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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1화 욕을 먹다

나는 배인호의 차를 운전해 병원으로 향했다.

아빠는 아직 병원에 한동안 더 입원해 있어야 했다. 나는 매일 왔다 갔다를 반복했지만 마음은 이미 많이 안정된 상태였다. 아빠의 회복 상태가 괜찮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엄마는 연속 2, 3일 동안 보이지 않았고 코슈메디컬 프로젝트에 전념했다. 특허 레시피가 전체 프로젝트의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다행히 대체품을 찾았으니 얼른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야 했다.

“엄마, 레시피 제공한 사람 같이 만나러 가요.”

엄마가 상대와 계약을 체결하려고 준비하는데 내가 먼저 말했다.

“너도?”

엄마가 약간 놀라며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자꾸만 찝찝했다. 이 프로젝트를 민설아와 그렇게 오래 담판했는데도 민설아는 전혀 물러설 기미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민설아와의 협력을 거부하자 오히려 대체품이 나온 게 이상했다. 일이 이렇게 쉽게 풀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

엄마는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기분이 좋아 보였다. 이 프로젝트만 끝나면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거나 마찬가지였고 그러면 작은삼촌에게도 할말이 생긴다.

엄마와 계약을 체결하러 가는 길에 나는 곧 협력하게 될 사람의 자료를 자세히 읽어봤다. 외국계 한국인이었고 외국에서 돌아온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이는 그가 국내 회사와 협력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가 전에 있었던 나라는 마침 민설아가 오랫동안 있었던 나라와 겹쳤다.

이런 이상한 우연이 나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엄마, 일단 계약서는 급해하지 마요. 이 사람 문제 있는 거 같아요.”

일단 엄마에게 귀띔했다. 엄마는 미간을 찌푸리고 걱정 가득한 표정이었다.

나는 엄마가 심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걸 알고 있었다. 작은삼촌뿐만 아니라 회사의 기타 주주들도 부담을 팍팍 주고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관련된 범위가 넓었기에 완성하지 못하면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주게 된다. 그때가 되면 주주들은 이 책임을 다 엄마에게 돌릴 게 뻔했다. 작은삼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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