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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4화

허아리의 죽음이 허태준과 관련이 없다고 할 수는 없었다.

허태서가 도망간 날이었다.

몇 년 동안 재정 악화가 지속되었던 YT 그룹은 파산의 위기에 놓여있었다.

오랫동안 권력을 잡았던 허태서는 미리 사람을 심어둔 덕에 미리 소문을 듣게 되었다. 소문을 들은 허태서는 경찰이 들이닥치기 전에 이미 짐을 싸고 도망쳤다.

이에 경찰은 전 국민 수배령을 내렸고 허태준도 사람을 시켜 허태서를 찾는데 돌입했다.

허태준이 찾아내기도 전에 허태서한테서 연락이 왔다.

전화기 속 허태서의 말투는 투박스러웠다.

“허태준, 네 딸이 내 손에 있어. 네 딸이 죽지 않길 바란다면 200억 현금과 차 한대를 준비해서 도원길 28번 입구에 세워둬! 경찰에 신고할 생각하지 마! 돈과 차를 받는 즉시 네 딸을 돌려주지!”

“허아리 털끝 하나 건드리지 마요!”

허태준은 허태서가 바라는 대로 조급한 척하며 그를 안심시켰다.

“돈과 차 얼마든지 준비할 테니까 아리만 무사하면 돼요!”

"한나절의 시간을 줄게. 오늘 자정까지 모든 물건을 내 눈앞에 가져다 놔!”

이 말을 끝으로 허태서는 전화를 끊었다.

허태준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허태서가 새로운 사냥감을 찾지 못하도록 묶어둔 것이다.

허태준은 허아리를 돌보는 보모한테 전화했다.

신호음이 한참 울린 후에야 연락이 닿았다. 자신을 응급실 간호사라고 칭하는 사람이 전화를 받았다. 간호사는 보모가 누군가에게 심하게 맞아서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는 중이라고 전했다.

간호사는 한 번도 허아리를 거론하지 않았다. 정황상 허아리가 허태서 손에 있는게 확실해 보였다.

허태준은 즉시 경찰한테 신고했다.

그날 밤 경찰은 도원로 28번지 주위에서 잠복수사를 했다.

하지만 현장에 나타난 것은 허태서의 심부름으로 차를 빼돌리러 온 무고한 행인이었다.

사건 직후 허태서는 다시 한번 허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허태서는 화가 잔뜩 나 있었다.

“허태준, 네가 날 갖고 놀아?”

허태준은 입을 꾹 닫았다.

“그래, 딸을 돌려받고 싶지 않은 모양이군.”

허태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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