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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모욕

“대표님.”

만만은 묻고 싶었던 것이 가득했으나, 결국 빙빙 돌려서 말했다.

“대표님의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보여서 걱정이에요. 요 며칠 동안 제대로 쉬지 못하신 거예요? 그리고 그 디자인은.”

‘설마 정말 대표님이 직접 설계한 건가? 아니면 대표님이 이렇게 피곤한 모습으로 나타날 리가 없잖아.’

이진은 만만이 하려는 말을 대충 짐작하였는지, 만만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요 며칠 동안 제대로 쉬지 못하긴 했어. 조금이라도 빨리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 디자이너와 밤새 고민을 했었거든. 안 그러면 아직도 디자인을 완성하지 못했을 거야.”

만만이 진짜 묻고자 했던 것은 이게 아니었다.

“또 할 얘기가 있는 거야?”

이진은 만만에게 계속 입을 열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

이진의 피곤함이 가득 찬 얼굴을 보자, 만만은 차마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보석 디자이너가 대표님이든 말든, 완벽한 디자인을 가져오신 건 정말 대단하신 거야. 게다가 대표님이 진짜 디자이너라 할지라도, 말하지 않으시는 건 분명 따로 이유가 있으실 거야. 난 비서로서 대표님의 명령에 따르기만 하면 돼. 대표님께서 말씀하실 생각이 있으시다면 언젠간 나한테 말해주실 거야.’

만만은 이런 생각에 회의실에서 나와 이진에게 빈 공간을 남겨주었다.

이진이 겨우 지탱하던 몸은 만만이 떠나자마자 무너지고 말았다.

며칠째 불규칙한 식사에 일에 몰두한 것도 모자라, 수면 부족까지 겹쳐 이진의 몸이 더 이상 견디지 못했던 것이다.

이진은 머리가 어지러워 미간을 비비며 얼른 차를 몰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사실이 증명하다시피 몸을 맘대로 써버리면 대가를 치러야 했다.

한바탕 검사를 마친 후, 의사는 이진이 과로로 인한 저혈당이라고 말해주었다.

의사는 이진이 안도하는 표정을 보고 부드럽게 말했다.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저혈당이 큰 문제는 아니라, 제가 말한 대로 건강을 챙기신다면 곧 나아지실 거예요.”

이진도 의사로서 저혈당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에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진은 다름 아니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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