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아주머니, 사실 전 결혼 날짜를 이미 봐 두었고, 유나에게 서프라이즈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장문호는 예의 있게 말을 꺼냈다. “시간은, 3일 뒤로 하죠. 그때, 베네치아 유람선이 S시에 머뭅니다. 결혼식은 그곳에서 하죠.”

“베네치아 유람선?”

허미숙은 이 얘기를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옆에서 듣던 허유나 역시 감탄해하면서 장문호를 보았다. “베네치아 유람선? 세계에서 제일 호화로운 그 베네치아 유람선?”

“맞아.”

장문호는 머리를 끄덕였다.

눈빛엔 오만함이 가득했다.

아무나 그 유람선에서 결혼식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는 장씨 가문이 S시에서의 권력을 설명해 주고 있다!

“아, 진짜야? 자기야?”

허유나는 감격한 나머지 감정이 제어되지 않았다.

유람선의 가치만 해도, 1조 달러는 넘었으니!

그 유람선은 해상의 궁전이었다!

중요한 것은, 베네치아 유람선의 주인은, 현재 세계 부자 1순위인 흑제의 소유였다!

“세계에서 제일 호화로운 유람선?”

허미숙은 이 얘기를 듣자, 눈에서 빛이 났다. “사위, 정말 신경 많이 썼네!”

“매형, 정말 대단하세요!”

허태웅은 바로 호칭을 바꿨다.

“하하.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유나만 행복해한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장문호는 웃으면서 허유나를 바라보았다. “허유나, 내가 준비한 것에 만족해?”

“그럼, 당연히 만족하죠!”

허유나는 머리를 끄덕였다.

“그럼, 우리 결혼식 올리자, 좋은 날짜를 선택해서. 어때?”

이것 역시 그의 계획 중 하나였다.

결혼식을 이용하여 허유나를 감동시키고, 그가 원하는 것을 얻은 후, 허유나를 버리는 것이었다.

혼인 신고는,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좋은 날짜는, 그저 시간을 끄는 수단일 뿐이다.

“그래요, 좋아요!”

허유나는 장문호에게 감동한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 “자기야, 내가 많이 사랑하는 거 알죠?”

말하면서, 그는 장문호에게 키스했다.

“나도 사랑해.”

장문호는 가볍게 웃었다.

이 모든 것은, 그의 계획으로 잘 진행되었다.

“맞자, 자기야. 베네치아 유람선은 한번도 S시에 머문 적이 없는데, 이번에 어떻게 왔지?”

갑자기 허유나는 이상한 질문을 했다.

베네치아 유람선처럼 호화로운 유람선은, 적어도 대도시 레벨이 되어야 머물고, 하루 이상 머물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 왜 S시에 머무는 것일까?

“내가 알기로는, 흑제가 신비한 분을 맞이하기 위해서 머문다고 들었어.”

장문호가 대답했다.

“어떤 사람이기에, 세계 제일 재벌이 직접 맞이해?”

허유나가 듣더니, 삽시간에 놀랐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S시에 있다고?

“그건, 나도 몰라.”

장문호는 머리를 저었다.

“자기야, 우리 그럼, 그 사람도 볼 수 있는 거 아니야?”

허유나는 격동하면서 물었다.

“당연하지. 적어도 흑제를 만나는 건 문제가 안 되지.”

장문호는 오만하게 얘기했다. “우리 결혼식 때, 흑제가 직접 축복해 줄 거야.”

그가 얼마나 대단해서가 아니고, 베네치아 유람선에서 결혼식을 하면, 흑제는 늘 직접 축복해 주었다. 그들이 행복하기를.

하지만, 이 일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적었고, 그 역시 흑제 비서에게서 듣고 알게 되었다.

“자기야, 정말 대단해. 너무 사랑해!”

허유나는 당연히 이 사실을 알 턱이 없었다. 그녀는 장문호에게 어서 아이를 낳아주고 싶었다.

흑제, 세계 갑부!

그는 꿈에서도 만나고 싶었던 그런 인물이다!

그리고 흑제가 맞이하는 그 사람은, 그때 그녀가 기회가 된다면, 한번 만나보고 싶었다!

그렇게 되면, 관계를 이용해서, 그녀는 더 높은 곳까지 바라볼 수 있으니!

그녀는, 아주 자신만만했다.

외모이든, 능력이든!

……

한편, 청운별장.

청운 별장에 도착한 임유환은, 제일 호화로운 1호 별장에 들어갔다.

별장 주위는 구름에 뒤덮여 있었고, 마치 선경을 방불케 했다.

5년만에, 다시 별장으로 돌아왔다.

임유환은 소파에 앉았다. 순간 감개무량했다.

저녁이 되었다.

