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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8화

박연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은혁은 속으로 화가 났지만 그도 너무 뻣뻣하게 굴고 싶지 않아서 어조를 부드럽게했다.

“이리 와서 좀 자. 며칠 동안 잠을 잘 못 잤잖아?”

박연희는 물컵을 들고 통창 앞에 멍하니 서 있었다.

잠시 후, 그녀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집으로 갈래요. 이미 보름 동안 집에 돌아가지 않아서 아주머니가 나를 걱정하실 거예요.”

조은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여기가 네 집이야.”

“우리 별거 중이잖아요.”

박연희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조은혁 씨, 설마 당신이 행패 몇번 부리고 강요 몇 번 했다고 제가 당신과 함께 돌아갈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죠? 이제 제겐 자존심도 없는데, 뭐가 무섭겠어요?”

조은혁은 그녀를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임우빈의 일은 어떻게 계산해도 그의 잘못이 맞았다.

그래서 그는 생각 끝에 그녀를 놓아주었다.

...

조은혁이 박연희를 배웅하려고 했지만 박연희가 거절했다.

그녀는 운전기사의 차를 탔다.

보름 만에 자신이 살던 아파트로 돌아온 그녀는 느낌이 남달랐다.

장숙자가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사모님, 캐리어는요?”

박연희가 말했다.

“갤러리에 있어요.”

장숙자는 별 생각 없이 따라 들어와서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저는 갤러리에 문제라도 생긴 줄 알았어요. 오늘 아침 일찍 대표님이 갑자기 오셔서 제가 그런거 아니냐고 물으니까 대표님께서 사모님은 곧 돌아오신다고 하셨어요. 근데 정말 이렇게 돌아오셨네요. 대표님께서 하신 말씀은 다 맞는 것 같아요.”

박연희가 그녀의 마음을 눈치챘다.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

“전 그와 잘 될 수 없어요. 평생 불가능해요.”

그녀는 오랫동안 두 아이를 보지 못했기에 침실로 들어서자 마자 조진범에게 다가갔다.

조진범은 다정하게 엄마를 안고 부르며 같이 동생을 보러 가자고 했다.

하민희는 곧 6개월이 된다.

장숙자가 그녀에게 분홍 옷을 입혀 주었는데 전체적으로 너무 잘 어울렸고 작은 얼굴도 보기 좋았다. 그녀는 박연희를 알아보고는 작은 손을 흔들며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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