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상자를 꺼내 앉아 침술을 시행할 준비를 했다.“잠깐만요, 뭐 하는 겁니까?”양운철이 호통을 쳤다.“치료요!”“누가 당신더러 치료하라고 했어? 분명히 말하는데, 난 이미 경성의 명의인 이대선 신의를 청했어. 그분이 곧 도착할 거니까. 빨리 비켜.”양운철이 호통을 치다가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아버지가 착각하셨나? 이런 애송이를 신의라고 데려오다니, 사기꾼같이 생겼구만.”지연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들의 말에 동의한다는 뜻이었다.예천우의 얼굴이 찌푸려졌다.그때 문 앞에 두 사람이 나타났는데, 그중 한 명은 희끗희끗하고 약상자를 들고 있는 노인이었다.양운철은 재빨리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이 신의 맞으시죠? 드디어 오셨군요. 빨리 제 여동생 좀 봐주세요.”“그래!”이 신의가 거만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빨리 비키지 않고 뭐해? 내 여동생의 치료를 방해한다면, 너 같은 놈 10명의 목숨으로도 보상할 수 없어!”양운철은 예천우에게 대놓고 욕을 퍼부었다.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옆으로 걸어갔다.한 사람의 목숨이 걸린 일이 아니었다면, 그는 바로 자리를 떠났을 것이다.이 신의가 앞으로 나와 그녀의 맥을 짚어 보더니 바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아, 단지 한독이 침입했을 뿐이야. 침 몇 번 맞고, 약 몇 번 바르면 반드시 나을 거야.”양운철은 자기가 무슨 큰 공이라도 세운 듯 기뻐하며 말했다. “봤어? 이게 진정한 신의야!”이 신의의 은침이 그녀의 손을 찌르려고 하는 순간, 예천우가 눈을 찌푸리며 말했다. “당신이 이 바늘로 찌르면, 목숨을 구하기는커녕, 오히려 목숨을 앗아갈 겁니다.”그의 말에 이 신의가 살짝 멈칫했다, 도대체 무슨 신분이길래, 자신의 실력에 의문을 품는 건지, 기분이 언짢아졌다.그러자 또다시 양운철이 나서서 말했다.“이봐, 이 신의가 계신데,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너도 이 신의가 어떤 사람인지 알 거야. 의사협회의 부회장님이라고!”더 이상 헛소리하
“아이씨, 당신이 모르면 누가 알아요. 신의 라면서요.”양운철은 자기가 큰일을 해결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되니 화가 치밀었다.만약 양체은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정말 끝장이다.양체은은 점점 힘이 빠져 떨지도 못하고 있었다. 점점 죽어가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양운철의 얼굴도 점점 더 굳어졌다. 방금 예천우가 한 말이 생각났다. 그가 이렇게까지 정확하게 말할 줄 몰랐다. 순간, 자신이 진짜 큰 실수를 저지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리고 바로 후회할 것이란는 예천우의 말이 생각났다.그의 말이 맞았다. 그는 지금 정말 후회하고 있다.이때 양대복이 서둘러 집에 돌아왔다. 그는 들어오자마자 예천우를 보며 다급히 물었다.“예 선생님, 우리 체은이는 좀 어떤가요?”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양운철을 쳐다보았다.“저 사람한테 물어봐!”양대복은 다들 왜 당황한 표정으로 서 있는지 의아했다. 그러다 옆에 침을 들고 있는 이신의를 보고, 대략 짐작한 듯 위압적인 태도로 말했다.“양운철, 어떻게 된 거야!”양대복의 분노에 찬 호통에, 양운철은 그대로 멍해졌다.이 신의는 창백한 얼굴로 씁쓸해하며 말했다.“양 회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용서하세요. 따님은 이미 저세상으로 떠나셨습니다.”“뭐야!”양대복은 창백해진 얼굴로 휘청거렸다.아!지연수는 결국 못 참고 통곡했다. 그녀도 지금 후회하고 있었다. 만약 예천우가 손을 썼다면, 양체은이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양운철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너, 너, 멍청한 놈!”양대복은 화가 나서 양운철을 발로 걷어차고는 애걸하는 눈빛으로 예천우를 쳐다봤다.“걱정 마, 아직 살아있으니까.”예천우가 말했다.“네?”양대복은 황급히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용왕께서 손 쓰셔서 우리 체은이를 살려주세요!”조급해서, 호칭을 바꿔 부르는 것도 잊었다.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별 관심이 없었다.다들 그저 어이가 없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예천우가
