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7화

이소연은 그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았다.

“지금 바로 심유진한테 연락해요! 그리고 전 국민한테 오늘 밤 그녀가 했던 말은 모두 거짓말이고 내가 한 말이 사실이라고 얘기하라고 해요!”

“그쪽이 하신 말이 사실인가요?”

여형민이 그녀에게 물었다.

이소연은 순간 사레가 걸렸다.

“당연히 사실이죠!”

그녀는 잔뜩 잠긴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빨리 심유진한테 연락해요!”

“심유진 씨한테 연락할 수도 있고 오늘 밤 했던 말들을 도로 취소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여형민은 자연스럽게 앞으로 몇 걸음 걸어가더니 그녀의 두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

“하지만 당신한테 속았던 사람들이 다시 당신을 믿으려고 할까요?”

이소연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녀는 골똘히 그의 질문에 대한 답을 구상하고 있는지 두 눈을 뱅글뱅글 굴렸다.

“사실 이번 일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심유진 씨의 잘못이 아니에요. 당신이 탓해야 할 사람은 마땅히 당신을 속여 프로그램에 오르게 만든 <<궁금한 스토리 Y>> 제작팀이에요.”

여형민은 애써 타이르는 말투로 물었다.

“생각해 보세요. 만약 당신이 그 프로그램에 나가지 않았더라면, 제작팀 의도대로 그런 거짓된 얘기를 하지 않았더라면 오늘 같은 일은 없지 않았을까요?”

이소연은 그의 논리에 넘어가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여형민은 또다시 앞으로 몇 걸음 내딛으면서 말을 이었다.

“그냥 저한테 누구의 사주로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었는지만 알려주시면 돼요. 제가 대신 고소해 드릴게요. 때가 되면 모든 책임은 그 사람이 지고 이소연 씨는 무죄로 석방될 거예요.”

이소연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궁금한 스토리 Y>>의 호 편집장이에요! 그 사람이 저한테 방송 출연을 제안했어요! 그 여자가 저 대신 해결해 주겠다고 했어요! 내가 프로그램에서 한 말도 몽땅 그 여자가 시켜서 한 거예요! 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어요!”

그녀는 재빨리 책임을 밀어 넘겼다.

“네, 알겠습니다.”

여형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앞으로 걸어 나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