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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마무리 못 지었어

박태준은 신연지가 어머니한테 고자질한 줄 알고 분노가 치밀었다. 게다가 강혜정이 충격 받으면 쓰러진다는 걸 알고도 그런 짓을 했다니 화가 안 날 수 없었다.

그런데 오히려 강혜정이 더 놀라며 되물었다.

“어제 둘이 같이 안 있었어? 그럼 목에 그 흔적은 뭐야!”

강혜정은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들을 노려보았다.

“설마 또 전예은 그 계집애 만나니? 그거 그 계집애가 만든 거야? 너.. 정말 엄마 미쳐서 죽는 꼴 보고 싶어?! 예전에도 말했지만 걔는 절대 안 돼!”

박태준은 살짝 당황한 얼굴로 목을 쓰다듬고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런 거 아니에요.”

말을 마친 그는 곧 바로 화장실로 들어가 버렸다.

한편, 땡볕을 이고 병원을 나온 신연지는 진유라에게 문자를 보내 저녁 약속을 잡았다.

아직 이른 시간이고 작업실로 돌아갈 필요도 없었기에 슈퍼로 가서 일용품도 조금 샀다.

퇴근한 진유라가 차를 끌고 그녀를 마중 나왔다.

“나 오늘 진짜 비싼 거 하나 팔았거든? 가자, 오늘 저녁은 내가 살게. 네가 그 인간 쓰레기한테서 벗어난 걸 축하도 할겸!”

신연지가 웃으며 말했다.

“그 말 너희 아빠가 들었으면 뒷목 잡고 쓰러질지도 몰라.”

상대는 박태준이었다. 전국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대기업 대표를 인간 쓰레기로 정의하다니! 만약 박태준 본인이 들었으면 골동품 가게는 물론이고 진유라 부모님이 운영하는 대진그룹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는 문제였다.

“우리끼리만 있을 때 하는 얘기지 뭐.”

약속 장소에 도착한 신연지는 번쩍이는 형광등을 바라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기껏 밥 산다더니 여기야?”

클럽 엔조이는 고소비층이 모여서 광란의 파티를 벌이는 유명 업소였다.

“적당히 마시다가 가면 되지. 오늘은 제대로 축하 파티를 벌여보자! 네가 꽃꽂이나 하면서 따분한 생활하는 거 이제 못 봐주겠어. 어떻게 3년을 그렇게 버틴 거야? 여긴 박태준이 잘 안 오는 곳이니까 실컷 즐기자고!”

신연지는 결혼한 뒤로 클럽이나 파티와 담을 쌓고 살았다. 매일 회사와 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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