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80화

[이서야...]

임하나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걱정 마, 그런 사람 곧 나타날 거야.]

이서의 눈 밑에 옅은 웃음기가 돌았다. 순간 그녀의 시선은 갑자기 담벼락 밖의 익숙한 차량에 떨어졌다.

하지환의 차였다.

‘설마 지금 문밖에 계시나?!’

‘그럼... 왜 안 들어오시는 거지?’

이서의 마음속에 수많은 생각이 떠올랐고, 그녀는 바삐 전화기 너머의 하나에게 말했다.

“하나야, 재밌게 잘 다녀오고, 또 연락해.”

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녀는 전화를 끊고 쏜살같이 아래층으로 달려갔다.

아래층에서 통화 중이던 배미희는 이서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이서야, 이번 주말에 스웨이 여사의 집에 갈 건데, 너도 혹시...”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서의 그림자는 이미 바람처럼 사라졌다.

배미희는 중얼거리며 하이먼 스웨이와 주말 약속을 계속 이어갔다.

밖은 온통 지환이 배치한 어둠의 세력이다. 따라서 배미희는 이서가 위험에 빠질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다.

한걸음에 대문까지 달려간 이서는 그제야 무언가를 깨달은 듯 발걸음을 멈추었다.

“이서 씨, 나가실 거예요?”

정문 경비원이 점잖게 물었다.

이서는 고개를 들어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나갈까?’

‘하지만 더 이상 그를 보고 싶지 않다고 했잖아?’

‘그런데 나가서 무슨 말을 하지?’

“이서 씨, 사모님이 나가셔도 된다고 말씀하셨어요. 다만 너무 멀리 가지는 마세요.”

경비원은 마치 어린아이를 대하는 것처럼 인내심을 가지고 문을 열어 주었다.

“집 근처에는 모두 우리 쪽 사람들이에요. 멀리 나가지만 않는다면 괜찮을 겁니다.”

“...”

대문이 열렸지만 제자리에 잠자코 있는 이서를 보며, 경비원은 이서가 두려워하는 줄 알고 주동적으로 앞으로 이서를 살짝 밀었다.

“이서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이 집 주변에는 온통 우리 쪽 사람들입니다.”

대문 밖으로 밀려 나온 이서는 문밖에 주차된 차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경비원도 이상한 듯 말했다.

“엄청 눈에 익은 데 혹시...”

그는 한참을 생각했지만, 누구의 차량인지 떠오르지 않았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