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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화 모자간의 한 차례 담화

오늘 그녀는 매우 고귀하게 입었다. 금은실로 박쥐 많은 자손들을 수놓은 비단 의복에 목에는 둥글고 윤택이 있는 남주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이 남주는 궁중 태후의 것보다도 더 둥글고 컸는지라 태노부인은 자신의 위치가 태후 소씨 보다 낮지 않다고 여겼었다.

단정하고도 위엄 있는 자태로 희뿌연 문 밖을 바라 보고 있는 태노부인의 눈빛은 막연했다.

또한 저수부는 두 손을 소매에 넣고 있었는데 마치 길거리에서 다른 사람이 바둑 두는 것을 구경하는 일반 영감 같았다. 등이 조금 굽었고 어깨도 조금 휘었는데 눈썹 끝이 축 처져있었다. 그러나 이글이글한 눈빛으로 밖을 바라 보고 있었다. 그러한 눈빛아래 밖에 어떠한 잡귀신이 있다 하여도 종적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왜 이 어미에게 이렇게 대하는 것이냐? 난 너를 양육하였고 지금의 너로 만들어주었는데 왜 이렇게 불효를 저지르는 것이냐?"

결국 태노부인이 먼저 원망 섞인 말을 내뱉었다.

"불효라고요?"

저수부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여태껏 이 아들이 효성스럽지 않았습니까? 모친께서 말하시는 것 모두 그대로 했습니다. 모친께서 여태껏 만사가 순조롭게 보내셨고 매일 열명이상의 사람들이 찾아왔었습니다. 당신은 존귀함과 부귀영화 어느 한 가지가 부족했던 적이 있었습니까?"

태노부인이 싸늘하게 웃었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이 모두 네가 준 것이 아니다."

"제가 준 것이 아니고 누가 준 겁니까? 밖에 있는 사람들과 부중의 가족들이 모친의 항렬이 높다고 하여 존중하는 것 같습니까?"

저수부가 담담히 말했다.

"넌 이 어미에게 복수하는 것이다. 너처럼 이렇게 하는 아들이 없어."

태노부인이 화를 냈다. 저수부는 고개를 저었다.

"복수를 하려면 여태껏 기다리지 않았을 겁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하는 것이냐?"

태노부인은 그를 바라 보며 실망한 듯 고개를 저었다.

"네가 이렇게 하여 우리 저씨 가문의 존귀한 위치를 완전하게 잃게 된다는 걸 알고 있느냐? 그렇다면 다른 가문들과 무슨 다른 점이 있단 말이냐? 심지어 다른 가문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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