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소은정은 박수혁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지 않고 그의 곁을 스쳐지났다.문 앞의 경비원들이 공손하게 인사를 건네자 그녀도 차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소은정의 무심함에 박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제 그녀의 마음속에 정말 그의 자리는 없는 것일까?소은정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하지만 빌딩을 들어가기도 전, 수십 명의 기자들이 몰려들었다.“박수혁 대표님, 올해 안으로 서민영 씨와 결혼하실 계획이신 겁니까?”“불륜 타이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서민영 씨 말고 숨겨둔 다른 애인은 없으십니까?”“정말 불륜녀 때문에 소은정 씨와 이혼하신 겁니까?”“소은정 씨에 관한 루머를 퍼트린 게 박수혁 대표님이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사실이십니까?”......끊임없이 밀려드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수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가장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기자를 노려보았다.무시무시한 포스에 기자는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다른 기자들은 질문을 멈추지 않았고 갑작스러운 소란에 거성그룹 경비원들이 달려 나와 기자들을 막아섰다.길이 뚫렸지만 박수혁은 움직이지 않았다. 한참을 떠들던 기자들도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보았다.“다시 한번 그런 말도 안 되는 일로 찾아온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오늘 이 기사, 인터넷에 올린다면 기자로서 쓰는 마지막 기사가 될 테니 각오하세요.”차가운 박수혁의 말에 정적이 이어졌다. 박수혁의 말은 결코 한낱 허풍이 아님을 다들 잘 알고 있었기에 서로 눈치만 볼 뿐이었다. 소은해의 수표를 받은 기자도 그 포스에 눌려 입도 벙긋하지 못했다.2층 베란다에서 이 모든 걸 지켜보고 있던 소은정은 예상대로인 박수혁의 모습에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역시, 박대한이 안심하고 회사를 맡길만해. 이런 상황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다니.하지만 불륜남녀라는 타이틀에도 계속 서민영을 사랑할 수 있을까? 서민영을 위해 특별한 선물까지 준비한 소은정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그녀의 시선을 느낀 박수혁이
공은 공, 사는 사라지만 박수혁이 그녀에게 준 상처를 생각하면 화가 나는 건 사실이었다. 두 대표의 날카로운 언쟁에 회의실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박수혁은 침묵하며 소은정을 바라보았고 그녀도 그에 대한 혐오를 숨길 생각이 없다는 듯 그 시선을 마주했다.아무런 감정도 없는 눈빛, 왜 그 눈빛에 자꾸 상처를 받는 걸까?박수혁도 스스로를 이해할 수 없었다.이때, 임춘식이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제 생각에도 소 대표님 말씀대로 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결국 소은정 뜻대로 진행하게 되고 세 사람은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른 사안들을 의논하기 시작했다.회의가 끝나자 이한석이 기다렸다는 듯 들어와 보고했다.“대표님, 태한그룹 주가가 떨어지고 있습니다...”마침 옆을 지나던 소은정은 이한석의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쌤통이다.“중점만 말해.”이한석은 바로 태블릿을 건넸다.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 1위는 바로 “박수혁, 서민영 두 사람의 불륜.”자극적인 글귀와 실명 언급에서 느껴지는 노골적인 분노...네티즌들의 분노가 올라감에 따라 태한그룹의 주가는 끊임없이 하락세를 보였다.“불륜일 줄 알았어. 더럽게...”“저런 사람들이 계속 우리보다 더 잘 먹고 잘 살고 있다는 게... 현타 온다.”“은정 언니, 팬클럽 주소예요!” ......댓글을 훑어보던 박수혁은 잠깐 침묵하다 고개를 들어 임춘식과 대화를 나누는 소은정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평소처럼 침착하고 차분한 얼굴이었다. 그의 시선을 느꼈는지 소은정은 살짝 고개를 돌렸지만 곧 자연스레 대화를 이어갔다.자리에서 일어선 박수혁이 성큼성큼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은정아.”박수혁의 목소리에 소은정이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무슨 일이시죠?”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고 불꽃이 튀기는 듯한 팽팽한 기싸움에 임춘식은 조용히 지켜볼 뿐이었다.“인기 검색어, 네가 한 거지?”박수혁의 질문에는 확신이 담겨있었다.소은정은 여유롭게 머리를 넘기며 대답했다.“그래.”박
