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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긴 놈이 왕이다
이긴 놈이 왕이다
작가: 마태

제1화

“죄송합니다. 어머님은 이미 간암말기라......”

고개를 흔드는 장민호의 모습에 천도준은 현기증이 나더니 눈시울이 붉어졌다.

어려서부터 그는 어머니와 단둘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왔었고, 어머니는 천도준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한 평생을 고생만 했었다.

그런데 복도 누리지 못하고 이 지경이 되다니.

“박사님, 제발 우리 엄마 좀 살려주세요. 정말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천도준은 갈라진 목소리로 울먹이며 애원했다.

장민호는 잠시 멈칫하더니 입을 열었다.

“마지막 방법이 하나 있긴 한데...... 바로 간이식입니다. 마침 병원에 알맞는 자원이 있어요.”

말을 끝낸 장민호는 잠시 멈칫하더니 천도준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장만호는 현재 천도준의 형편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비용이...... 초기에 적어도 4,000만 원이 필요합니다.”

4,000만 원?

천도준은 눈을 반짝이더니 장민호의 손을 덥석 잡고 말했다.

“살려주세요. 반드시 살려주세요. 저 4,000만 원 드릴 수 있어요.”

돈이 없으면 다시 벌 수 있지만, 사람이 없으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

“그렇다면 빨리 돈부터 마련하세요. 더 늦어지면 간이식도 할 수 없습니다.”

장민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한숨을 쉬더니 뒤돌아섰다.

병원을 나서니 하늘에서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천도준은 다급히 집으로 돌아갔고, 그의 아내인 오남미는 소파에 웅크린 채 TV를 보며 과자를 깨작이고 있었다.

그녀는 천도준을 힐끔 보더니 입을 열었다.

“더는 버티기 힘들대?”

“의사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간이식만 하면 살릴 수 있대.”

천도준은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기쁨에 겨워 말했다.

“4,000만 원이면 당장 수술 할 수 있어. 집에 마침 그만한 돈은 있으니 엄마부터 살리자.”

말을 끝낸 천도준은 은행 카드를 찾기 위해 바로 방으로 들어갔고 오남미는 순식간에 표정이 변하더니 다급히 그를 불러세웠다.

“천도준, 거기 서!”

천도준은 뭔가 눈치챈 듯 미간을 찌푸리고 몸을 돌려 오남미를 바라봤다.

“돈은 어딨어?”

오남미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서 우물쭈물하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또 당신 친정에 가져간 거야?”

천도준은 눈썹을 치켜올리고 쓴 웃음을 지었다.

그는 소파에 털썩 앉아 구겨진 담뱃갑을 꺼내더니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결혼한지도 어언 3년, 같은 일이 벌써 한두 번이 아니다.

“남미야. 그거 우리 엄마 목숨 돈이야.”

천도준은 피곤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도로 가져올 수 있어?”

“도로 가져오라고?”

오남미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날카로운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당신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우리 엄마 아빠한테 효도 좀 하겠다는데 그것도 안 돼? 내가 어떻게 도로 달라고 해?”

천도준은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마침 알맞는 자원이 있는데 비용만 내면 우리 엄마 바로 수술실 들어가실 수 있대. 지금 상태로는 얼마 버티지 못할 거야.”

“그건 당신 일이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당신이 알아서 해결해.”

오남미는 눈물 콧물 쥐어짜며 울부짖었다.

“갑자기 어디서 그 큰 돈을 얻어오라는 거야?”

천도준은 머리가 깨질 것 같아 반쯤 애원하는 말투로 말했다.

“남미야, 나 한 번만 도와줘. 제발 도로가져와서 우리 엄마 좀 살려줘.”

“천도준! 나 이미 그 돈 우리 엄마한테 드렸으니까 돌려 받을 생각 하지도 마!”

오남미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울부짖으며 억지를 부렸다.

“얼마 살지도 못하실텐데 왜 돈낭비 하려고 하는 건데? 당신 마음 속에 내가 있기나 해?”

그 말에 천도준은 잠시 움찔하더니 화가 머리끝까지 솟구쳤다.

그는 오남미의 휴대폰을 덥석 들며 말했다.

“네가 말하기 힘들면 내가 직접 말할게.”

오남미가 반응하기도 전에 천도준은 이미 전화를 걸었다.

“장모님, 남미가 4,000만 원 드렸죠?”

천도준이 애원했다.

“제발 그 돈 다시 돌려주세요. 우리 엄마 목숨 돈이에요. 지금 병원에서 그 돈만 기다리고 계신다고요!”

전화기 너머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 남미가 나한테 효도한답시고 준 돈을 돌려달라고? 내가 이래서 두 사람 결혼 끝까지 반대했어야 했어. 우리 남미가 귀신에 홀렸지, 어쩜 너같은 자식과 결혼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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