마치 사소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 같았지만, 사실 양체은 몸의 한기가 보통이 아니어서 적지 않은 힘을 썼다.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양대복도 격동하여 소리쳤다.“예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자기 딸의 상황을 매우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명의들이 속수무책으로 있었던 문제를 용왕은 쉽게 해결했다.“예 신의의 의술은 정말 놀랍습니다.”“방금 이 늙은이가 눈이 멀어서 이렇게 귀한 분을 알아보지 못했네요. 양해해 주세요.”이 신의도 놀라서 지켜보다가, 이어서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괜찮습니다!”예천우도 이 신의를 인정하는 듯 예의를 차려 말했다.“그럼, 저를 제자로 받아들여 줄 수 있으실까요? 제가 의술을 잘 닦을 수 있도록 저를 제자로 받아들여 주십시오.”이 신의는 흥분한 목소리로 허리를 굽혀 부탁했다.당장이라도 그를 스승으로 모시고 싶었다.양운철은 멍하니 그 상황을 지켜봤다. 이 신의는 중의학계에서도 손꼽히고, 명성과 지위가 높은 신의인데, 지금 이 젊은이를 스승으로 모시겠다니.하지만 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그럴 시간이 없습니다.”이 신의는 난처한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여전히 끈질기게 말했다.“그럼, 카톡이라도 추가할 수 있을까요? 모르는 문제가 있을 때 제가 물어볼 수 있게요.”양운철은 완전히 멍해졌다. 심지어 방금 자신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잊어버릴 정도였다.예천우가 이 신의를 상대하려 하지 않는 걸 보고 양대복은 화가 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양운철, 너 이 개자식! 거기 서서 뭐 해! 선생님께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고!”양운철은 머리가 하얘졌다. 아버지는 어려서부터 자신을 끔찍이 아끼셨는데, 지금 이 어린 애송이에게 무릎을 꿇으라니.게다가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앞으로 어떻게 고개를 들고 다니란 말인가!“왜, 내 말이 말 같지 않냐?”“아니면 네가 양씨 집안에서 나갈래?”양대복은 얼굴을 붉히며 소리 질렀다.자신도 용왕님께 공손히 대하는데, 그런 큰 잘못을 저질러
식사를 마친 후, 양대복은 예천우를 천궐 1호 별장까지 바래다주었다. 그런 뒤, 그는 미리 준비해 두었던 선물을 꺼내 예천우에게 공손하게 건네 주었다.이신의는 예천우가 떠나는 뒷모습을 묵묵히 바라보며 매우 아쉬워했다.마음 같아서 그는 예천우의 집에 함께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이 집은 언제 봐도 참 아름다워…난 언제쯤 이런 근사한 별장을 가질 수 있을까.”같은 시각, 천궐의 산장을 걷고 있던 소정이 부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 정도 가격의 집은 지금도 살 수 있어. 저기 산 중턱에 있는 천궐 1호 별장이야말로 우리가 평생 돈을 모아도 사지 못할 거야…”옆에 있던 유걸이 말했다.“천궐 1호 별장이 얼마나 비싸길래, 너희 유 씨 가문도 사지 못하는 거야?”“우리 가문 재산을 통 틀어도 구매할 수 없을 거야.”유걸은 한숨을 길게 내쉬며 말했다. 그의 말대로 천궐 1호 별장은 대가족 세력조차 마음대로 구매할 수 없는 저택이다. 간단히 말해서, 천궐 1호 별장은 그야말로 신의 경지에 이른 사람만이 살 수 있는 곳이었다.“진짜? 너희 집안도 살 수 없다면,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부자인 걸까? 그 곳에 사는 사람을 한번 쯤은 만나보고 싶다…” 소정은 부러운 기색이 역력하였다.“꿈도 꾸지 마. 넌 평생 그런 사람을 만날 기회조차 없을 테니깐.”“하긴!” 소정이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어? 저 차는 양 회장님 차 아니야?”“응, 맞아. 듣기로는 양 회장님도 천궐 1호 별장에 살고 있대.”“근데, 잠시만… 방금 양 회장님 차에서 예천우가 내린 것 같아… 심지어 조수석에서 말이야!” “그 촌 놈 말하는 거야?”유걸은 즉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농담하지 마. 그런 촌놈이 무슨 수로 양 회장님 차에 탈 수 있겠어. 말이 되는 소리를 해.” “하긴, 그럴 리가 없지.” 소정도 유걸의 말에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천궐 산장은 빌라촌의 이름이다. 안에 많은 별장이 있었다. 매 채 가격이 최소 200억에
