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젠장! 이게 다 네 전 남자친구 때문이야!”김명덕이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말하자 이효진은 갑자기 언급된 남지훈에 어리둥절한 얼굴이었고 김명덕은 담배를 꺼내 입에 물면서 말을 이어갔다.“생각지도 못했네. 전혀 예상을 못 했어! 빌어먹을 그 두 놈이 회사를 새로 차리자마자 그렇게 큰 오더를 두 개나 따낼 줄은 상상도 못 했어! 합하면 100억이나 넘는 프로젝트인데!”김명덕의 말에 이효진은 깜짝 놀란 얼굴이었다. 남지훈이 회사를 차렸다는 소식은 김명덕을 통해 들어서 알고 있지만 회사를 차리자마자 100억이나 넘는 프로젝트를 따내다니. 쥐뿔도 없던 거지가 업계 최고가 된 셈이기에 이효진은 갑자기 후회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그녀가 김명덕의 비위를 맞추는 이유는 오직 돈 때문인데 이제 남지훈도 부자가 되다니, 그것도 김명덕보다 돈이 더 많다니. 이효진의 동공이 빠르게 흔들리기 시작했다.돈을 위해서 남지훈을 배신했지만 솔직히 남지훈이 김명덕보다 훨씬 말도 잘 듣고 다정했다.“거참 이해가 안 되네. 새로 차린 회사가 어떻게 그렇게 큰 프로젝트를 따낼 수 있었던 거지? 남지훈과 이현수 두 놈, 내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이효진의 표정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김명덕이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를 질렀고 이효진이 재빨리 그를 진정시키려 노력했다.“명덕 오빠, 화 풀어요. 그 두 사람은 오빠 밑에서 일하던 직원일 뿐이에요. 절대 큰일을 해낼 사람들이 못 돼요!”“젠장, 그건 옛날이고!”김명덕은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대승 테크는 프로젝트를 따냈을 뿐만 아니라 더욱 열받는 건, 어제 입찰 대회에서 김명덕이 창피를 당한 일이었다. 홧김에 업계의 암묵적인 룰을 입 밖으로 내뱉었기에 이제 명덕 테크는 이 업계의 공공의 적이 될 것이다!김명덕은 이제 남지훈과 이현수와 더 이상 엮일 일이 없다고 생각했고 누님의 출현이 그의 마음속에서 들끓고 있던 화를 잠재웠으며 남지훈에게 맞은 주먹 몇 대까지 참아냈는데 이번 입찰 결과에 화가 다시 들끓기 시작
남지훈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그 익숙한 뒷모습을 잊으려 했고 자신이 잘못 본 것이라고 믿고 싶었다.“아는 사람을 본 것 같긴 한데, 잘못 봤을 가능성도 있어요.”남지훈이 고개를 돌려 웃으며 대답하자 송태수가 눈썹을 들썩이면서 말했다.“그래요? 지훈 동생 지인이 우리 T 그룹의 직원일 줄은 몰랐네요. 말해봐요. 내가 신경을 좀 더 써줄 수도 있는데.”남지훈은 너무 과하게 친절한 송태수가 살짝 부담스러워서 난감하게 웃었으며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만약 신정우가 정말 바람을 피운 거라면 굳이 송태수가 신경 써줄 필요가 없었다.회사로 들어선 송태수는 데스크 직원에게 남지훈 얼굴을 기억하라고 당부했으며 다음부터는 신원 확인 필요 없이 바로 회사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얘기해 두었다.사무실로 들어서자마자 송태수는 비서에게 차를 준비하라고 시켰고 차를 한 모금 마신 남지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형님, 어제 진짜 너무 놀랐습니다.”“우리 지훈 동생이 감당 능력이 떨어지네요! 동생이 안 물어봐서 나도 굳이 얘기 안 했죠. 처음에는 돈으로 동생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동생이 안 받았잖아요. 몇 번 보다 보니 나랑 성격도 잘 맞는 거 같아서 형제를 맺자고 했죠. 이것도 인연이죠.”송태수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하자 남지훈이 씁쓸한 얼굴로 대답했다.“형님의 친구분들은 전부 회사 대표이거나 부자일 줄 알았습니다.”“동생도 충분히 회사 대표가 될 수 있잖아요. 그리고 난 아무나하고 친구를 맺진 않아요. 나랑 친해지려고 찾아오는 사람은 많아도 내가 친구를 하려고 찾아가는 사람은 없어요. 그리고 부자들도 마찬가지거든요. 우리 송 씨 가문이 워낙 부잣집이라 친구를 맺을 때 상대방이 돈이 있는지 없는지 신경도 안 써요. 어차피 J 시에서 소 씨 가문을 제외하면 나보다 돈 많은 사람은 없으니까요.”송태수는 늘 이렇게 직설적이었지만 남지훈은 여전히 이런 송태수가 놀라웠고 한참 수다를 떨고 난 뒤, 송태수가 비서에게 계약서를 가져오라고 했다.“시간 날 때 계약서를
