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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1화

“그래요.”

하은설은 먼저 앞으로 다가가 김욱을 힘껏 껴안았다.

김욱의 몸에서는 부드러운 우드 향이 났다.

하은설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뭔지 모를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

김욱과 떨어지게 돼서가 아니라, 10년 넘게 공부하고 생활한 제2의 고향을 떠나야 한다는 게 몹시 아쉬웠다.

김욱이 혹시라도 눈치를 챌까 봐 하은설은 황급히 그를 놓아주고는 등을 돌렸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김욱은 하은설을 놀리기에 바빴다.

“은설 씨, 부끄러워 하지 말아요. 울고 싶으면 울어도 돼요.”

하은설은 극구 부인했다.

“누가 운다 그래요! 저 안 울어요!”

벅차오르는 감정을 꾸역꾸역 참는 하은설의 모습을 보다 못한 심유진은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울어도 돼. 괜찮아.”

심유진은 하은설을 위로했다.

“나 정말 울 생각 하나도 없었다니까?”

심유진과 김욱이 호들갑을 떠는 바람에 하은설은 근심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그만하고 어서 가자. 저기 외국 사람들도 다 쳐다보잖아.”

하은설은 김욱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김욱 씨, 저희 이만 가볼게요.”

김욱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잘 가요.”

...

심유진은 항공권을 예매한 후 바로 허태준한테 비행기 티켓을 알려줬다.

허태준은 사람을 보내 배웅하러 가겠다고 했었다.

그 뒤로 허태준이 워낙 바빴던 지라 심유진은 차마 방해할 수 없어 연락을 하지 않았다.

비행기가 착륙한 후에야 심유진은 허태준한테 연락했다.

[저 도착했는데, 사람은 보냈어요?]

허태준은 전화번호 하나를 보냈다.

[여기로 전화해 봐요.]

심유진이 전화를 걸자 상대방은 이미 비행장에 도착했으니 밖으로 나오라고 했다.

둘은 서로를 바로 알아볼 수 있게 전화를 끊지 않았다.

최근 해외에 바이러스 확진자가 늘면서 국내로 피신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국제선 입국장에서 마중 나온 사람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 휴대폰을 들고 손을 흔드는 검은 옷차림의 젊은 남자가 심유진의 시선에 들어왔다.

남자는 심유진에게 자신을 소개했다.

“저는 허 대표님의 비서, 홍인우라고 합니다.”

홍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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