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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화 왕비가 화를 내는 건 당연한 겁니다

우문호는 방에서 한바탕 화를 내고 나니 입맛도 사라졌다. 오늘 관아에서 하루 종일 사체를 보고, 하루 종일 멸문사건의 재구성을 들었지만 아무런 단서도 나오지 않아 마음속으로 조급하기도 하고 울화도 치밀어 올라있던 차 돌아와 서일이 만들어낸 이 망할 일 때문에 더는 화를 참지 못하고 폭발해 버렸던 것이다.

“탕양은?”

그는 화를 낸 후 씩씩거리며 기라에게 물었다. 그러자 기라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왕야께 아룁니다. 탕 대인은 오늘 저녁 무렵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는 탕양이 원경능을 마중 갔을 거라 생각하고 말했다.

“가서 문지기한테 이르거라. 탕 대인더러 들어오는 대로 소월각에 들라 전하라고.”

“네!”

기라는 재빨리 나갔다. 마치 큰 사면을 받은 기분이었다.

우문호는 목욕을 한 후 방에 앉아서 차를 마셨다.

그는 계속 밖을 주시했다. 탕양은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것인가? 탕양이 안 돌아왔다는 건 그녀도 안 돌아왔다는 것을 의미했다.

일주향이 타들어 가는 시간이 지나자 탕양이 급급히 안으로 들어왔다.

“왕야, 저를 찾으셨습니까?”

“어디 갔었느냐?”

우문호는 찻잔을 내려놓으며 그를 쳐다보고는 짐짓 그가 원경능을 마중하러 갔을 거라 생각지 못했다는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하지만 탕양은 이렇게 말했다.

“소인 오늘 마을(庄子)에 다녀왔습니다. 추수가 곧 다가와서요.”

우문호는 ‘오’ 한마디를 하며 말했다.

“마을에 다녀왔군. 그럼 됐었다. 나가보거라.”

탕양은 감히 머무르지 못하고 서일 그 나쁜 놈이 돌아오기 전에 재빨리 도망쳤다. 우문호는 기라를 불러 물었다.

“왕비는 돌아 왔느냐?”

“왕야께 아룁니다. 왕비께서는 이미 돌아와 봉의각에 계십니다.”

“돌아왔다고? 언제 돌아온 것이냐?”

기라는 신중하게 답했다.

“아마 오신지 얼마 안될 겁니다.”

우문호는 그녀도 내보냈다.

“알겠다. 너도 나가보거라.”

기라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돌아서 나갔다. 왕야는 요즘 참 변덕스러웠다.

우문호는 앉아서 차를 마셨지만 마음을 쉽게 진정시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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