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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252화

마영석도 깊은 고개를 푹 숙인 채 깊은 생각에 잠겼다.

세 개 매물이 분양을 시작했을 때, 그중 한 건물 앞에 검은색 벤츠가 천천히 다가왔다. 차는 건물에서 멀지 않은 도로변에 멈춰섰다.

차창을 내리자 희끗희끗한 머리에 올백머리를 한 중년 남자가 양미간을 찌푸리며 한껏 잘난 체하며 고개를 내밀었다.

“이 자식, 경영을 꽤 잘하잖아?”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아빠, 잘하긴 뭘 잘해요? 이번에도 멍청한 짓을 했든걸요.”

그때, 차안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난번 분양은 대성황을 이루었는데 이번에 세 개 매물을 동시에 분양하는 건 욕심 아니에요? 만약 지난번의 열기를 재현하지 못한다면 정태 건설은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할 거예요.”

“아, 그 영상을 인터넷에서 봤는데 내 소중한 딸에게 대놓고 사랑 고백을 하는 바람에 온 동네가 아주 핫하더군.”

남자는 웃으며 말했다.

“그건 집 때문에 열기가 뜨거운 것이 아니라, 내 딸 덕분에 열기가 뜨거워진거야.”

“아버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내 딸을 이렇게 놀리다니?”

부드러운 목소리에 짜증이 섞여 있었다.

중년 남자는 하하 웃으며 다시 차창을 올렸다.

벤츠에 서서히 시동이 걸렸다.

차 안, 남자는 서류 하나를 집어들고 천천히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보면 볼수록 그의 얼굴에 웃음기가 짙어졌다. 그는 이따금씩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옆에서 두 여자는 그런 중년 남자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중 한 사람은 바로 고청하였다.

고청하 옆에는 아름다운 기색의 한 여자가 있었다. 몸매도 외모도 세월의 흔적을 남기지 않은 것이 두 사람은 전혀 모녀같지 않았다. 오히려 자매처럼 보였다.

사실 어젯밤, 고청하는 부모님을 모시고 이 도시로 돌아왔다.

하지만 부모님과 함께 있는 데다 천도준은 예매 때문에 바쁜 걸 알고 있었기에 그녀는 천도준에게 바로 알리지 않았다.

오늘 아침, 그의 아버지가 천도준이 개발한 아파트의 분양 상황을 보러 오겠다고 해,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아빠,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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