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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나 후원자야

이진이었어?

그렇다면 그가 지금껏 은혜를 베풀어온 상대조차 틀렸다는 말 아닌가?

전화를 끊은 윤이건은 복잡한 마음으로 현장에 돌아왔다.

그리고 때마침 이진의 연주도 끝이 났다.

물론 자의로 무대에 오른 건 아니었지만 그녀는 음악을 할 때마다 늘 음악 속에 푹 빠지곤 한다.

무대 아래에서 들려오는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에 이진은 입가에 살짝 미소 지으며 공손하게 인사했다.

고개를 드는 순간 마침 귀빈석에 앉아 있는 윤이건과 눈이 마주친 그녀는 눈썹을 치켜뜨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마치 시비라도 거는 듯이.

“이제 무대는 다시 우리 참가자 여러분께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자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진행을 시작했고 이진은 싱긋 웃으며 무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무대 위에 서 있는 이영은 아예 보지 못한 듯 슥 지나쳤다.

2시간 동안의 경연이 진행된 후 곧바로 결과가 발표됐고 이영은 당연히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뭐 실력 문제라 결과가 이렇게 된 건 큰 문제가 없었지만 참가자 신분으로 공공연히 심사위원에게 시비를 건 행위를 사람들은 당연히 고깝게 보지 않았다.

게다가 전에 이영 주위를 맴돌던 남자들은 이 시각 이진의 사인을 받기 위해 그녀 주위를 맴돌았다.

“이진 씨, 연주 정말 잘 들었습니다. 너무 아름다우시던데요.”

“이진 씨,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같이 연주할 수 있을까요?”

“이진 씨, 혹시…….”

미소로 응대하느라 이진의 얼굴이 거의 굳어질 즘 썰물처럼 몰려들었던 사람들도 다 빠져나갔다. 하지만 다시 호텔로 돌아가려 하던 그때 윤이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간도 늦었는데 같이 식사나 하는 게 어때?”

이진은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아무것도 듣지 못한 듯 그 옆을 슥 지나쳤다.

그 모습에 윤이건은 화가 나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지구 전체를 둘러봐도 아마 이런 태도로 그를 대하는 여자는 이진 외에 없을 거다.

하지만 며칠 지내보니 윤이건은 이진에게 충분히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진이 곁을 지날 때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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