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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6화

진주는 위신 있게 지위가 올라가며 신광구에 의해 정서연의 자리를 이어받아 신광구의 부인이 되었다.

“경주야, 슬퍼하고 속상해하지 마. 언니가 돌아간 건 우리도 마음이 아파.”

“앞으로 내가 네 엄마야, 효린이는 네 친동생이고.”

“네 엄마는 좋은 분이야. 나에 비해 운이 좋지 않아서 안타깝구나. 그곳에 도착하면 병으로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가 자리를 뺏았다고 비난하지 않겠지? 그렇게 착한 사람인데, 내 탓을 하지 않을 거야.”

경주는 정서연의 장례식에서 진주가 자신에게 했던 비아냥거리는 말들을 잊을 수 없었다. 당시 어린 나이였지만 이 여자의 상냥한 미소 뒤에 숨은 거짓을 느낄 수 있었다.

순식간에 2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신씨 가문,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정서연을 잊지 않은 사람은 경주뿐인 것 같았다. 지금 아람의 입에서 어머니의 이름을 듣자 경주는 눈시울을 붉히며 울컥했다.

“서연아, 서연아.”

신광구는 무아지경에 빠져 고인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눈앞에는 기억의 깊은 바다에서 떠오르는 건 정서연의 부드럽고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마음속 가장 깊고 부드러운 곳에서 갑자기 통증이 느꼈다.

진주는 신광구와 가장 가까이 있었다. 이 순간, 진주도 신광구가 그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들었다. 그 원망스러운 여자의 이름 말이다. 화가 나서 눈시울을 붉히며 아람에게 화풀이를 했다.

“정서연, 정서연은 광구 오빠의 정인일 뿐이야! 신씨 가문에 들어와도 가정부일 뿐인데, 무슨 여주인이야? 신씨 가문의 여주인은 나야! 정서연은 자격이 없어!”

“진주! 그만해!”

신광구는 오랫동안 마비된 줄 알았던 신경이 당겨진 듯, 외부인이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잊은 채 진주에게 분개하며 포효했다.

“서연은 정인이 아니야, 가정부도 아니고! 이미 돌아갔는데, 넌 서연을 말할 자격이 없어!”

“내가 왜 자격이 없어?”

진주는 눈을 부릅뜨며 화를 냈다.

“내 말이 틀렸어? 정서연은 남 앞에 내놓을 수 없는 정인이야!”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주는 싸늘함을 느끼고 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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