경비원들의 손에 이끌려 박수혁의 사무실에 도착한 박예리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곧이어 경비원이 바로 그녀의 휴대폰을 빼앗았다.“오빠, 갑자기 왜 이래?”모르쇠를 대는 박예리의 뻔뻔함에 박수혁은 어이가 없었다.“왜 이래? 내가 왜 이러는 것 같은데?”박수혁의 말에 흠칫 놀라던 박예리는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몰라? 데리고 들어와.”박수혁이 이한석에게 말했다.그와 동시에 소은해에게 수표를 받은 기자가 사무실로 들어왔다. 기자는 어색하게 웃으며 꾸벅 고개를 숙였다.“박 대표님, 박예리 씨, 안녕하세요.”박예리는 기자가 자신의 정보를 팔아넘긴 줄 알고 바로 박수혁의 팔에 매달렸다.“오빠, 저 기자 말 다 거짓말이야. 난 기자들을 매수한 적도 없고...”아차, 박예리는 입을 다물었다.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면 저 남자가 누구인지도 몰라야 하는 게 인지상정, 마음이 급해 스스로 모든 걸 인정해 버린 꼴이었다.박예리는 어색하게 손을 풀고 말했다.“일...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박예리,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박수혁의 차가운 말투에 박예리는 숨이 턱 막혔다. 무슨 짓을 해도 넘어가 주던 오빠였는데... 왜 이러는 걸까?오빠를 건드리지 말라며 당부하던 엄마 이민혜의 말이 떠올랐다. 그런데 왜... 소은정 그 여자를 건드린 것뿐인데. 왜 나한테 화를 내는 거야!박예리가 다시 불쌍한 척 연기를 하려던 그때, 기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대표님, 박예리 씨... 아직 잔금도 안 치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저도 그 돈 못 받겠습니다. 그러니까 전 놔주시죠.”“닥쳐!”다급해진 박예리가 소리쳤다.멍청한 기레기 주제에 눈치 없이 어딜 끼어들어!“박예리, 이제 네가 할 일은 하나뿐이야. 은정이한테 직접 사과해.”“내가 왜? 내가 왜 그 계집애한테 사과를 해! 결국 그 계집애가 피해 본 건 아무것도 없잖아.”이번 사건으로 소은정은 털끝 하나 못 건드린 데다 태한그룹 주가까지 떨어져 이미 짜
자신의 작은 악의가 나비효과가 되어 태한그룹에 이렇게 큰 피해를 입힐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애초에 그녀의 목표였던 소은정은 여전히 멀쩡하다니.집으로 돌아가자 역시 화가 잔뜩 난 박대한이 당장 나가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 누구도 그녀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할아버지의 뜻도 오빠와 마찬가지였다. 소은정에게 직접 사과하라.그리고 사당에서 밤새 무릎을 꿇고 반성하라는 말과 함께 박대한은 방으로 들어갔다.다음 날, 성준상의 기일.성준상의 유골함 앞에서 서민영과 박수혁을 보게 될 거라곤 생각지 못한 소은정이 흠칫 멈춰 섰다.역시 두 사람을 발견한 성강희는 소은정의 팔을 끌고 다가갔다.“준상아, 수혁이가 나한테 잘해줘. 그래서 잘 지내고 있어. 걱정하지 마.”서민영은 쑥스러운 듯 박수혁을 힐끔 바라보더니 말을 이어갔다.“수혁아, 나도 알아. 소은정 그 여자 때문에 너도 많이 힘든 거. 최대한 빨리 다시 프랑스로 들어갈게. 그럼 소은정 그 여자도 잠잠해질 거야.”지금은 일단 물러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수혁이도 화가 풀리면 그녀를 모른 척할 수 없을 테지.박수혁이 대답하려던 찰나, 뒤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린 두 사람의 시야에 소은정의 애매모호한 표정이 들어왔다.무릎까지 내려오는 블랙 원피스, 아무런 액세서리도 하지 않은 심플한 차림이었지만 오히려 그녀의 분위기와 찰떡처럼 어우러졌다.“박 대표가 눈에 밟혀서 떠날 수나 있겠어? 그냥 남지 그래?”소은정이 비아냥거렸다.어딜 도망가려고. 내 복수는 이제 시작이야.“은정 씨가 여길 어떻게?”갑작스러운 소은정의 등장에 서민영의 표정이 바로 표독스럽게 변했다.“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두 사람이 왜 우리 형 앞에 있는 건데.”성강희가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박수혁은 진작 성강희가 성준상의 동생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굳이 다가가지 않았다. 반면 성강희는 어렸을 때 유학을 떠나 형이 박수혁과 아는 사이라는 건 전혀 모르고 있었다.서민영은 당황하기 시작했다.만약
