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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남자가 질척거리면 매력 없어

결국 신연지는 택시를 타고 신당동 저택으로 갔다. 그녀가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박태준도 뒤따라 도착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무시하고 바로 2층으로 올라갔다.

아줌마가 그녀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사모님,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사모님이 안 계셔서 요새 대표님 표정이 정말 안 좋았어요. 청소하는데 얼마나 눈치가 보이던지!”

손영숙은 신연지가 직접 고용한 가정부였다. 그래서 그런지 신연지만 보면 평소에 불편했던 얘기도 스스럼없이 털어놓았다.

“안 싸우고 사는 부부가 어디 있겠어요? 솔직히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말도 있잖아요. 제가 보기에 대표님께서 사모님을 많이 걱정하시는 것 같아요.”

신연지는 박태준에 대한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 화제를 돌렸다.

“아줌마, 혹시 아줌마 남편분은 아줌마가 배달 시켜준 음식을 맛있게 드시나요?”

손영숙이 떨떠름한 얼굴로 대답했다.

“당연하죠. 우리 남편은 음식을 가리지 않아요. 시켜주는 대로 다 먹어요.”

신연지가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 남편은 내가 시켜준 음식을 단 한 번도 먹은 적이 없어요. 심지어는 내가 직접 요리한 건 쳐다도 보지 않았어요!“

말문이 막힌 손영숙은 현관에 서 있는 남자의 눈치를 조심스레 살폈다. 그는 음침한 얼굴로 입술을 질끈 깨문 채, 신연지를 노려보고 있었다.

신연지는 곧장 침실로 가서 문을 열었다. 그러자 익숙한 향기가 코를 자극했다.

물건들이 그녀가 떠나던 때와 똑 같은 위치에 있는 것을 보아 박태준은 그녀가 집을 비운 사이 집에서 잠을 잔 것 같지 않았다.

갑자기 짐 정리를 하게 된 터라, 신연지는 따로 캐리어를 준비하지 않았다. 집에는 가장 큰 사이즈의 캐리어 하나가 있었는데 거기 꽉꽉 채워도 절반 이상이 남았다.

두고 간 옷들은 전부 박태준이 사준 옷들이었다. 일반인은 쳐다도 못 볼 비싼 명품들이 옷장에 꽉 차 있었다.

결혼하고 3년 동안 그녀에게 정을 주지 않은 것을 제외하면 물질적으로 신연지는 아주 풍요롭게 살았다. 가끔은 그가 자신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착각이 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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