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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아

배인호든 이우범이든 나와는 인연이 아니었다. 이번 생은 내가 환생하면서 가져온 나비 효과로 의외의 접점이 생긴 거고 지금은 다 제자리로 돌아갔을 뿐이었다. 그러니 나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초겨울이라 바람은 점점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나는 하얀색 코트를 입고 창밖으로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있었다.

손에든 전화기가 울려 댔다. 정아가 채팅방에서 우리 전부를 호출했다.

「예쁜이들, 눈 온다! 눈도 오는데 만나야지?」

세희가 울고 있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나도 만나고 싶은데 며칠 뒤에 회사에서 축하 행사를 나한테 맡겼지, 뭐야!」

정아:「네 아빠는 너를 딸로 생각하는 건지 아니면 근로자로 생각하는 건지, 가서 항의해!」

민정이도 대화에 참여했다.

「그럼, 일단 정아랑 지영이만 나와. 먼저 바 가서 한 바퀴 돌고 물 안 좋으면 방 탈출 가자. 끝나면 샤브샤브 배불리 먹고 집에 가서 꿀잠 자면 완벽하지!」

민정이의 계획은 완벽했다. 나는 마음이 동했다. 혼자 집을 지키는 것도 심심해서 답장을 보냈다.

「갈게. 주소 보내 줘. 바로 출발하게.」

정아도 답장했다.

「나도 나도!」

이때 눈꽃 하나가 유리창에 떨어졌고 금방 녹아 버렸다. 진짜 눈이 오고 있었다. 나는 베이지색 목도리를 걸치고는 바로 출발했다.

바에 들어가니 온도가 확확 올라왔다. 민정이와 나는 거의 같은 시간에 도착했다. 그리고 이미 훈남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정아를 발견했다.

“왜 그렇게 껴입었어? 빨리 외투부터 벗어. 조금 있다 댄스 활동이 있는데 무대에서 댄스를 추는 미녀한테는 와인 한 병 무료, 인기가 제일 많은 사람한테는 6개월 80% 할인권 준대!”

무슨 이런 활동이 다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의문투성이긴 했지만 그래도 외투를 벗어서 옆에 놓아뒀다.

멀지 않은 곳에 네온등으로 반짝이는 무대가 있었다. 무대 위에는 몸매 좋은 여자들이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타고 있었다. 무대 아래서는 흥분에 찬 남녀들이 호응하며 떠들어대고 있었다.

나는 주위를 한번 훑어봤다. 그리고 아는 사람을 발견했다. 기선우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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