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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화

여기까지 생각하니 심유진은 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이 빚진 돈, 언제 갚을 생각입니까?”

사영은이 심유진에게 주는 용돈이 매우 적었기 때문에, 그녀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만원 가까이 모았고, 결국 그를 구하기 위해 그 모든 돈을 썼다.

당시 허태준은 갑자기 사라졌다.

어느 날 방과 후 그녀는 평소처럼 병원으로 갔는데 병실은 비어 있었고, 작별의 메시지 한 장도 없이 사라졌다.

의사와 간호사들도 허태준이 떠난 것을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퇴원 수속도 밟지 않아서 그가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심유진은 그가 돈을 갚지 못해서 “도망쳤다”고 의심하기도 했고, 경찰서에 신고하려고도 했다가 조사에 시간을 낭비할까봐 공부하는 시간이 아깝다고 판단해 포기했다. “얼마예요?” 허태준이 물었다.

심유진은 손가락 하나를 내밀며 “1만 원!” 이라고 말했다.

허태준은 핸드폰을 꺼내어 화면을 여러 번 눌렀다.

띵 하는 소리가 들리고 심유진은 100만원을 받았다는 입금 통지 문자를 받았다.

그녀는 “1”뒤에 붙은 “0”을 열심히 세어보았고 조금 당황했다. “너무 많아요.” 허태준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하나도 많지 않아요.”

그는 핸드폰을 다시 넣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이 없었다면, 나는 20년 전에 그 공사 현장에서 죽었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내가 다 해주겠어요.”

“그러면 CY그룹도요?”

심유진은 일부러 떠보았다.

허태준의 표정은 변하지 않은 채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 CY그룹도요.”

심유진의 심장 박동이 한 박자 빠졌다.

그녀는 머리를 숙여 자신의 부끄러움과 당황스러움을 감추고 피식 웃었다.

“그런데 왜 그때 말도 없이 떠났어요?”

비록 허태준이라는 사람은 그녀에게 천천히 잊혀졌지만, 이 사건은 그녀 마음속 응어리로 남아 있었다.

그녀와 허태준이 함께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허태준은 언제나 그녀를 놀리고 괴롭히려고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다, 그녀에게는 그가 그녀의 첫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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