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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2화

박연희가 의자 등받이에 기대자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어렴풋이 맺혔다.

그녀가 입을 열었다.

“조은혁 씨,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소용없어요. 양 치기 소년 이야기는 우리 다 들어봤잖아요, 안 그래요?”

그녀의 손이 문고리를 잡았다.

“내리게 해줘요. 전 진범에게 작은 케이크를 사주기로 약속했어요. 진범이가 집에서 절 기다리고 있어요. 제가 돌아가지 않으면 잠을 자려고 하지 않을거예요.”

조은혁의 목울대가 위아래로 움직였다.

그는 박연희의 말 뜻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그가 박연희를 놓아주지 않으면 이제는 좋은 남편이 아닐 뿐만 아니라 좋은 아빠도 아니게 되는 것이다...

그는 결국 박연희를 떠나보냈다.

...

박연희는 작은 케이크를 샀다.

그리고 아파트로 돌아왔을 때 진범이는 거실에 없었다. 박연희는 어린아이가 못 참고 잠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때 장숙자가 침실에서 나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진범 도련님이 아픈 것 같아요. 여기가 좀 더운지 잠을 잘 자지 못하는 것 같아요.”

박연희는 케이크를 두고 급히 침실로 갔다.

하민희는 잠이 들었다.

몸이 불편한 조진범은 몸을 옆으로 웅크리고 여동생의 한쪽 팔을 껴안았다. 강아지같은 까만 눈을 뜨고는 박연희가 들어오는 것을 보며 흐느껴 울었다.

“엄마.”

박연희가 가서 아이를 안아올리고 만져보니 좀 뜨거웠다.

그녀가 말했다.

“병원에 데리고 가볼게요.”

넋이 나가있던 장숙자는 이제야 마음이 편해졌는지 작은 옷을 가지고 진범에게 입혔다. 원래는 그녀도 같이 병원에 가려고 했는데 집에 아이가 하나 더 있기에 여기 남기로 했다.

박연희가 말했다.

“나중에 집에 상주할 아주머니를 한 분 더 찾아보는 게 좋겠어요. 우리 집도 한 분 더 살 수 있을 정도는 되니까요.”

장숙자가 찬성했다.

박연희는 혼자 조진범을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 조진범이 어린이 의자에 앉아 반쯤 잠에서 깬 채 케이크에 대해 이야기하자 박연희가 부드럽게 말했다.

“우리 진범이 병 다 나으면 엄마가 큰 케이크 사줄게.”

조진범은 순순히 고개를 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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