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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심유진은 젖은 옷을 벗고 따듯한 욕조에 물을 받아 목욕을 했다.

개운하게 씻고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니 상쾌함에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똑똑-”

허태준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그녀는 깜짝 놀랐다.

“잠시만요.”

“밥 먹으러 가야하지 않아?”

심유진은 꼬르륵 소리나는 배를 움켜쥐고는 주섬주섬 옷을 입었다.

밖에 있던 허태준은 그녀가 문을 열지 않자 다시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뭐해?”

“아무것도 아니에요.”

“밥 먹어야 하지 않냐고.”

“먹어야죠 같이 먹을까요?”

“아니 난 배고프지 않아. 혼자 먹고 와.”

“아……”

심유진은 허태준의 차가운 대답에 무슨 이유인지 모르게 순간 마음이 얼어붙었다.

**

심유진은 볶음밥 2인분을 시켜 하나는 혼자 먹고 하나는 포장해서 방에 가지고 갔다.

비록 허태준이 배가 고프지 않다고 했지만 운동량이 그렇게 컸는데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돌아온 그녀는 허태준의 방문을 두드렸지만 허태준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허 대표님 거기 계십니까?”

그녀는 허태준이 듣지 못할까 봐 큰소리로 물었다.

방안이 유달리 조용했고, 심유진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허 대표님!”

불길한 예감이 갈수록 짙어지자 그녀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암막 커튼으로 시커먼 방 안에는 숨소리만 가득했다.

“아…… 잠들었구나.”

그녀는 조용히 문을 닫고 밖으로 나왔다.

거실 탁자 위에 볶음밥을 올려놓은 그녀는 텔레비전을 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깨어나자 저녁 6시가 됐다

그녀는 지긋이 허태준의 방문을 보았다.

문은 아직도 굳게 닫혀있었다.

“허 대표님! 식사는 하고 주무셔야죠!”

그녀의 목소리에도 그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녀는 그가 너무 걱정된 나머지 텔레비전을 보며 그가 깨어나기를 기다렸다.

‘배가 꽤 고플텐데? 저 사람은 저녁도 안 먹고……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그녀는 그의 방문을 열고 침대 옆으로 다가가 이불을 들췄다.

큰 몸집의 남성이 땀에 흠뻑 젖은 채 새우처럼 몸을 말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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