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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화 모두가 화를 내다

저명양이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에 어머니께서 저더러 초왕에게 시집가라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초왕에게 시집가기 싫어요. 게다가 시집가면 측비가 되는 거잖아요. 저는 첩이 되고 싶지 않아요.”

저명취의 눈에는 이채가 스쳤다.

“초왕 쪽은 그나마 나은 편이야. 태후는 초왕비를 크게 나무라지 않으시거든. 초왕의 모비인 현비마마는 태후의 친 조카잖아. 이런 연고로 태후는 초왕부의 사람에게 많이 관대하단다. 초왕비를 좀 보렴, 혼인 후 입궁하여 문안 인사를 올린 적도 별로 없는데 태후께선 아무 말도 하지 않으시잖아.”

“초왕은….”

저명양의 머릿속에 수려한 사내가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그를 본건 성문(城门)에서였다. 그때 그는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조정으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커다란 준마(骏马)를 타고 황금색 갑옷을 두르고 있던 그는 매우 위풍당당하였다.

사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녀는 초왕을 알고 지냈었다. 그때 그는 자주 저택에 왔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가 큰언니를 보러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담담히 말을 이었다.

“저는 초왕에게 시집가기 싫어요.”

저명취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

“어째서?”

그녀는 사실 동생의 속마음을 알고 있었다. 매번 초왕이 올 때마다 동생은 문 뒤에 숨어서 그를 몰래 훔쳐보곤 했었다.

“원씨 집안의 여식과 혼인했잖아요. 원경능 같은 여자도 부인으로 맞이한다니, 제 눈에는 안차네요.”

저명양이 대답했다.

“그는 원씨 집안 사람에게 모함당한 거야. 어쩔 수 없었어. 게다가 조부께선 만약 네가 시집가길 원한다면 초왕과 원경능을 이혼하게 하실 거라고 했어.”

저명양은 그녀를 바라보며 입 꼬리를 말았다.

“큰언니는 왜 초왕에게 시집가라고 저를 설득하세요?”

저명취가 말했다.

“이 큰언니는 다 널 생각해서 그러는 거야. 초왕은 보기 드문 좋은 사내야. 네가 그에게 시집간다면 넌 꼭 행복할거야.”

저명양이 냉소했다.

“그래요? 그렇게 좋은데 언니는 왜 시집 안 갔어요?”

저명취가 가라앉은 눈빛으로 말했다.

“그가 이미 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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