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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화

그 말에 정강수는 몸을 움찔거렸다. 그의 표정은 어딘가 복잡해보였다.

정강수는 국화의 대가였다. 그는 도도하고 자신의 존엄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외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었다. 때문에 그에게서 사과라는 단어를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하물며 자신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사람한테 사과하라니?

그저 멍하니 서 있는 정강수를 보고, 유 원장은 화가 났다.

“너, 나랑 박씨 어르신을 믿어, 못 믿어?”

박씨 어르신도 한숨을 쉬었다.

“가, 어서 사과 해. 체면이 깎이는 것도 아닌데 뭐.”

천씨 가문 가주의 친아들, 그것도 천씨 가문 가주가 아들을 위해 이미연에게 협박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천도준이 정강수의 사과를 받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순간, 정강수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유 원장이 혼자 이러는 거면 무시해도 되겠지만, 박씨 어르신까지 이러니 그들의 말을 듣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가 아무리 어리석다고 해도 일이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

정강수는 한숨을 쉰 후, 천천히 밖으로 걸어갔다.

“엄마, 아빠. 제가 도준이를 잡으러 갈게요.”

고청하는 감격에 겨워 밖으로 뛰쳐나갔다.

오해가 풀렸다. 이건 그녀에게 있어서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여자로서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부모님의 마음에 드는 것을 싫어할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정강수의 발걸음도 덩달아 빨라졌다.

안채 안은 여전히 조용했다.

고덕화와 이은화는 아직도 무슨 상황인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오늘 밤, 모든 일이 너무 순식간에 지나갔다.

기쁨에서 분노로, 다시 공포로 변했다.

두 사람은 그저 오랜 친구들을 불러 딸이 사랑하는 남자가 믿을만한 남자인지 보려고 했는데, 이렇게 큰 오해가 생길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조금 전 천도준에게 했던 말과 행동을 생각하면, 두 사람은 얼굴이 뜨거워졌다.

고덕화는 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을 흘겨보았다.

“오래 알고 지낸 친구인데, 어떻게 두 사람은 아직도 나를 속일 수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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