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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6화

세미나는 거의 세 시간가량 지속되었다.

회의가 끝나는 즉시 이상언은 하나에게로 갔다. 다가오는 케이티를 뒤로 한 채.

“리셉션까지 아직 시간이 좀 남았는데, 나가서 산책이나 할까?”

상언이 하나에게 말했다.

“네, 좋아요.”

두 사람은 입구로 걸어갔다.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을 본 케이티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

이때 세마나의 또 다른 발표자 앤드류가 다가왔다. 앤드류는 심혈관 질환 방면의 전문가이다. 비록 이상언과 견줄 수 있는 그런 천재형 인물은 아니지만 젊은 나이에 심혈관 분야의 선두 주자가 되었다는 건, 그도 충분히 뛰어난 사람인 셈이다.

케이티의 눈빛이 상언을 쫓아가는 것을 본 앤드류는 얼굴에 음흉하고 악랄한 기운이 퍼졌다.

“케이티.”

앤드류가 신사적으로 케이티에게 인사를 건넸다.

애석하게도 케이티의 눈에는 다른 사람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순간 앤드류의 눈빛이 표독스러워졌다. 하지만 얼굴에는 더욱 진한 웃음을 지었다.

“케이티는 저 여자를 질투하나 봐요?”

앤드류에게 단번에 정곡을 찔린 케이티는 돌연 안색을 바꾸며 변명을 늘어놨다.

“무슨 말씀이에요? 내가 뭐 하러 저런 여자를 질투해요? 난 외교관의 딸인 데다가, 최고의 의대를 졸업한 수재라고요. 그런 내가 왜 저 별볼일 없는 여자를 질투하겠어요?!”

앤드류는 빙그레 웃었다.

“네, 그렇죠? 저 별볼일 없는 여자를 질투할 리 없겠지만, 저 여자가 사라지면 당신 마음도 후련해지겠죠? 게다가 당신한테는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일일 테니..., 아닌가요?”

케이티는 귀신이 홀린 듯 앤드류의 말에 반사적으로 반응했다.

“어떻게요?”

앤드류의 입가에 웃음기가 더 깊어졌다.

“케이티, 그러면...”

그는 케이티의 귀에 대고 낮게 말했다.

앤드류의 얘기에 케이티의 안색이 갑자기 변했다.

“정말 이래도 되는 거예요?'

‘괜히 이 선생님의 심기를 건드렸다가 득보다 실이 더 크면 어떡하지?’

“그냥 겁만 주는 건데요 뭐, 혹시라도 정말 이 수법이 먹히면, 케이티는 손쉽게 이 선생을 손에 넣는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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