그는 배가 너무 고파서 냉장고를 열어 보았지만, 냉장고는 텅텅 비어있었다.

늦은 밤, 그는 다른 사람의 휴식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배달 음식을 시켰다.

하지만, 청운 별장의 보안이 워낙 잘 되어 있어서, 그가 사는 곳까지, 배달원은 들어올 수가 없었다.

임유환은 나가서 가지는 수밖에 없었다.

그는 평소 즐겨 먹는 우육을 들고, 별장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이때,

롤스로이스 차가 들어왔다.

차 안에, 장문호와 허유나가 앉아 있었다.

그들은 근거리에서 임유환을 보았다.

허유나의 눈에는 역겨움이 가득했다. “저놈이 어떻게 여기까지. 엄마 말이 맞았어. 나한테 매달릴 생각이었어!”

“자기야, 잠깐 차 좀 세워줘요. 얘기를 똑바로 해야겠어요. 다시는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말라고!”

허유나가 얘기했다.

임유환 때문에 그녀와 장문호 사이에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았다.

“내가 같이 가줄게.”

장문호도 주동적으로 참여할 생각이였다.

그는 허유나를 도구로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자기 물건에 손을 대는 것은 용납할 수가 없었다.

롤스로이스는 임유환 앞에 멈춰 섰다.

강렬한 불빛이 그의 눈을 불편하게 했다.

한참 후, 차에서 두 사람이 내리는 것을 보았다.

장문호와 허유나였다.

허유나는 하이힐을 신고 화가 나서 임유환 앞에 와서 그를 욕했다. “임유환, 내 동생을 때린 것에 대해서 아직 너한테 따지지 못했어. 그런데 무슨 체면으로 나를 따라 와?”

“얘기해, 낮에 너 내 전화 잘도 끊었잖아. 그리고 뭐? 우리 집안에서 귀찮게 하지 말라고? 그런데 네가 왜 나를 따라다녀?”

“내가 너를 따라다닌다고?”

임유환은 어이가 없어 냉소를 지었다.

그가 왜 이렇게 재수가 없나 했더니, 또 이 여자를 만난 것이었다.

“그럼, 아니야?”

허유나는 악의적으로 임유환을 바라보았다.

“내가 여기에 사는데, 뭐 문제 있어?”

임유환은 차분하게 허유나를 보았다.

“네가 여기에 산다고?”

허유나는 멈칫하다가 임유환 손에 든 배달 음식을 보고, 조롱하는 말투로 얘기했다. “가난해서 배달 음식밖에 먹을 것이 없는 주제에, 돈이 있는 척하기는. 그럼 얘기해 봐, 몇 호 별장에 사는지?”

“1호.”

임유환은 아무 의미를 두지 않고 얘기했다.

“1호? 자기야, 저놈이 1호 별장에 산대!”

허유나가 듣더니, 어이없어하며 얘기했다.

“그래?”

옆에서 듣던, 장문호 역시 얼굴에 경멸하는 표정이었다.

청운 별장이 어떤 곳인지는 일단 잠시 놔두고, 그조차 산언덕에 있는 별장을 겨우 살 정도이다,

1호 별장의 주인은 흑제이다!

“임유환, 정말 뻔뻔하구나. 1호별장, 주인이 누구인지 알기나 해?”

허유나가 경멸하는 말투로 얘기했다.

“내가 얘기했잖아, 나라고.”

임유환은 서술하듯 얘기했다.

“임유환, 이제 제발 그만 해. 거울 좀 봐. 네가 1호 별장에 살 돈이 어디 있다고 그래?!”

허유나는 정말로 임유환 때문에 화가 치밀었다.

이놈이, 누굴 바보로 아나?

“내가 살 수 있든, 없든, 너랑 무슨 상관인데?”

임유환은 무표정으로 얘기했다.

“너!”

허유나는 화가 나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더는 참지 않고 바로 임유환의 거짓을 까발렸다. “그럼, 내가 알려주지. 1호 별장의 주인은 흑제야! 세계적인 갑부, 흑제!”

“아, 그리고, 또 한가지 알려 줄 것이 있어. 3일 후면, 난 문호 씨와 결혼 해. 이후엔 제발 좀 나한테 달라붙지 말고 꺼져 줄래? 넌 이젠 기회 없어!”

“너 결혼해? 축하해.”

임유환은 듣더니, 담담하게 웃을 뿐이었다.

허유나는 멈칫했다.

임유환이 이런 태도일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녀는 주먹으로 솜을 치고 있는 기분이었다.

이럴수록, 그녀의 화는 더 커져갔다.

그녀가 보고 싶었던 것은, 임유환이 장문호와 그녀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실태 하는 모습이었다. 지금처럼 담담한 모습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