“지훈아.”주차장에 들어선 순간, 신정우가 남지훈을 불렀고 심지어 그 여자를 데리고 남지훈에게 다가왔다.“네가 여기 웬일이야?”신정우는 깜짝 놀란 얼굴이었다. 한낱 월급쟁이 남지훈이 업계 최강자들만 모아 놓은 T 그룹에는 무슨 일일까? 남지훈은 곁에 서있던 여자를 쓱 훑어보았고 명품을 온몸에 걸친 그 여자는 몸매도 꽤 훌륭했으며 아침에 본 여자가 바로 눈앞의 이 여자였다. 자신이 잘못 본 거라고 생각했는데 커플룩을 입은 두 사람을 보니 거의 확실해졌다.“송 대표님이 계약서를 받아 가라고 해서 왔어요.”정신을 차린 남지훈이 솔직하게 대답했지만 그 말을 들은 신정우가 웃음을 터트렸다.“지훈아, 지금 뭐라고 한 거야? 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니지? 송 대표님이 계약서를 너에게 줬다고? T 그룹 송 대표님이 누구인지 알고 하는 얘기야? 네가 그분을 만날 수 있다고?”신정우의 말속에는 남지훈에 대한 비웃음으로 가득했고 심지어 남지훈이 말도 안 되는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송태수가 만나고 싶다고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절대 아니었다. J 시의 돈 많고 유명한 사장들이 송태수를 만나고 싶어도 하루 전에 예약을 해야 하는데 남지훈에게 계약서를 줬다니 믿을 수가 없었가절대 교집합이 있을 수 없는 두 사람이기에 신정우는 어이가 없었고 장난으로 받아들였다. 반면 송태수는 회사 건물로 돌아가는 길에 데스크 직원에게 신정우를 가리키며 신정우에 대한 모든 정보를 알아오라고 명령했다.“T 그룹에서 송 대표라고 불리는 사람은 오직 T 그룹 오너야. 그건 알고 있어?”신정우가 남지훈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묻자 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T 그룹 대표님이 저에게 계약서를 준 거 맞아요. 매형, 어제 T 그룹에 있었던 입찰 대회에 대해 모르고 있어요?”신정우는 점점 더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지껄이는 남지훈을 보며 박장대소하고 말았다. 송 대표가 신경 쓰는 프로젝트라면 아주 큰 프로젝트일 텐데 남지훈이 거기에 참가할 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어제 T 그룹의 입찰 대회
신정우는 남지훈 따위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으며 바람피우는 장면을 그에게 들켜도 전혀 타격이 없었다.돌아가는 길에 남지훈은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 누나가 매형이 바람을 피우는 것 같다고 얘기했을 때 그저 살짝 의심스러운 정도였는데 이제 보니 누나의 말이 정확했고 두 눈으로 직접 보니 화가 났다.물론 같이 호텔에 드나들거나 그런 걸 목격한 건 아니었지만 신정우와 그 여자의 모습은 분명히 다정한 연인 사이였다.남지훈이 대승 테크에 도착했을 때, 면접은 이미 끝난 상황이었고 오늘 하루 서른 명이나 넘게 면접을 본 결과, 열 명을 채용하게 되었고 대승 테크 직원이 점점 많아졌기에 이현수는 사무 공간이 부족해 보였다. 이현수도 대승 테크가 이렇게 빠르게 발전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퇴근 후, 남지훈은 소연에게 간단하게 문자를 남기고 나서 매형이 이렇게 일찍 퇴근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여 누나 집으로 달려갔다. 사실 신정우는 며칠 동안이나 집에 들어가지 않았고 남지훈의 부모님을 집으로 모신 것도 모르고 있었다. 남지훈은 주방에서 일하고 있는 남가현을 보자 주방으로 들어갔고 남가현은 남지훈을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지훈아, 조금만 기다려. 제육볶음만 하면 밥 먹을 수 있어.”부모님을 모시고 온 뒤로부터 남가현의 얼굴에는 웃음이 멈춘 적이 없었다. 행복해하는 누나를 보며 혹여나 누나의 기분을 잡치지 않을까 걱정됐지만 어쩔 수 없이 할 말은 해야 했다.“누나. 나 오늘 아침에 T 그룹에서 매형을 봤어.”남지훈의 말에 남가현이 흠칫했으며 요리하던 손도 그대로 멈췄다.“누나?”남가현을 힐끔 쳐다본 남지훈은 그제야 누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발견했고 남가현이 정신을 차리고 눈물을 닦으면서 말했다.“네 매형이 며칠 전에 출장 간다고 했거든. 어제 내가 전화했는데 며칠 더 있어야 온다고 했는데… 거짓말일 줄 알았어!”남지훈이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남가현은 이미 신정우가 J 시에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누나. 요즘 내가 T 그룹에 갈 일이 좀 많아. 혹시
