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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미안하지만 주인은 나야

물론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는 걸 짐작하긴 했으나 가사도우미한테까지 이런 무례한 말을 들어야 한다는 게 화가 나 웃음이 나왔다.

“아주머니, 지금 그런 태도로 저한테 말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요?”

말을 마친 이진은 낮은 한숨을 내뱉고는 티브이를 꺼버렸다.

그저 조용히 드라마나 즐기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그게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이진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싸늘한 눈으로 유연서와 아주머니를 번갈아 훑어봤다.

그 모습에 방금 전 무례를 범했다는 걸 인지했는지 아주머니도 조금 수그러들었다.

“어찌 됐든 연서 아가씨는 손님이잖아요. 작은 사모님께서 그런 일을 저지르시면 안 되죠.”

“지금 저더러 작은 사모님이라고 하셨죠?”

이진은 팔짱을 낀 채로 가볍게 입을 열면서 눈앞의 두 사람을 다시 한번 훑었다.

솔직히 이런 더러운 꼼수에 놀아난다는 게 같잖고 설명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했지만 이 일을 이대로 넘길 마음은 없었다.

그리고 역시나 그녀의 말이 나온 순간 아주머니는 흠칫 몸을 떨었고 작은 사모님이라는 호칭이 원래 자기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유연서는 입술을 깨물었다.

“유연서 씨가 이 집에서 어떤 지위인지는 모르겠으나 주인은 저예요.”

아주머니는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눈앞의 여자가 이제 더 이상 3년 전 그저 고분고분하던 여자가 아니라는 걸 잊고 있었다니.

“제가 주인이니 방금 전 일에 대해 결정을 내릴 수는 있겠죠? 미안하지만 두 사람 당장 이 집에서 나가주세요.”

“나가달라고요? 그게 무슨 뜻이에요!”

이런 결과를 초래할 거라고 생각지도 못한 아주머니는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아주머니 해고됐다고요. 그리고 유연서 씨…….”

이진의 눈빛은 유연서 쪽으로 향했다.

“여기는 그쪽 환영하지 않아요.”

저택 문이 열리고 다시 닫히는 사이 아주머니는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게다가 유연서도 이진이 이렇게 제멋대로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는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아주머니, 미안해요. 저도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다 저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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