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훈은 이렇게 말하면 임유환이 분명 자존심 상해할 거라고 생각하며 내심 기뻐했다. 하지만 임유환은 그의 예상과는 달리 담담히 웃으며 대꾸했다.“그쪽한테 그런 말을 할 자격은 없어 보이는데요?”“내가 왜 자격이 없어요?”모두가 제 발아래에 있다고 생각하는 조명훈은 여전히 우쭐대며 물었다.“그럼 말해봐요. 잘난 게 뭐가 있는지.”웃으며 도발하는 임유환에 마침 제 자랑을 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하던 조명훈은 고개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나 예령대 금융학 석사예요. 앞으로 아버지 뒤를 이어서 세무부 부장이 될 거라고요.”“그러니까 부모님 빼면 잘난 게 없네요.”“당신!”임유환의 조소에 조명훈은 발끈하다가 이내 진정을 하고는 비웃음을 흘렸다.“부모님 잘 만난 것도 능력이죠. 설마 질투해요 지금?”“제가 당신을 질투할 필요까지 있을까요?”“그런 것 같아요 내눈엔.”임유환은 고개를 저었지만 조명훈은 멋대로 단정 지으며 말했다.“그리고 부모님 아니어도 난 이미 예령대 석사학위를 받은 고학력자라고요!”“아, 그 돈만 주면 아무나 들여보낸다는 대학?”세계 각지에 제 세력들이 흩어져있는 임유환이 예령대를 모를 리가 없었다.아무 금융학 석사학위라 해도 돈으로 만들어낸 걸 모르는 이가 더 드물었기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다.제 치부가 임유환에 의해 들춰지자 조명훈은 발끈하며 소리쳤다.“너!”“됐어, 됐어. 그만하고 앉아.”제 아들이 밀리자 조덕화가 나서서 말리는 척하며 조명훈을 위해 한마디 더 보탰다.“자네가 우리 아들한테 안 좋은 소리 들어서 기분 나쁜 건 알겠어.”“근데 존엄이라는 게 그냥 주어지는 건 아니잖아. 돈과 권력을 다 가져야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거지.”“우리 아빠 말 들었죠!”조명훈이 우쭐거리며 임유환을 보자 임유환은 그런 조명훈을 무시하고는 조덕화를 향해 말했다.“그건 제가 아저씨보다 잘 알 것 같은데요.”한낱 세무부장 따위와는 말도 잘 섞지 않는 임유환이지만 조덕화 일가가 윤동훈과 그 가족들을 은근히 무시하는 게
“아저씨, 아주머니. 제가 꺼낸 말이니까 제가 해명할게요. 동훈 아저씨 힘들게 하지 마세요.”임유환이 차갑게 말하자 소민지는 그에게로 시선을 옮기며 말했다.“능력은 없는 게 말만 번지르르하네!”“네가 해명할 자격이나 있어?”“저를 가르치려 드시는 아주머니 자격에 대해서 저는 아직 묻지 않은 것 같은데요.”“허!”임유환이 옅은 미소를 띠며 소민지를 향해 말하자 소민지는 화가 치밀어올라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유환 씨, 이제 그만 해요...”윤동훈은 상황이 안 좋게 흘러가자 임유환을 말리며 조덕화 일가를 향해 말했다.“형님, 형수님.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소민지는 아직도 코웃음을 쳤지만 조덕화는 저의 너그러움을 보여주기 위해 화를 삭이며 말했다.“됐어, 아직 어려서 뭘 모른다고 생각하지. 다 오랜 친군데, 얼른 주문부터 해.”“감사합니다, 형님, 형수님!”윤동훈이 연신 감사 인사를 하자 소민지는 임유환을 노려보며 한마디 더 했다.“봤어? 이런 너그러움을 보고 배우라고!”임유환도 소민지를 바라만 보며 윤동훈이 난처해지는 게 싫어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네, 네!”윤동훈이 자리에 앉아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김선의 표정은 이미 굳을 대로 굳어져 있었다.망신당하러 제 발로 찾아온 꼴이었다.급격히 안 좋아진 분위기에 안절부절못하던 윤서린도 임유환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미안해요 유환 씨, 이런 일에 휘말리게 해서...”“괜찮아. 일단 밥부터 먹어. 이 일은 나중에 얘기하자.”“네.”임유환이 다정하게 말하자 윤서린도 그제야 안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여기, 주문!”조덕화가 직원을 불러 주문을 마치자 빠르게 음식들이 테이블에 올랐다.그런데 사람은 여덟인데 음식은 일곱 가지가 전부였다.수프 하나에 소고기, 그리고 해철 무침, 송화단을 제외하고는 전부 나물들뿐이었다.S 호텔에 랍스타, 킹타이거 새우 그리고 다른 메인 요리들이 많았는데 그런 것들은 하나도 주문하지 않은 것이다.올라온 거라고는 집에서도 흔히 먹
