사를 건넸다. 경호원은 곧바로 허리 숙여 그녀에게 인사했다.

“심유진 씨, 조심히 가세요! 다음에 또 봐요!”

심유진은 순간 레스토랑에 왔다는 착각이 들었다.

CY 빌딩을 나서자마자 고개를 들어보니 건물은 여전히 빛을 환히 비추고 있었다.

때는 이미 저녁 10시였다.

거리를 달리는 차는 그녀가 왔을 때보다 훨씬 적어졌고 한두 대만 오가고 있었다.

그녀는 한참 지나서야 빈 택시 하나를 잡았다. 기사에게 주소를 얘기하려는 순간 제로에게서 연락이 왔다.

심유진은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무슨 일이야?”

그녀가 말을 채 끝맺기도 전에 제로가 다급한 말투로 말했다.

“S 대학병원 옥상에서 뛰어내리려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아무래도 언니 시어머니인 것 같아!”

시간을 계산해 보면 <<궁금한 스토리 Y>> 제작팀도 이미 이소연을 찾아갔을 것이다.

심유진은 원래 개싸움을 지켜보노라면 더 큰 사실을 알아낼 수 있을 거라 여겼지만 이소연이 이런 방식을 선택할 줄은 미처 생각 못 했다.

그녀는 이소연이 오직 뛰어내릴 것처럼 연기할 뿐 진짜 뛰어내릴 생각은 없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경찰과 소방관 모두 출동했고 몇몇 기자들도 현장에 도착한 것 같아, 보러 갈래?”

제로가 물었다.

“그래.”

심유진은 기사더러 핸들을 꺾어달라고 요구했다.

지금 상태로 CY 빌딩에서 S 대학병원까지 가는 데 10분도 소요되지 않을 것이다.

GS 건물 아래에는 이미 사람들이 몰려있었고 경찰차, 소방차들이 길옆에 주차되어 있었다.

몇몇 경찰들은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통제하여 질서를 유지하고 있었고 소방관들은 서둘러 안전 매트를 세팅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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