“완유야, 너 갑자기 얼굴이 왜 빨개지는 거야? 설마, 할아버지께서 나와 같이 한방에서 지내라고 한 거야?”예천우는 방금 할아버지와의 전화를 곱씹어보며 생각하였다.“비…비슷해.”임완유는 부끄러운 듯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러자 예천우가 즉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네 몸이 설마 2000만 원의 가치밖에 안 돼?”“무슨 헛소리야!”임완유는 얼굴이 더욱 붉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버럭 화를 내며 소리쳤다.“네가 승낙한다고 해도, 난 그럴 생각 없으니 걱정하지 마. 근데, 정말 거절하면 그 돈 받을 수 있는 거야?.”“그럼, 좋아.”예천우가 대답했다.“정말?” 임완유는 예상치 못한 예천우의 대답에 크게 당황하였다.“음, 근데 2000만 원은 좀 부족한 거 같고, 2억 줘.”‘뻔뻔한 놈…역시 촌에서 온 티가 나.’ 임완유는 속으로는 그를 욕했지만, 그와의 동침을 피하기 위해서는 그의 요구 조건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그래.”그녀는 곧바로 주머니에서 2억이 적힌 수표 한 장을 꺼내 예천우에게 주었다.두 사람은 그렇게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으로 들어가자,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임완유의 부모님을 마주할 수 있었다.유은수는 예천우가 들어오는 걸 보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예천우, 내가 경고하는데, 그 헛된 망상을 접는 게 좋을 거야. 임씨 가문은 너 같은 촌놈이 넘볼 수 있는 게 아니야. 특히 내 딸은, 너처럼 쓰레기 같은 놈이랑 같은 레벨이 아니라고!”임완유도 엄마의 입장을 지지하긴 했지만, 지금 엄마가 하는 말을 들으려니 왠지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졌다.하지만 이것 또한 그를 물러나게 할 방법이라 생각했다.임강도 한마디 했다.“그래. 예천우, 주제 파악 좀 해. 영감이 아무리 널 감싸고 돈대도, 난 얼마든지 널 이 집에서 쫓아낼 수 있어.”예천우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이때, 방 안에 있던 임 씨 할아버지가 거실로 나오며 입을 열었다.“천우야, 왔니? 어젯밤 일은 미안하게 됐다. 다 내가 얘를 잘못 가르쳐서 그래… 널 밖
예상치 못한 임 씨 할아버지의 제안에 임완유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하지만, 바로 그때 예천우가 이에 대해 먼저 입을 열었다.“할아버지의 마음만 받을게요. 전 당분간 회사에 출근하고 싶지 않습니다.”유은수는 한시를 참지 못하고 곧바로 예천우를 비꼬기 시작하였다. “출근하기 싫다고? 그럼, 집에 누워서 공짜로 먹고 자겠다는 거야 뭐야?”“그건 아니고요, 전 돈이 부족하지 않아요.” 예천우가 담담히 말했다.‘뭐? 돈이 부족하지 않다고?’‘돈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왜 우리 집에 얹혀살아?’‘게다가 산에서 막 내려온 촌놈이, 무슨 돈이 있다고!’그러나, 유은수의 반응과는 다르게 임강은 예천우의 거절이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그는 곧바로 유은수의 팔을 황급히 잡으며, 그녀를 제지하였다.그는 예천우를 지지하기 위해서 그녀를 제지한 것이 아니다. 그는 그저 이런 촌놈이 딸과 함께 출근을 하게 된다면, 딸의 명성을 망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생각하였다.유은수는 곧바로 그의 의도를 알아차린 듯 재빨리 입을 다물었다.순간, 임완유는 방금 말한 그 2억이 생각났다. 그런 뒤 그녀는 곧바로 경멸하는 눈빛으로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이 얍삽한 자식, 내가 준 2억으로 마음대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나 보지?’그러나, 이들의 반응과는 다르게 임 씨 할아버지는 진심으로 그의 의견을 존중해주었다.“그래. 산에서 내려온 지 얼마되지 않았으니, 우선 도시의 삶에 적응하는 것이 먼저겠구나. 내가 너무 성급했어.” 임 씨 할아버지가 말했다. “참, 완유야, 용등상회에 가입하는 일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니?” 임 씨 할아버지는 고개를 돌려 임완유를 바라보았다.“운이 좋게도 이번에 저희 집안은 용등 상회 가입 예정명단에 들어갔어요. 하지만, 이번에 양 회장님께서 단 세 가정만 용등 상회에 들이겠다고 발표하시면서, 저희 가문이 용등 상회에 가입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지고 말았어요.그래서 우선 유걸한테 곧 열릴 용등 상회 만찬회 티켓을 구해 달라고 부탁했어요…” 임완유가