“하하, 난 그냥 친구 집안 상황이 어떤지 확인 차 물어본 것뿐인데.”“그러세요?”조덕화가 손을 저으며 말하자 임유환은 그런 조덕화를 보며 웃음을 지었다.분명 웃고 있는 표정이었지만 조덕화는 마치 임유환에게 제 속내를 들키기라도 한 듯 마음이 불편해졌다.그리고 아까부터 간신히 참고 있던 김선도 친구의 곤란한 상황을 재미 삼아 자신의 지위를 돋보이게 하려고 수작질을 하는 조덕화에 이를 갈았다.하지만 윤동훈은 속도 없는지 여전히 조덕화의 체면을 챙겨준다고 또 실없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문제는 이미 다 해결했어요, 형님.”“그래? 다행이네.”조덕화는 겉으로는 태연한 척해도 그 큰 위기를 이미 저절로 해결했다는 윤동훈에 깜짝 놀랐다.그때 김선이 윤동훈의 허벅지를 힘껏 꼬집으며 노려봤다.임유환이 계속 말하게 두지 왜 혼자 좋은 사람인 척 나서냐는 뜻이었다.“여보, 다들 친군데. 체면 구기면 안 좋잖아...”윤동훈이 김선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지만 김선의 마음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체면? 저 사람들은 당신 체면 생각도 안 하는데 왜 혼자 바보같이 그래?”“이번 한 번인데...”윤동훈이 애원을 하며 말했다.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정치인들에게 밉보이는 건 큰 손해였기에 윤동훈도 지금 온 힘을 다해 참고 있었다.더욱이 조덕화는 제 친구인데 서로 불쾌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한편 김선과 윤동훈이 낮게 속삭이는 걸 본 조덕화가 웃으며 물었다.“동훈아, 제수씨, 무슨 얘길 그렇게 해요?”“아무것도 아니...”윤동훈의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김선이 입을 열며 대답했다.“그냥 회사 얘기 좀 했어요. 요즘 작은 회사 두 개 정도 인수할까 생각 중이거든요.”“인수요?”“제수씨 말은 요즘 회사 상황이 좀 좋아졌다는 뜻인가요?”깜짝 놀란 듯 보이는 조덕화에 김선이 웃으며 말했다.“네. 다 우리 사위 덕분이죠. 사위가 아니면 우리 집이 어떻게 채권 문제도 해결하고 2만 억이 넘는 계약 건까지 따내겠어요?”“2만 억이 넘는 계약이요?”
“그게...”윤동훈의 굳은 표정에도 조덕화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동훈아, 체면이 뭐 그렇게 중요하냐, 윤 씨 집안이 S 시에서 어느 정도인지 내가 네 친구로서, 또 세무부장으로서 모르겠어?”“형님, 오해에요. 우리 집안이 어떻게 Y그룹과 계약을 하겠어요? 이건 다 우리 사위가 도와줘서 따낸 계약이에요.”“사위?”조덕화는 아까보다 더 경멸 어린 눈길을 보내며 눈을 크게 떴다.“잠깐, 근데 너 아까 뭐라고 했지? Y그룹과 계약을 했다고?”“네, 형님.”“정말 허풍이 장난 아니게 늘었네.”윤동훈이 그렇다며 끄덕이자 조덕화는 속으로 웃음을 내뱉으며 고개를 저었다.Y그룹은 S 시에서 제일 큰 회사인데 그 사장은 흑제였다.세계 제일 갑부 흑제, 시장도 함부로 만날 수 없는 사람인데 임유환같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그런 능력이 있을 리가. 허풍이 분명했다.“형님, 정 못 믿으시겠으면 나중에 우리 집에 한 번 오세요. 계약서 보여드릴게요.”윤동훈이 정말이라며 말했지만 조덕화는 여전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조덕화는 윤동훈이 제가 집에 가지 않을 걸 알고 일부러 이렇게 얘기하는 것 같았다.낡은 동네에 백 평 남짓한 집에 손님으로 가는 건 제 체면만 구기는 일이었다.“형님, 저는...”여전히 믿지 않는 조덕화에 윤동훈이 또 해명하려고 하자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던 임유환이 나섰다.“아저씨, 됐어요. 어차피 안 믿는데 뭐하러 일일이 해명해요. 우린 돈만 잘 벌면 되잖아요.”“그래도 유환 씨, 아... 됐어 그럼.”임유환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윤동훈도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동훈아, 너희 집안은 다 이렇게 허세를 부리니 어쩜.”조덕화는 가소롭다는 듯 윤동훈 일가를 훑어보며 혀를 찼다.이게 바로 계급 차이라는 건가...“여보, 이제 이런 집안이랑은 거리를 좀 둬요. 다른 사람들이 우리도 사기꾼이라고 수군댈까 봐 무서워요. 그럼 우리 명예만 더러워지잖아요.”얼굴에 멸시와 혐오를 잔뜩 드러낸 소민지도 조덕화를 거들
