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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구세주 등장

그 말을 들은 지배인은 고개를 돌려 신연지를 바라보며 물었다.

“마태훈 씨 말이 정말 사실인가요?”

지배인은 CCTV를 돌려볼 생각이 없어 보였다. 이곳에 방문하는 고객들은 프라이버시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었기에 CCTV를 돌려본다면 다른 고객들이 불만을 제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저 인간이 내 손목을 잡고 방으로 가자고 끌었어요. 그리고 내 친구에게 폭력을 휘둘렀고요. 저기 직원들한테 물어보면 되겠네요.”

지배인이 두 직원에게 시선을 돌리자 둘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건의 자초지종은 대략 짐작한 대로였지만 지배인은 신분을 봐가며 일을 해결하는 부류였다. 예전에 신연지가 이곳에 출입하는 걸 본 적도 없고 옷차림을 봐도 그냥 평범해 보였다. 반면 마태훈은 이곳 단골손님이였다. 비록 최근 회사가 점차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는 하지만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그는 대충 마무리하고 넘어가기로 결론을 내렸다.

“신연지 씨, 친구분께서 많이 다치신 건 같지 않은데 그냥 이대로 마무리할까요? 물론 의료비는 마 대표가 지불할 겁니다.”

신분을 봐가면서 일을 처리하는 이런 상황을 신연지는 수도 없이 많이 바왔다.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면요? 지금 엔조이 측에서는 추행범을 감싸고 도는 겁니까?”

“물론 그건 아니죠. 손님들 사이의 분쟁은 손님들이 알아서 처리하게 하는 게 우리 원칙입니다. 단지 싸우려면 내부에서 싸우지 마시고 밖에 나가서 해결하시죠.”

여긴 동사무소도 아니고 유흥업소였다. 클럽 내부에서 발생한 분쟁이 아니면 나가서 어떻게 해결하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그럼 복도 CCTV를 좀 확인하고 싶습니다.”

지배인이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하지만 우리가 접대하는 VIP 손님들은 프라이버시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십니다. 카운터와 엘리베이터를 제외한 다른 구역에는 CCTV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술판이 벌어지는 곳에 CCTV가 없다니, 그건 말도 안 되는 얘기였다.

멀지 않은 곳에서 강 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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