남지훈은 송태수의 행동이 이렇게 빠를 줄 몰랐다. 그가 T 그룹에 도착했을 때, 인사 자료 두 장이 송태수 사무실에 놓여 있었고 송태수가 자료를 남지훈에게 건네며 말했다.“어제 직원을 시켜서 알아봤는데 오늘 결과가 나왔어요. 동생 매형이 우리 회사 중층 관리자였더라고요. 연봉이 1억 정도 되는데 옆에 있던 여자는 이름이 이미연이에요.”“또 이 씨라니!”남지훈이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자 송태수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눈썹을 들썩이며 물었다.“이 씨가 왜요?”“이 씨 전체에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라 개별적인 사람이 문제죠. 제 전 여자친구가 제 전 사장님과 바람을 피웠거든요. 한 달 전에 헤어졌는데 그 여자도 이 씨였어요.”남지훈이 고개를 저으며 설명하자 송태수가 동정 어린 눈빛으로 말했다.“동생에게 그런 과거가 있는 줄은 몰랐네요. 그래서 혼자 회사를 차렸군요.”남지훈은 그 말에 씁쓸하게 웃었고 잠시 머뭇거리던 송태수는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다급하게 말을 이어갔다.“아니지, 동생! 동생 결혼하지 않았나요? 전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한 달 만에 결혼을 한 거예요?”“형님. 그게 설명을 하자면 좀 복잡해요. 결국엔 돈 때문에 그렇게 됐어요!”돈 때문이라는 말로 모든 걸 정리했다. 계약 결혼이기에 남지훈은 소연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아 슬쩍 화제를 돌렸다.“형님, 제가 매형을 찾아가서 얘기 좀 나누고 싶어요. 근데 일단 형님과 T 그룹을 통하지 않고 저 혼자서 해결해 보고 싶습니다.”“네, 그렇게 해요.”신정우에게 기회를 한 번 주고 싶어 하는 남지훈을 보며 송태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송태수가 직원을 시켜 알아본 바, 신정우가 속해 있는 부서에서는 신정우와 부하 직원이 정분났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고 있었다. 만약 신정우가 남지훈의 설득을 듣고 바른길로 들어서기만 하면 송태수도 신정우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줄 생각이었다. 송태수의 명령에 데스크 직원이 남지훈을 데리고 신정우를 찾아갔고 신정우는 남지훈을 본 순간, 눈살을 확 찌푸렸다. T 그
"제가 물론 두 분 사이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래도 결혼한 이상 서로에게 충실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어요. 매형, 저희 누나가 아무 말도 안 해서 그렇지 실은 모든 걸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정신 차려요.""감히 날 훈계하는 거야?" 신정우는 두 눈을 부릅뜨며 남지훈을 노려보았다."네 처신이나 잘해! 30살 먹도록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멍청이 주제에 다른 사람한테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마! 내가 너였으면 진작에 목 매고 죽었어. 더 이상 너랑 할 얘기 없으니까 그런 줄로 알아!"말을 마친 신정우는 화를 내며 자리를 떴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남지훈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남지훈은 어쩔 수 없이 이미연에게 T 그룹 근처에 있는 카페에서 만나자고 문자를 보냈다.'이미연이 약속 장소를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두 손 놓고 이 상황을 지켜볼 수만 없잖아. 매형이랑 말이 통하지 않으니 이미연이라도 만나봐야지.'잇달아 이미연이 약속 장소에 나오겠다는 답장을 보내왔다.남지훈은 곧바로 남가현에게도 문자를 보냈다."누나, 그 여자에 대해 알아냈어. 좀 이따 T 그룹 근처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으니까 누나도 나와."내연녀의 마음이 궁금했던 남가현은 이내 카페에 도착했다.한참 뒤, 이미연도 모습을 드러냈다.얼굴을 반쯤 가린 커다란 선글라스를 낀 트렌디하게 꾸민 여자는 수수한 남가현보다 훨씬 매력적이었다.이미연은 자리에 앉자마자 창밖을 내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절 왜 보자고 한 거예요?"테이블 위에 놓인 커피 한 모금을 마신 남지훈이 말했다. "매형한테 가정이 있는 거 몰랐어요?""알고 있어요."이미연은 선글라스를 벗으며 말했다. "가정이 있는 게 어때서요? 남자랑 여자가 서로 좋아서 만나겠다는데 왜 참견이세요? 게다가 간통죄도 사라진 마당에 왜 저한테 이러시는 거예요?"남지훈은 인상을 구기며 차가운 눈빛으로 이미연을 바라보았다."그 인간한테 왜 반했는지 모르겠네요. 마흔 살이 거의 되어가는 애 딸
