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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8화

따뜻한 햇살이 마침내 그녀에게 떨어졌다. 그녀는 드디어 따뜻함을 느꼈다.

하지만 머리는 녹슨 것처럼 좀처럼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사람은 정말 신기한 동물이다.

H선생님이 있을 때, 그의 마음속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그를 다시 만나지 않으려고 했는데... 지금 안 보이니, 또 그가 그립기 시작했다.

이서는 입꼬리를 가볍게 올렸다.

‘그 사람 도대체 정체가 뭐야? 짜증 나...’

‘옆에 있어도 싫지만, 없어도 싫어.’

그녀는 눈을 꼭 감았다. 갑자기 눈물 한 방울이 눈가에서 흘러내렸다.

바로 이때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이서 씨, 일어났어요?”

상언의 목소리였다.

이서는 얼른 얼굴의 눈물을 닦고 거울로 자기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 문을 열었다.

상언이 노트북을 들고 문밖에 서 있었다.

“혹시 지금 시간 좀 있을까요? 하나 씨에 관해 물어볼 게 있어서요...”

이서는 눈을 깜박였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건 이미 다 말씀드렸는 걸요.”

“그럼 한 번 더 얘기해줘요. 혹시 아나요, 놓친 부분이라도 있을지.”

기대에 찬 상언을 본 이서는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문을 열어 들어오라는 제스처를 했다.

“그럼 들어와요, 다시 한번 얘기해 드릴게요.”

상언은 기뻐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가정부에게 음료수를 준비해 오게 했다.

이서가 얘기를 마쳤을 때는 이미 한 시간 뒤였다.

지난 번에는 세부사항까지 꼼꼼하게 말했지만, 이번에는 대체적인 맥락과 가끔 생각나는 새로운 사항만 말했다.

얘기를 듣고 난 상언은 노트북을 보며 깊은 생각에 빠진 듯했다.

“왜 그러세요?”

이서가 물었다.

“있잖아요.”

상언은 굳이 이서를 속이려 하지 않았다.

“며칠 뒤 제가 의학 세미나가 있어요. 세미나 끝나고 행사가 있는데...”

“?”

“그 행사는 다들 파트너랑 함께 참석하는데, 제가 하나 씨를 초대하면 혹시 놀라서 도망가는 게 아닌지 걱정이 돼서요...”

잠깐 고민을 하던 이서는 살짝 웃었다.

“상언 씨 걱정이 지극히 정상적이죠. 하나는 이성 문제에 있어서 민감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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