성강희의 말에 서민영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비웃음이 섞인 소은정의 눈빛에 입술을 꽉 깨물던 그녀는 바로 자리를 떴다.하지만 소은정은 그대로 그녀를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서민영의 뒤를 바로 따르는 소은정의 모습에 박수혁도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성강희가 그 앞을 막아 나섰다.박수혁의 말을 믿을 수 없었던 성강희는 어떻게든 다시 확인받고 싶었다.차에 타려던 서민영은 그녀의 뒤를 따라온 소은정을 발견하고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왜 따라오는 거야? 왜 날 비웃어주고 싶어서? 착각하지 마. 수혁이가 날 좋아하지 않았다고 해서 널 좋아한 건 아니니까. 너한테 어떻게 했는지 벌써 다 잊은 건 아니지?”전 남자친구의 유언 때문이라지만 그녀는 유일하게 박수혁의 관심을 받았던 여자다.소은정, 넌 나한테 진 거야.말을 마친 서민영은 바로 차에 탔다. 붉은색 BMW, 그녀와 어울리는 화려한 차량이었다.멀어져 가는 서민영의 차량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소은정도 차에 올라타 엑셀을 밟았다.한적한 도로에 있는 납골당이라 넓은 도로에 다른 차는 보이지 않았다. 차가운 눈빛으로 서민영을 추격하던 소은정은 그녀의 차량을 따라잡으려던 순간, 핸들을 오른쪽으로 홱 틀었다.“펑!”순간, 굉음과 함께 두 차량이 부딪혔다.찌그러진 차량 속, 서민영은 눈이 커다래진 채 소은정을 바라보았다.하지만 소은정은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었다.그녀는 다시 유턴을 하며 서민영의 차와 마주 본 채 차량을 멈추었다.요란한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소은정은 서민영이 당황한 표정으로 누구에게 전화를 거는 걸 지켜보았다.누구한테 전화를 하는 건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소은정은 다시 엑셀을 밟았다. “쾅!”굉음과 함께 공포에 질린 여자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찌그러진 채 옆으로 넘어진 차량, 자극적인 휘발유 냄새가 서민영의 코를 찔렀다. 소은정은 그제야 차에서 내려 또각또각 서민영 곁으로 다가갔다.무표정으로 팔짱을 낀 채 서민영을 내려보고 있는 모습, 애초에 두 사람의
눈앞에 펼쳐진 참상에 항상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박수혁의 목소리도 살짝 떨려왔다. 엉망이 된 서민영의 차, 그 옆에 우아하게 서 있는 소은정, 굳이 묻지 않아도 누가 한 짓인지 알 수 있었다.항상 친절하고 착하던 소은정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보면 몰라? 내가 한 거야.”할 말도 다 전했겠다, 박수혁도 왔겠다 더 이상 입씨름을 하고 싶지 않았던 소은정이 바로 돌아섰다.이때 박수혁이 그녀의 앞을 막아 나섰다.“민영이랑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라 아니라고 말했잖아. 그런데 왜...!”박수혁은 소은정이 그와 서민영이 아무런 사이가 아니라는 걸 알고 복수를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느꼈던 질투에 대한 복수.비록 그 방식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었지만... 화는 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조금 기쁘기까지 했다.하지만 그 말을 들은 소은정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내가 너 때문에 이렇게 했다고 생각해?”순간, 박수혁의 표정이 다시 어두워졌다.“참 가만히 보면 은근히 자뻑이라니까. 세상 여자들이 다 당신을 좋아하는 줄 알지? 그래, 나도 좋아했었지. 하지만 이젠 아니야.”말을 마친 소은정은 의아한 표정의 박수혁을 남겨두고 다시 차에 올라탔다. 천천히 움직이던 차는 박수혁 옆에서 다시 멈춰 섰다. 차창이 천천히 내려가고 소은정은 창문 틈으로 보고서를 휙 던진 뒤 바로 자리를 떴다.자뻑에 관종, 잘 어울리는 한 쌍이네.보고서를 집어 들어 내용을 확인한 박수혁의 얼굴에 분노가 피어올랐다.서민영과 남자가 소은정의 앞에서 얘기를 나누는 사진이었다.그날 밤, 일어났던 그 사고가... 설마...그날 박수혁이 끼어들지 않았다면 소은정은 분명 죽었을 것이다.그리고 소은정이 버리고 간 보고서는 서민영이 살인을 사주했다는 명확한 증거였다.그래서... 복수를 한 거였어?보고서를 든 손에 힘이 들어가고 종이가 힘없이 구겨졌다. 성준상이 죽은 뒤로 이런 충격은 처음이었다.질투로 인한 복수가 아니었다는 사실에 실망스러우면서