남가현의 행동은 그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이미연도 남가현의 말에 얼굴을 구겼다."가현 씨, 저랑 그쪽은 달라요. 정우 씨는 절 사랑해요. 그리고 아이를 낳고 몸매가 망가진대도 정우 씨는 여전히 절 사랑해 줄 거예요!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꾸하긴 했지만 그녀는 사실 남가현의 말에 흔들렸다."저랑 정우 씨가 몇 년 차 부부인지 알아요? 저보다 정우 씨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그리고 미연 씨가 정우 씨에 대해 모른다고 해도 보통 남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알고 있죠? 특히, 어느 정도 능력을 갖춘 남자의 심리에 대해 말이죠. 설마 알면서도 모르는 척 자기를 속이고 있는 건 아니죠?"이미연은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남가현의 말은 지독하리만큼 현실적이었다. 어리고 날씬하고 예쁘기까지 한 여자를 안 좋아할 남자는 없었다.하지만 젊음과 미모를 잃은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는 드물었다.여자의 미모는 한순간이었다. 남가현 역시 그 단계를 밟았다.이미연은 신정우를 자기 손에 쥐고 휘두를 수 없었다. 신정우가 자기 상사이기도 했지만 신정우의 성격에 대해 그녀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이미연 역시 머지않아 남가현처럼 된다면 신정우는 반드시 새로운 내연녀를 만들 것이다.혼란스러운 듯 얼굴을 찡그리던 이미연이 남가현에게 쏘아붙였다."저랑 정우 씨를 갈라놓으려고 수작 부리는 거 같은데, 미안하지만 절대 그럴 일 없어요. 그쪽은 나 못 이겨요. 난 그쪽보다 어리고 예쁘고 미래도 창창해요! 내가 가지지 못한 건 남도 못 가져요! 이만 가볼게요."이미연은 선글라스를 다시 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본의 아니게 현실 알려준 것 같아 미안하네요."이미연의 하이힐 소리가 카페에 울렸다.남가현은 여전히 평온한 표정으로 앞을 바라보았다.사실 그녀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한 상태였다."정우 씨랑 얘기는 해 봤어?"그녀는 고개를 돌려 남지훈을 바라보았다."응, 근데 신경 쓰지 말라고 길길이 날뛰더라. 말로 타이르긴 글렀어. 누나가 먼저 연락해서 저녁에 얘기
남지훈은 그녀를 바라보았다."우선 우리 회사에 들어와서 일하는 건 어때? 재무팀에 회계사가 한 명 있긴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할 거야. 누나 전공에도 맞고, 누나가 적임자 같은데, 어때? 내가 현수 씨한테 얘기해 둘 테니까 우리 회사로 출근해."남가현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지훈아. 사업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이니? 게다가 다른 사람이랑 동업하는 건데, 내가 거기로 출근하는 건 옳지 않아. 설령 현수 씨가 동의했다고 해도 널 어떻게 생각하겠니? 파트너한테 가장 중요한 건 의리잖아. 괜히 나 때문에 너희 둘 사이 어색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그녀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지훈아. 걱정하지 마. 너희 누나가 어디 이렇게 쉽게 포기할 사람이니? 정우 씨가 날, 우리 가족들을 이렇게 대한다면 나도 가만히 손 놓고 있지 않을 거야!"순간 남가현의 눈빛이 달라졌다."내가 저것들 사내에서 바람 피우는 사실을 회사에 고발하면 회사에서 어떻게 처리할 것 같아?"남지훈은 쓴웃음을 지었다."누나, T 그룹의 송태수 대표님은 이미 이 사실을 알고 계셔. 이미연에 대한 정보를 넘겨준 게 송 대표님이야!""뭐?"남가현은 화들짝 놀랐다."너 T 그룹의 대표님이랑 아는 사이였어? 그래서 그분이 저 둘을 어떻게 처분하신대?""아는 사이야. 송 대표님은 둘을 해고 처리할 거야. 하지만 매형이 다시 가정으로 돌아온다면 회사 해고는 보류해달라고 내가 말해뒀어."자신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그제야 알아차린 남가현은 결심을 내렸다.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신정우에게 문자를 보냈다."오늘 밤에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내일 당장 T 그룹에 가서 회사 직원이랑 바람난 사실을 폭로할 거야.""누나, 저녁에 나도 갈까?"남가현이 고개를 저었다."올 필요 없어. 나 혼자 잘 처리할 수 있어."예상하였던 것과 달리 강인한 남가현의 모습에 남지훈도 걱정을 덜었다.그녀한테 신정우가 바람난 사실에 대해 속속들이 알려준 사람이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