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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그녀가 직접 설계하지 않는 한

이진은 헬렌의 경악하는 표정을 무시하고 재빨리 카페를 나섰다.

“이진 씨!”

헬렌이 무의식적으로 쫓아가려던 찰나, 이진의 경고가 떠올라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결국 헬렌은 이진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진이 걸음을 멈춘 동시에, 검은색 외제차에서 한 남자가 내려왔다.

훤칠한 기럭지에 준수한 얼굴을 가진 남자는 바로 이건이었다.

헬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건은 이진의 합법적인 남편인 데다가 두 사람은 금슬이 매우 좋았다.

‘이진 씨가 니키의 신분을 인정하지 않는 건, 혹시 윤이건 씨와 관련이 있는 걸까? 자신이 니키라는 신분을 남편한테 알리고 싶지 않은 건가?’

헬렌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외에 다른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편 차에 탄 이진은 이건이 혹시라도 대답하지 못할 질문을 할까 봐,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다행히 이건은 전혀 의심하지 않은 채 매우 정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이진이 컴퓨터로 기자 회견을 지켜볼지언정 기자 회견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를 묻지도 않았다.

이진은 은근히 한숨을 돌리고는, 눈을 반짝이며 운전대에 놓인 이건의 손을 가볍게 눌렀다.

“이건 씨는 제가 무엇을 하든지 모두 지지해 줄 거죠?”

“당연하지.”

이건은 그녀의 질문에 웃음을 터뜨렸다.

따분한 생활 속에서 유일하게 자신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이진이기 때문이다.

이진의 존재는 이건에게 전부나 다름없다.

그러니 이진이 하고 싶은 일이라면 이건은 모두 지지할 것이다.

긍정적인 대답을 들은 이진은 순식간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며 웃고는, 평범한 커플처럼 깍지를 낀 채 별장으로 돌아갔다.

이진은 그림에 관한 일은 이쯤에서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AMC에서 이렇게 행동이 빠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불과 며칠 사이에, AMC는 또 하나의 보석 광고를 따내게 되었던 것이다.

그 브랜드는 국제적으로 매우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 측의 요구도 극히 까다로웠다.

하지만 그것은 AMC의 실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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