”허유나, 대체 나한테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데?”“결혼생활 5년 동안, 내가 그렇게 부족했어? 왜 나 몰래 다른 남자랑 호텔까지 가는 건데!”별장 안.임유환의 두 눈은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그는 검은색 정장 차림을 하고 있는 미인에게 핏대를 세워가며 따져 묻고 있었다.그들 앞에 있는 테이블 위에는 허유나가 낯선 남자에게 안겨 호텔 안으로 들어가는 사진이 몇 장 놓여있었다.“유환 씨, 설마 나 미행한 거야?”허유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상 위에 놓여 있는 사진을 쳐다보았다. 예쁜 그녀의 얼굴에는 조금의 죄책감도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차갑게 말하고 있었다. “이미 이렇게 된 거, 우리 그냥 이혼 하자.”“이혼?”그녀의 말에 임유환은 그만 머리가 띵해졌다. 충격을 받은 건지 몸까지 비틀거리고 있었다.그는 단지 허유나의 해명을 듣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가 우려했던 일은 없었다고, 설사 그것이 거짓말이라고 해도 말이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이혼하자는 말뿐이었다.“그래, 이혼.”“자. 이혼서류야, 어서 사인해.”허유나는 5천만 원이 넘는 에르메스 핸드백에서 이혼서류를 꺼내더니 그것을 임유환의 앞에 내려놓았다.그녀의 행동에 임유환은 믿기지 않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는 유나가 미리 준비해 온 이혼 합의서를 멍하니 쳐다보며 그녀에게 물었다. “너, 벌써부터 나랑 이혼할 생각 하고 있었던 거야?”“네가 자초한 일이야.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바로 다른 사람이 날 미행하는 거야.”허유나의 말투는 무척이나 냉정했다.“그래서, 결국 다 내 잘못이라는 얘기네?”“유환 씨,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마. 최근 몇 년 동안 당신, 내 돈으로 생활했잖아. 내가 누구랑 같이 있든 당신이 간섭할 자격은 없는 것 같은데.”“간섭할 자격이 없다니? 허유나, 넌 내 와이프야! 나 임유환은 법적으로 와이프의……”임유환은 그녀에게 소리치려 했었다. 하지만 눈앞에 놓인 이혼서류를 보는 순간 소리칠 용기를 그만 잃어버렸다.그는 주먹을 꼭 쥐
눈앞의 엄청난 장면에 대하여,임유환은 태연한 태도를 유지했고, 매우 놀라 하지도 않았다.“임 선생님, 안녕하십니까!”줄지어 서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공손하게 인사했다.“그래요.”임유환은 머리를 끄덕여 인사하고, 차에 탑승했다.그러자 동시에 전화가 연결되었다. “주인님!” 이때, 공손하게 인사 올리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흑제.”임유환이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주인님, 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주인님 안 계시는 동안, 주인님께 소속되어있는 전국의 150개 회사, 그리고 해외 자회사의 100조원의 자산은 제가 분부대로 잘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주인님께서 돌아오셨기에, 이 자산은 제가 오늘 내로 순차적으로 주인님께 전달해 드리겠습니다.”“그렇게 급하게 줄 필요 없어. 자네도 알고 있듯이, 난 5년 동안 나태해졌어.”“그 여자 때문에 주인님께서 많이 힘드셨겠네요.”흑제의 말투에 순간 냉기가 가득했다. “주인님, 그 여자의 회사가 부도나게 조치할까요?”최근 몇 년 동안, 임유환이 허유나의 사업에 도움을 주라고 얘기하지 않았으면, 그 여자의 회사는 오늘의 성공은 없었을 것이다. 그녀는 또 무슨 능력으로 S시의 걸출한 기업가가 되겠는가?은혜도 모르는 여편네!“됐어, 그대로 둬.”임유환은 차분하게 얘기했다.그래도 부부로 함께한 세월이 있는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허유나의 진정한 모습을 안 후, 그는 이젠 아무런 감정도 남아 있지 않았다.그리고,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네, 주인님!”흑제는 명을 받들고, 이어서 또 물었다. “주인님, 최근에 S시에서 지내실 겁니까?”“그래, 잠시 여기서 먼저 지낼 생각이야.”“주인님, 그럼, 제가 S시에 있는 5개의 회사를 먼저 주인님께 넘겨드리겠습니다.”“자네 정말……”임유환은 웃으면서 머리를 저었다. “그래, 그럼, 그것만 먼저 줘.”“네, 주인님. 호텔까지 포함하여, S시에 총 5개의 회사를 소유하고 계십니다. Y 그룹은 현재 시가 총