성강희도 박수혁도 고개도 돌리지 않고 차에 탄 채 자리를 떴다. 넓은 도로 위, 그녀는 쓰레기처럼 버려지고 말았다.이대로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민영은 떨리는 손으로 큰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그는 다짜고짜 욕설을 내뱉었다.“야, 너 도대체 밖에서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 거야! 태한그룹에서 모든 투자금을 회수했어! 우리 가족 길바닥으로 쫓겨나게 생겼다고! 너 이거 어떻게 책임질 거야!”당황한 서민영이 입을 뻐금거리던 그때, 경적소리가 들려왔다.그래, 수혁이가 이렇게 날 버리고 갈 리가 없어. 아직 기회가 있는 거야.하지만 고개를 돌린 서민영은 다시 절망하고 말았다. 그 차량은 박수혁이 보낸 차량이 아니라 경찰 차였으니까.차에서 내린 형사가 사무적인 목소리로 물었다.“서민영 씨 되시죠? 살인미수로 긴급 체포합니다. 당신은 묵비권을...”무표정한 얼굴로 미란다 원칙을 읊는 형사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살인미수? 정말 감옥에 가는 거야?마지막 일말의 희망까지 사라지고 서민영은 그녀를 향한 박수혁의 자비가 드디어 바닥이 났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공포에 질려 부들부들 떠는 서민영의 손에 수갑이 채워지고 그대로 경찰차로 연행되었다.다음 날, SC그룹, 소은찬 덕분에 거성 프로젝트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었고 소은정은 다른 프로젝트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대표가 된 이상, 거성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도 매일 그녀가 확인하고 검토해야 할 프로젝트와 보고서들은 넘쳐났다.회의를 마치고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고 나오는 소은정을 향해 우연준히 휴대폰을 건넸다.“대표님, 성강희 대표님께서 방금 전 전화를 주셨습니다. 급한 일이신 것 같은데요?”강희가?고개를 끄덕인 소은정은 바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몇 초 후, 성강희가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은정아, 서민영이 체포됐어!”기사를 확인한 성강희는 가장 먼저 이 소식을 소은정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이혼 뒤에도 소은정을 괴롭게 만들던 종양 같은 여자
댓글 반응도 뜨거웠다.“이 정도면 사이코패스 아니야?”“청부 살인? 미쳤다 정말...”“박수혁... 여자 보는 눈이 저렇게 없는 사람이 기업 운영은 어떻게 하나 몰라? 아니면 취향이 좀 이상한 건가?”“요즘 태한그룹 주식이 너무 많이 떨어지는데 존버해야 하나? 아니면 지금이라도 버려야 하나?”......그리고 검색어 2위에는 소은해의 이름이었다.소은해는 자신의 공식 계정을 이용해 기사 링크를 공유했다.“쌤통이다. 복수의 마지막은 오빠가 대신 해줄게@소은정”게다가 덧붙인 말 덕분에 소은해의 팬덤이 들썩거리기 시작했다.“헐, 드라마 남주 같아!”“오빠, 저희도 동참할게요!”“오빠, 완전 사랑꾼!”“은정 누나는 솔로로 남겨주세요!”국내를 넘어 국제적으로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톱스타가 스캔들 상대를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건 전례 없는 일이었다.소은해의 발언에 그의 거대한 팬덤들도 소은정을 응원하기 시작했고 서민영은 물론 박수혁까지 싸잡아 욕을 먹기 시작했다.소은정은 피식 웃음을 지었다. 요즘 주가가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박씨 일가에게 큰 타격을 입히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미안한 마음은 들지 않았다.3시간 뒤, 태한그룹이 정식으로 입장을 발표했다.“박수혁 대표와 서민영 씨는 지인일 뿐 연인 사이가 아니었습니다. 박수혁 대표를 향한 무분별한 인신공격과 모욕 댓글에 대해서는 법적인 수단으로 처리할 예정입니다...”하지만 몇 마디 입장 성명으로 사람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는 없었다.한편, 기사와 함께 소은정의 가족들도 그녀가 하마터면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소찬식은 바로 형사, 검사, 판사에게 압력을 넣어 감형의 여지가 없도록 만들었고 소은호는 회사 일은 신경 쓰지 말고 며칠 푹 쉬라고 말했다.소은찬은 평소대로 몸은 괜찮냐고 무뚝뚝하게 물어왔고 소은해는 자신의 인지도를 이용해 서민영을 향한 여론 공격을 주도했다.......그렇게 긴 하루가 흐르고 소은정이 퇴근을 하려던 그때, 우연준이 사무실로 들어왔다.“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