“더 하실 말씀 없으시면, 이만 돌아가주세요. 지금 제가 빨리 처리해야할 일이 있어서요…”예천우는 서둘러 임강을 문 밖으로 밀어내고는 문을 닫아버렸다.임강은 어리둥절했다.왠지 자신이 예천우에게 놀아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렇게 임강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후, 방금까지 있었던 일을 모조리 유은수에게 말해주었다.그 말을 들은 유은수는 당장이라도 예천우를 찾아가 따지고 싶은 심정이었다!다음날 점심, 예천우는 밥을 먹기 위해 거실로 내려왔다. 거실에서는 임강과 유은수 부부가 웬 처음보는 젊은 청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아버지, 어머니, 진정하세요. 그 놈은 그냥 시골에서 온 촌놈일 뿐이에요. 제가 한번 날 잡고 그 놈이 더 이상 기어오르지 못하게 그 놈의 콧대를 확 꺾어버릴 게요. 제가 그 놈을 어떻게 혼내는지 지켜보기만 하세요.”“응, 선호야, 그럼, 엄마 아빠는 너만 믿을게.” 임강이 말했다.“여보, 걱정하지 마. 우리 아들이 어떤 아들인데… 저런 촌놈 하나 혼내주는 건 식은 죽 먹기지…” 유은수가 말했다.“맞아요. 저런 촌 놈은 저 혼자서 충분히 처리할 수 있어요.” 임선호는 고개를 끄덕거렸다.“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마침 나타났네...” 유은수가 말했다.임선호는 곧바로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이어서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얼굴을 잔뜩 치켜세운 채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야 이 자식아, 우리 누나한테 들러붙는다는 촌놈이 바로 너야?”예천우는 일찍이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맞아. 난 네 누나의 남편이니, 매형이라고 부르면 되겠네!” 예천우가 말했다.“뭐라고? 매형? 네까짓 게 내 매형이라고?” 임선호는 경멸에 가득 찬 눈빛으로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충고하는데, 당장 이 집에서 나가. 만약 이래도 나가지 않는다면, 난 네 두 다리를 부러뜨려 버릴거야.”“네가?” 예천우는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지금 내 앞에서 코웃음을 친 거야? 너,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나본데. 나 임선호
임 씨 할아버지는 낯빛이 완전히 어두워지고 말았다. 그는 자기 손자의 덕성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임선호를 바라보았다..임선호는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말을 더듬거리며 자초지종을 설명하기 시작하였다..“저, 전 정말 몰랐어요. 그 여자가 진관 님의 여자인 줄은 더더욱 몰랐고요...”“너… 이 망할 자식!”임 씨 할아버지는 더 이상 화를 참지 못하고, 곧바로 그의 따귀를 세게 때렸다.뒤에 있던 임강과 유은수 역시 얼굴이 창백해지고 말았다. 그들은 지금껏 장진관을 직접적으로 만난 적은 없었지만, 그의 소문은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었다.그렇기에 두 사람은 더욱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었다. 장진관은 천해 시의 폭군 중의 폭군으로 유명하였다.임 씨 할아버지는 어쨌든 자기 손자의 일이니, 그냥 손 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그는 어떻게든 이 일을 수습해야겠다고 생각했다..임 씨 할아버지는 침착한 표정으로 차분히 말을 이어 나가기 시작했다. “진관 님, 이번엔 제 손자가 진관 님께 크게 실수를 했나보네요… 다 제가 가정교육을 잘 하지 못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어요… 부디 이번 일은 너그럽게 봐주시고, 제 손자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세요…”.“이후 제가 반드시 제 손자 놈을 잘 교육시켜 놓겠습니다…”“그리고, 사죄의 의미로 진관 님께 합의금을 챙겨드리겠습니다… 금액은 결코 섭섭하지 않으실 거예요…” 임 씨 할아버지가 말했다.“합의금? 좋아. 영감 얼굴을 봐서 내가 특별히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도록 하지. 하지만, 합의금으로는 적어도 200억원은 준비해야 할 거야.”“네? 200억원이요?”임 씨 할아버지는 순간 자신의 두 귀를 의심하였다. 임씨 가문의 전체 자산은 대략 2000억원 정도이다. 지금 같이 어려운 시기에 전체 자산의 10분의 1이되는 금액을 현금으로 내놓는다면 자금 부족으로 회사가 큰 피해를 입게 될 수도 있다. “왜, 싫어? 싫으면 임선호는 내가 데려가는 걸로 하지.”장진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