설마 윤서린이 그녀 모르게 임유환과?그럴리가 없어! 허유나는 그럴 가능성을 배제했다.결혼 생활 5년 동안, 그녀는 한 번도 임유환에게 친구를 소개하지 않았다.그리고, 윤서린의 외모는 물론, 그 가문에서, 임유환처럼 볼품없는 남자를 받아 줄 리가 없다.윤씨 가문은 S시에서 재벌급은 아니어도, 역사가 깊은 집안이다.이 리본 머리핀은, 임유환이 필시 어디에서 주워 오거나 훔친 것이 분명하다!이놈이 많은 재벌 가 여인들이 자신에게 편지 보는 것처럼 위장하는데, 그보다 더한 일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었다!하지만, 확인차 그녀는 윤서린에게 전화해서 묻기로 했다.자신은 바람을 피워도, 임유환이 바람 피우는 것은 그녀는 용납할 수가 없었다.허유나는 윤서린에게 전화했지만,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전화를 안 받아?”허유나는 눈썹을 찌푸렸다.하지만 아마 지금쯤 서린은 회사 일로 바쁠 거라는 생각에 조금 후에 다시 전화해 보기로 다짐했다. 그녀는 장문호와 함께 Y그룹에 가서 프로젝트 관련 회의에 참석하기로 약속되었다. 미팅 끝난 후, 둘은 같이 저녁 식사하기로 약속하였기에, 예쁘게 치장해야 한다.허유나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머리핀을 서랍에 넣어 둔 뒤, 거울 앞에 와서 화장하기 시작했다.……오후 2시 반.임유환은 마이바흐를 타고 Y그룹에 갔다.눈앞에 있는 높은 건물을 보니, 익숙하고 또 낯선 감정이 벅차올랐다.5년 동안, 변화가 너무 많았다. 회사를 포함하여.하여, 그는 일부러 30분 일찍 왔다. 회사가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해서.감개무량한 마음을 안고,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로비의 배치는 기존과 다르지 않았다. 규모가 더 커진 것 외에는.“흑제, 신경 많이 썼네.”임유환은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고, 로비를 조금 더 둘러볼 생각이었다.띵.그때,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엘리베이터 안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웃으면서 안에서 걸어 나왔다.남자는 진 청색 정장을 입었고, 올백 머리를 하고 선글라스를 하고 있었으며,
임유환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그렇다면, 그동안 그가 잘못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그렇다면, 똑같은 머리핀이 두 개라는 뜻이고, 애초에 그 선량한 여자는 허유나가 아니란 얘기가 된다!“왜? 내가 딱 맞게 얘기했나 보지?”허유나는 임유환의 반응을 보아, 자기가 맞게 짚은 줄로 착각하고, 눈빛에 역겨움이 가득했다.임유화의 머릿속은 텅 비었다. 그는 허유나의 얘기는 도통 귀에 들리지 않았다.“얘기해, 아깐 그렇게 잘도 얘기하더니, 지금은 왜 벙어리가 되었어?”허유나는 눈썹을 치켜들고, 기세등등해서 얘기했다. “내가 어떻게 당신 같은 사람이랑 5년 동안 같이 생활했지? 임유환, 당신 오늘 나에게 정신 피해 보상을 해 주지 않으면, 난 당신 가만두지 않아.”“너 이 변태 자식, 미치광이! 말해, 너 내 절친 얼마나 오랫동안 노린 거야?”“너 그 입 당장 다물어.”정신이 돌아온 후, 감정 없이 허유나를 바라보았다. “난 네 절친 물건 훔친 적이 없어!”그는 지금 마음이 혼란스러웠고, 귀엔 잡소리만 들렸다.허유나는 멈칫했다.이 자식이 감히 나한테 소리쳐?!결혼 5년 동안, 임유환이 하루도 빠짐없이 그녀의 뜻대로 하지 않고, 잘해 주지 않은 적이 없었다.“아, 진짜!”허유나는 생각할수록 화가 나서, 임유환에게 소리쳤다. “이 병신새끼, 그동안 내가 벌어다 준 돈으로 생활했으면 됐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소리까지 쳐?”“소리 그만 칠 수 없을까? 너무 시끄러워서 말이야.”임유환은 허유나를 쳐다보며 말했다,“내가 말했지.네 친구 물건 훔친적 없다고.”“안 훔쳤다고? 그럼 얘기해 봐, 그 머리핀 어디서 난 건지?”허유나는 이를 악물었고, 온 얼굴에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당신이랑 뭔 상관인데?”임유환의 눈빛은 차가워졌다.“너!”한마디 말에, 허유나는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그래, 임유환, 이혼 후에도 나한테 그런 태도인지 어디 한번 보지. 애초에 내가 정말 눈이 삐었지. 너 같은 남자를 먹여 살리다니. 변태 자식, 정말 역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