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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불청객의 방문

윤이건의 이런 행동이 이진은 이해되지 않았다.

아무리 미각을 잃었다고 해도 만둣국 하나에 스타 셰프까지 동원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가 끝난 뒤 이진은 소파에 앉아 드라마를 시청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러면서 갑자기 윤이건이 집사더러 만둣국 조리법을 기록하게 하던 생각이 나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데 그때, 문밖에서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가사도우미가 다급하게 달아가 문을 여는 모습에 이진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어렵사리 찾아온 휴가가 누군가의 방해를 받고 싶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가 드라마를 잠시 멈추고 일어서는 순간 눈앞에서 유연서가 걸어왔다.

“이진 씨, 그동안 잘 지냈어요?”

유연서의 마음에도 없는 한마디에 이진은 다시 자리에 앉으며 대충 대답했다.

하지만 그때.

“연서 아가씨, 얼른 앉으세요. 제가 바로 과일 내다 드릴게요.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네요.”

방금 문을 열어준 가사도우미가 유연서를 보자 활짝 웃으며 반가움을 표했다. 마치 집안 안주인을 반기 듯이.

“고마워요, 아주머니.”

이에 유연서는 당연하다는 듯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이진의 반대편 소파에 털썩 앉았다. 그 모습에는 손님이라는 거리감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진은 그 상황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보아하니 지난 3년간 그녀는 많은 것을 놓친 듯싶었다.

적어도 그녀가 집에 있을 때 유연서를 마주친 적은 없었으니까.

그런데 손님이 손님 자각이 없으니 그녀도 거리낄 게 없었다.

아예 다리를 꼰 채 방금 멈췄던 드라마를 다시 재생했다.

“이건 오빠는 집에 있어요?”

흔하디흔한 레퍼토리에 이진은 풉-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진 씨만 있는 것 같은데 다행이네요. 전에 제 수술 해준 거 고마워요.”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의사로서 응당해야 할 일인데요 뭘.”

쌀쌀맞은 대답에 눈빛은 여전히 티브이에만 고정되어 있었다.

이진은 솔직히 눈앞의 유연서가 순진한 척 연기하는 여우 같은 여자든 뭐든 딱히 관심 없었다. 별로 마주치지도 않는 데다 마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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