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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2화

이서는 배미희의 목소리를 듣고, 얼른 눈물을 닦았다. 재차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 후에야 조용히 입을 열었다.

“네, 들어오세요.”

배미희는 웃으며 문을 밀고 들어왔다. 이서가 침대 옆에 앉아 있는 것을 본 그녀의 얼굴에 웃음기가 더 깊어졌다.

“왜 그래? 방금 그 H선생님과 싸운 거야?”

“아니요.”

이서는 고개를 저었다.

“싸우는 게 정상이야. 남자와 여자는 달라. 특히 마음의 섬세한 면에서 절대 우리 여자를 따라올 수 없지...”

배미희는 이서를 위로하면서 이서 옆에 앉았다.

“이서야, 나에게 속마음 말해봐. H선생님, 어때?”

이서는 멍하니 배미희를 바라보았다.

“H선생님은 아주 좋으신 분이에요. 다만, 다만...”

“다만 뭐?”

이서는 입술을 깨물었다.

“다만 그분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서, 자꾸 저를 찾아오니까...”

배미희는 참지 못하고‘풉’하고 웃었다.

“어째 난 네 말 속에서 질투가 느껴지는 것처럼 들리지?”

“아니에요, 제가 어떻게 감히 질투하겠어요. 질투를 한다는 건 제가, 제가...”

배미희는 애처로운 듯 이서의 머리를 어루만졌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거야. 하물며 H선생님처럼 훌륭한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지. 난 네가 착한 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 그래서 다른 사람의 감정을 파괴하는 일은 하지 못한다는 것도... 하지만 H선생님의 그 사랑하는 사람은 아마 당분간은 돌아오지 못할 것 같구나.”

“왜 못 돌아오는 거예요? H선생님이 그분을 엄청 많이 좋아하는 것 같던데, 그분은 왜 H선생님을 버리고 떠난 거예요?”

“미안하구나, 내가 할 수 있는 얘기는 여기까지야. 이서야, 너 아줌마 믿지?”

이서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앞으로 H선생님한테 화내지 마. 네가 그에게 화내면 그는...”

배미희는 망설이다가 끝내 말을 계속하지 않았다.

이서는 약간의 기대를 안고 추궁했다.

“그는 어떤데요?”

“아무것도 아니야.”

배미희는 웃으며 말했다

“어쨌든, 나를 믿는다면 그에게 화내지 마라.”

이서는 왜 그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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